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속 인 물

182. 요압 장군 2 - 신은근 신부

dariaofs 2018. 2. 21. 05:00






다윗의 장남 암논은 이복동생 압살롬에게 살해당한다. 그의 친누이를 겁탈했기 때문이다. 압살롬은 도주했고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다윗은 아들의 입장을 이해했지만 용서하길 주저했다.


중재에 나선 이가 요압이다. 과부와 두 아들의 비유로 설득한다. 두 아들이 서로 싸우다 하나가 죽자 친척들이 남은 아들을 죽이려 한다는 내용이다(2사무 14,6-17).


이후 압살롬은 돌아올 수 있었다. 요압은 다윗의 내면을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돌아온 압살롬은 때를 기다리다 쿠데타를 일으킨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떠나 피신하는 처지가 된다. 반란 세력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다윗은 요압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역자 토벌을 명했다. 그러면서 압살롬은 죽이지 말라 했다.

에프라임 숲에서 두 진영은 부딪친다(2사무 18,6).


반란군은 이만 명의 전사자를 내고 항복했고, 압살롬은 요압에게 살해된다. 쿠데타 세력은 무너진 것이다. 하지만 요압은 해임되고 새로운 사령관으로 아마사Amasa가 임명된다.


그는 압살롬 군대의 사령관이었다. 반란군 병력을 포섭하기 위한 다윗의 조치였다. 그러면서 명령을 어기고 압살롬을 죽인 요압에 대한 견제였다. 그의 세력이 너무 커져 있었던 것이다. 특단의 조치였다.


다윗이 노쇠해 힘을 못 쓰게 되자 요압은 아도니야를 후계자로 지지한다. 대사제 에브야타르와 함께 왕으로 만들려 했다.

하지만 왕위는 솔로몬에게 돌아간다.


다윗은 요압 제거를 유언으로 남겼다. ‘너는 요압이 나에게 한 행동을 알고 있다. 지혜롭게 처신하여 평안히 저승으로 가지 못하게 하라(1열왕 2,6).’ 명대로 살게 놔두지 말라는 뜻이었다.


솔로몬은 아도니야를 제거하고 대사제 에브야타르는 해임시켜 고향으로 보냈다. 그리곤 측근이었던 브나야Benaiah를 보내 요압을 살해하고 그를 사령관으로 임명했다(1열왕 2,35).


성경엔 짧은 기록만 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오랫동안 군부를 장악한 인물을 쉽게 숙청할 순 없기 때문이다.


이후 요압과 같은 장수는 등장하지 않는다. 솔로몬 치세는 분명 화려했지만 군사력은 약했던 것이다. 이스라엘은 중앙집권 체제가 아니다. 철저하게 독립된 부족 연합체였다.


틈이 벌어지면 언제라도 대립하고 부딪치는 지파 공동체였다. 요압은 이런 상황을 군사력으로 커버해 나갔던 것이다.


그런데 대체 인물이 없는 상황에서 그는 숙청되었다. 솔로몬이 죽자 북쪽 지파는 기다렸다는 듯이 독립해버린다. 기원전 931년의 왕국분열이다.


신은근  바오로 신부(마산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