의정부교구 사도회, 보호관찰 청소년 상담 10년史 펴내
#1. 유정이(가명)는 의붓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가정폭력까지 휘둘렀던 계부는 강제추행으로 감옥에 갔다.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중퇴한 유정이는 탈선에 빠졌다. 본드에 손을 댔다. 유해화학물질 관리법 위반 혐의로 유정이는 법원에서 보호관찰 2년 처분을 받았다.
#2. 민석이(18·가명)는 아버지, 형과 함께 보증금 350만원에 월세 8만원짜리 방에 살고 있다. 한때 도대표 사이클 선수까지 했던 민석이의 비행은 몸이 안 좋은 홀아버지를 따라 새로운 곳에 이사를 오면서 시작됐다.
세 부자가 다 편히 누울 수조차 없는 공간에서 지내면서, 아버지는 일용직 근로를 하고 있다. 가정에서 실질적으로 민석이를 돌봐주는 사람은 없다. 점점 불량 교우와 어울리며 흡연과 특수절도에 손을 뻗쳤다. 결국 보호관찰처분을 받게 됐다.

법무부 의정부준법지원센터와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에서 지난 12일 펴낸 보호관찰 청소년 상담 사례집 '별을 바라보는 아이들'에 등장한 이야기 중 일부다.
지난 10년간의 상담 역사를 기록한 사례집에는 유정이나 민석이 외에도 친구들이 다 가진 스마트폰이 갖고 싶어 처음 남의 물건에 손을 대면서 범죄에 빠진 중학생 민성이,
희귀병으로 투병하는 엄마 모습에 충격받고 왕따까지 당했다가 남을 때리게 된 여고생 정희 등이 소개됐다.
멘토들이 만난 보호관찰 청소년들은 서로 배경은 달랐지만 하나같이 가정에서 방치돼 결국 범죄의 늪에 빠졌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유정이를 상담한 김해봉 멘토는 책에서 "유정이는 어린 시절을 너무나 불행하게 보냈다"면서 "최근 의붓아버지가 전자발찌를 차고 출소해 경제 여건만 된다면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하나 그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상담은 기관 내 책상 앞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가정방문으로, 가족과 함께 이뤄졌다.
민석이를 담당했던 조정란 멘토상담실장은 "아이들을 만나다 보면 내면에 많은 생채기가 있는 것 알 수 있었다"면서 "한명 한명이 안타까운 사연을 갖고 있고,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위기의 가정에서 위기의 아이들이 나오고 있었다"면서 "가족 안에 소통의 물꼬를 트고 관계회복이 되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도 짧게 느껴진다"고 소회를 밝혔다.
사례집은 곧 청소년 관련단체에 배포될 예정이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정사목위원회는 2007년 2월 지역에서 활동하는 법무부 범죄예방위원(의정부지역협의회) 중 천주교 신자 모임으로 출발했다. 첫 모임의 봉사자 수가 12명으로, '사도회'라는 이름으로 시작했다.
이후 2009년 7월 27일 의정부보호관찰소와 업무협약을 맺고 불우 청소년 멘토링 자매결연을 하고 학업·경제·의료 지원을 하고 있다.
이 단체의 멘토링 대상은 수강 명령, 사회봉사, 보호관찰 처분을 받은 청소년 범죄자다. 초기 면접부터 보호관찰 종료시까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까지 청소년들을 상담한다.
현재는 24명이 멘토링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학사업으로 청소년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재범 방지도 도모하고 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교정사목위원장 이문호 신부는 "최근 아동학대 사건의 참혹함을 바라보며 우리 사회가 어떻게 아이들을 보호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라면서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밝은 성장을 위해 정서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23일 위원회는 올해 학교에 입학하는 보호관찰 청소년 13명에게 교복비(300만원 상당)도 전달한다.
후원 문의는 교정사목위원회(☎031-856-0213)로 전화하면 된다. 후원계좌는 우리은행 1005-200-098115.
(의정부=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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