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은 해발 760m의 산 위에 세워진 도시다.
전쟁과 지각변동으로 옛 모습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높은 곳에 있다.
다른 도시로 가는 길은 모두 내리막이다.
가장 저지대에 예리코가 있다.
지중해보다 250m 낮은 도시다.
근동에서 가장 오래 되고 가장 낮은 도시인 셈이다.
예수님 시대에는 세관이 있었고 성경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예리코는 오아시스 도시다.
시가지 북쪽 2km쯤에 1분당 대략 4천5백리터의 물을 토해내는 샘이 있다.
기적의 우물이다.
이 우물 때문에 직경 5km의 초원이 생겨났고
기원전9천 년부터 사람들이 살았다고 한다.
오아시스와 초원을 뺏으려는 전쟁도 잦았다.
예리코는 수난과 번영이 공존했던 도시였다.
아랍인들은 달을 신격화 했고 야라이Yarai라 했다.
예리코는이 단어에서 파생된 말이다.
달 신의 축복과 연관시켰다.
지금도 현지인들은 아리하라 부른다.
십자군 이후로 투르크 제국에 속했다가
1949년 요르단에 합병되었다.
1967년 6일 전쟁으로 이스라엘 땅이 되었다.
모세의 후계자였던 여호수아는 이집트 탈출 후 예리코를 점령했다.
약속의 땅으로 가던 중이었다.
여호수아기 6장은 예리코 정복기록이다.
전투를 통해 뺏은 것은 아니었다.
비무장 행진을 통해 점령했고
그것은 야훼의 명령이었다(여호 6,20).
여호수아는 순종했을 뿐이었다.
야훼께서 개입하셔야 승리할 수 있음을 가르쳐 준 사건이었다.
이후 예리코는 이스라엘의 성지가 된다.
예리코에는 헤로데의 별장이 있었다.
여름을 보내기 위해 지었다는 별장이다.
원래 이곳에는 이스라엘 왕가의 휴식처인 별궁이 있었다.
헤로데는 이 건물을 별장으로 개조했다.
지금도 건물 일부가 남아 있다.
기원전 4년 대왕은 이 별장에서 숨을 거둔다.
그만큼 애착을 갖고 지은 별장이었다.
예리코에는 유혹의 산이라 불리는 곳도 있다.
40일간 단식한 예수님을 사탄이 유혹했다는 장소다.
산 중턱에는 희랍정교회 소속 수도원이 있다.
루카복음에는 예리코의 자캐오가 예수님을 보려고
야생 무화과나무에 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도 무화과나무는 지천으로 널려있다.
오늘날의 예리코는 발전이 없다.
주민 대부분이 아랍인 탓에 개발이 제한되고 있다.
신은근 신부(마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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