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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 남수단 한빛부대에 군종장교로 파병되는 조완 신부(소령)

dariaofs 2018. 3. 7. 04:00

어둠과 절망의 땅에 희망 전하라는 주님의 명 받았습니다







▲ 한빛부대 군종장교 조완 신부가 파병 전 신자 장병에게 안수를 하고 있다.


            3월 초 임무 교대를 위해 남수단에 파병되는 한빛부대 제9진에는 군종장교로 가톨릭 사제가 파견된다. 주인공은 2009년 군종장교 67기로 임관한 조완 신부(소령)다.


해외 파병부대에 파견되는 군종장교는 천주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의 활동도 총괄한다. 베트남으로 전투부대가 파병된 1965년부터 현재까지 해외에 파병된 군종신부는 모두 57명이다.


 베트남전 이후 군종신부 파병은 1999년 9월 동티모르 상록수 부대를 시작으로 모두 24명이 파병됐으며 이번 파병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UN 평화유지군의 일원으로 2013년 3월부터 파병된 한빛부대는 공병과 의료부대원, 경비병력으로 구성돼 남수단 안정화와 재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종빈 기자 binseo@cpbc.co.kr

2월 21일 서울 용산 국군중앙성당에서 만난 조 신부는 “첫 파병이라 떨린다”면서도 “저의 두려움과 파병 가는 장병들의 두려움이 만나 서로 기댈 수 있을 때 두려움은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감대를 형성해서 서로의 두려움을 상쇄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진정한 신앙과 나눔 배우고파 자원

군종장교로 복무한 지 9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에 파병되는 조 신부는 절망적인 환경에서 믿음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진정한 신앙과 나눔을 배우고 포용력을 키우고 싶어 해외 파병을 자원(自願)했다.


파병지인 남수단은 심각한 내전과 콜레라 등 전염병의 확산 그리고 지속적인 가뭄에 따른 극심한 식량난까지 겹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척박한 땅이다.


 조 신부는 “내전으로 상처받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재건 작전과 인도적 지원 활동을 실천하고 있는 한빛부대 장병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해외 파병부대에서 군종장교의 역할은 모든 종교 활동을 주관한다. 종교 활동 참여 여건을 보장해 종교 활동을 통한 신앙전력화를 도모한다.


또 장병들에 대한 교육과 상담을 통해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스트레스 등 정신 건강을 관리한다. 아울러 현지 주민을 대상으로 미사를 봉헌하고 수여국과의 연합행사 등 친선활동도 주도한다.

한빛부대 주둔지인 남수단 보르 지역은 내전으로 성직자가 수도 주바로 피신해 있어 현재 성직자가 없는 상황이다.


 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수단과 달리 남수단은 인구 대부분이 개신교(50%)와 원시종교(40%)를 믿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남수단은 고 이태석 신부가 병원과 학교를 설립해 원주민들을 위해 헌신한 곳이다.

“신부답게 살고 신부로 죽는 것이 소망입니다. 이번 파병을 통해 자신의 다짐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조 신부는 “고등학교 때 막연한 동경에서 선택한 신부의 길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부답게 사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조 신부는 파병을 앞둔 요즘 ‘사랑하라’는 제목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낼 장병들과 주민들이 마음을 열고 의지할 수 있도록 진심 어린 사랑을 먼저 베풀게 해달라는 기도다.  

복음과 희망의 빛 되도록 노력

“8개월간의 파병 동안 주민들과 장병들에게 복음과 희망의 빛이 비칠 수 있도록 기도하려 합니다. 한빛부대 장병들이 건강하게 임무 수행을 잘할 수 있도록 장병 한 명 한 명을 만나 위로하고 격려할 계획이고요.”

조 신부는 이날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주례로 봉헌된 한빛부대 파병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유 주교는 강론에서 바오로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며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낫다며 주는 기쁨과 영광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파병 기간 하느님에 대한 깊은 믿음의 생활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조완 신부는 2005년 대구대교구에서 사제품을 받고 2009년 6월 군종장교로 임관했다. 이후 육군훈련소와 학생중앙군사학교 그리고 6군단 등에서 군종신부로 복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