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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의세계] 71. 40이라는 숫자 - 신은근 신부

dariaofs 2016. 11. 8. 06:18




고대 근동에서 4는 동서남북을 가리키는 완전 숫자였다.


10 또한 9가 채워졌기에 완전 숫자였다.


을 곱한 숫자가 40이다.

더는 완벽한 숫자는 없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40이란 숫자는 이렇듯 완전과 완벽의 의미를 담고 있다.


장 먼저 등장하는 40은 노아 홍수때다.

비 내리는 기간이 40일이었다(창세 7,12).


우연 같지만, 사실은 철저하게 내린 비를 가리킨다.

히브리인들은 이집트를 탈출한뒤 광야에서 40년을 보냈다.


지내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그만큼 완벽하게 헤매었음을 알리고 있다.


모세 역시 십계명을 받기 전 시나이 산에서 40일간 단식했다(탈출 24,18).


온 힘을 다해 준비했다는 암시다.

그런데 백성들이 송아지를 만들어 섬기자 십계 판으로 부순 뒤 또다시 40일간 단식했다.


번에는 물도 마시지 않았다(신명 9,18).

그 후 새로운 십계 판을 받게 된다.


이렇듯 40을 채웠다는 것은 주님 앞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다.


다윗과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가장 뛰어난 임금들이다.

묘하게도 두 사람 모두 40년간 다스렸다(1열왕 2,10).


치세 기간만으로도 근동에서는 완벽한 통치자라는 인상을 남겼다.


아라비안나이트는 중동지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의 하나다.

그 가운데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무심코 지나치는 제목이다.

하지만 아랍인들은 40인의 도둑에서 우리와는 다른 뉘앙스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훗날 교회는 수난과 부활의 준비기간으로 사순절을 제정했다.


이 역시 구약의 40일 사상이 들어온 것이다.

엄밀히 따지면 사순절은 40일이 넘는다.


사순절의 주일과 부활 전 성삼일을 제외해야 40일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은 40이라는 숫자보다 사순절의 정신을 더 강요하고 있다.

초대교회 때부터 재를 지키며 수난에 동참하려 했던 정신이다.


예수님께서도 공생활 전 40일을 광야에 머무르시며 단식하셨다(마태 4,1-2).


이 역시 구약 사상이 가미된 서술이다.

부활하신 뒤 승천하실 때까지도 40일이다.


사도들에게 자주 나타나시어 성령께서 오심을 준비하게 하셨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알게 모르게 실천했던 40일 정신을 복음서 작가들은 기억하고 있었다.


신은근 신부(마산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