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 시설·위탁 가정·입양… 무엇이 최선일까요
![]() |
| ▲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인 디딤자리 박상화 원장 수녀가 장애 아동을 품에 안아주고 있다. 이지혜 기자 |
![]() |
| ▲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디딤자리에서 한 어린이의 생일잔치가 열리고 있다. 디딤자리 제공 |
두 달 전,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 ‘디딤자리’에 8개월 된 아기가 들어왔다.
미숙아면서 다운증후군인 이 아기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버려져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고 장애 판정을 받아 디딤자리로 들어왔다. 태어난 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삶의 터전은 세 번 바뀌었다.
버림받은 장애아들은 두 번 버림받는다. 처음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장애아 입양을 꺼리는 국내 가정에서 외면당한다.
장애아는 태어남과 동시에 더 특별한 사랑과 돌봄이 필요하지만 부모에게 버림받고 입양이 되지 않으면 평생 낯선 이들의 품에서 시설을 떠돌며 산다.
버림받은 장애아들은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교회의 사목 활동과 대안을 알아본다.
버려진 장애아들은 어디로 가는가
서울시는 버려진 아동이 발생하면 먼저 서울시립어린이병원에서 건강검진을 거친 후 서울시아동복지센터에서 일정 기간 아동을 보호한다.
장애아는 바로 장애시설로 보내며, 비장애아는 아동의 상태와 여건을 보고 입양기관이나 일반 보육시설로 보낸다.
영유아 장애 생활시설은 0~7세까지 학령기 전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장애 아동은 7살까지 양부모를 못 만나면 장애 종류와 등급에 따라 청소년 장애인시설이나 성인 장애인시설로 옮겨간다.
청소년 시설에 입소하는 경증 장애아의 경우에는 통합 교육을 통해 자립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뇌 병변 같은 중증 장애아는 평생 의료적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성인 시설로 옮겨가야 한다.
장애가 없는 아동은 입양되거나 위탁 가정을 만나기도 하지만 장애아가 자신을 가족으로 품어줄 가정을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0년까지 입양된 장애 아동은 3만 9360명이다.
이 중 국내 입양은 445명으로, 장애아 전체 입양의 1.2%에 머물 정도로 우리나라 장애아의 국내 입양 문턱은 높다.
버려진 아동은 해마다 증가 추세다. 2015년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베이비박스 아동 실태 및 돌봄 지원 방안’에 따르면,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동은 2010년 4명, 2012년 76명, 2014년 280명으로 급증했다.
2015년 9월 현재 베이비박스로 들어온 유기 아동만 806명에 이른다.
이중 서울시립어린이병원이 698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을 한 결과, 전체 유기 아동 중 장애 아동이 47명(6.7%), 미숙아 및 저체중 등 건강 특징을 보인 아동은 180명(25.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기된 아동의 건강 상태는 아주 열악하다.
장애로 유기된 아동들을 위한 교회 활동
1일 서울 수유동에 있는 ‘디딤자리’에 들어서자, 장애 아동 3명이 원장 수녀의 무릎 쟁탈전이 벌어졌다. 서로 수녀의 품에 안기기 위해서다.
박상화(다니엘, 예수성심전교수녀회) 원장 수녀는 “이제 됐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아이를 한 명씩 품에 안아 줬다. 그만큼 스킨십이 부족한 아이들이다.
2005년에 개원한 디딤자리는 영유아 시기가 부모의 집중된 사랑이 필요한 때인 만큼 아이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노력한다.
보육 교사 및 봉사자들과 계절마다 캠프를 떠나고 야외 및 사회 체험을 통해 아이들의 잔존 능력을 개발시켜 주기 위해 노력한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가 부산시 해운대구에서 운영하는 장애 영유아 보호시설 ‘아이들의 집’에는 0~7세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누워서 생활하는 중증 장애 아동을 비롯한 지적장애 아동 31명이 생활하고 있다.
1954년부터 전쟁고아들을 돌봐온 아이들의 집은 장애 특성에 맞는 초등 특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아이의 성장을 돕는 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가장 오래된 장애 영유아 생활시설은 부산시 남구 감만동에 있는 소화영아재활원이다.
올해 설립 70주년을 맞는 소화영아재활원은 아동 특성에 맞는 재활 치료 및 개별화 교육을 통해 인간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수원가톨릭사회복지회가 운영하는 중증뇌병변장애인 생활시설 ‘요한의 집’ 등에서도 영유아 장애 아동을 돌보고 있다.
버림받은 장애아에게 가정을
장애 아동에게 영유아 시기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24시간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시기다. 그러나 보육 교사의 인력 부족으로 적절한 돌봄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보육 교사 2명이 5명의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24시간을 교대로 근무하고, 교사의 휴가와 연차를 계산하면 보육교사 1명이 6명의 아이를 돌보게 되는 꼴이다.
또 수녀와 보육 교사가 아무리 아이를 많이 안아줘도 한 가정에서 1:1로 키우는 것보다 더 좋은 양육 환경은 없다. 많은 아동 보육시설이 입양을 권장하고, 입양이 어려우면 위탁 가정 결연에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이들의 집’ 사무국장 오영희(마리카리타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 수녀는 “갓난아기일 때부터 아이들은 엄마의 심장 소리를 듣고 커야 하는데 인력 부족으로 아이를 한 명씩 안아주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수녀는 이어 “후원금이 들어오면 실질적 치료를 위한 물리치료사나 언어치료사를 고용하지 보육 교사를 충원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아이들에게 일일이 사랑을 주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시설 관계자들은 중증 장애아들은 의료적 치료가 필요해 입양이 어려울 수 있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증 장애아들이 시설에서 자라는 것은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경증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시설에서 생활하면 부모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 때문에 평생 심리적으로 위축돼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성가정입양원 남혜경(아눈시아타) 원장 수녀는 “장애 위험군인 아이라도 5살까지는 조기 치료를 통해 장애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장애가 있더라도 입양이 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디딤자리 박상화 원장 수녀는 “보육 교사가 퇴근할 때 장애 아동을 집으로 데려가 가정 체험을 하고 돌아오면 그 아이는 너무 행복해 한다”면서
“많은 가정에서 장애 아동과 1:1 결연을 통해 부족한 사랑을 채워 준다면 아이들은 더 행복하게 자란다”고 관심을 부탁했다.
그러나 입양 및 가정 결연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 아동이 부모의 품에서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생명을 버리지 않도록 사회와 교회는 사랑의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이지혜 기자
'기 획 특 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자비의 희년 기획 - 아버지처럼 자비로이] (2)가 난한 사람들 - 서울대교구 무악동 선교본당을 찾아서 (0) | 2016.03.15 |
|---|---|
|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8.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과 글라스 페인팅 (0) | 2016.03.13 |
| [자비의 특별 희년] (10)신문 배달하며 이웃 돕는 오광봉 할아버지 (0) | 2016.03.11 |
| [교구종합] 주님을 위한 24시간 (0) | 2016.03.10 |
| [사순 기획] (5·끝) 버려진 장애아들 (0) | 2016.03.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