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사 열전

[1988-2018 복음의 기쁨으로] 2. 교회 미래를 위한 청소년 사목의 새로움을 찾아서 (상)

dariaofs 2018. 6. 3. 05:00

“하느님, 성당에 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 들어 ‘이제 우리 아이는 주일학교에 그만 보내야겠어요’ 라든가 ‘선생님, 교리가 재미없어요’, ‘현실에 어떻게 교리를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등의 말을 부쩍 듣게 됩니다.


 … 학생들은 중등부에 진학하면서 반으로,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다시 반으로 줄어들어 갑니다.


고등부 자체 내 감소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는데 그 예로 고3은 아예 교리반이 형성되지 못한다든지 심지어는 고등학생을 위한 주일학교를 없애는 것에 관한 이야기도 대두하고 있습니다.


주일학교에 출석하는 학생은 대학에 떨어진다는 말이 들려오곤 합니다.”(「가톨릭 디다케」 1988년 5월호 기고문 중)


           ▲ 달리기 대회에 참가한 주일학교 초등부 어린이들 모습. 가톨릭평화신문 DB


가톨릭평화신문이 창간 30주년을 맞아 1988년으로 시간을 돌렸다. 청소년 사목이 마주한 도전과 쇄신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당시 자료를 펼쳤다. 마치 오늘 쓴 글처럼 생생하다.

1988년 발간된 또 다른 자료를 살펴봤다. 같은 잡지 속 ‘바람직한 청소년 사목을 위한 제언’이란 제목의 기고문이 눈에 띈다. 청소년 사목의 활력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나열돼 있다.


△성인 중심의 사목

△청소년 지도자와 교리교사 부족

△사목자와 본당, 교구 간 협조 부족

△재정 부족

△가정 내 신앙교육 무관심

△청소년들의 교회 교육 기피 등의 문제점이 꼽혔다. 최근 발표된 기고문이라고 해도 될 법하다.

1988년 그리고 2018년. 많은 것이 변했지만, 또 많은 것이 변하지 않았다. 교회는 지난 30년 동안 청소년 사목에 대해 비슷한 고민과 비슷한 대안을 반복적으로 이야기해왔다.


이 시점에서 또다시 유사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대신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소년들을 교회로 이끌어 온 힘을 찾아보았다. 이 시대 청소년 사목은 어떤 변화에 직면해 있으면 어떻게 새로운 희망을 보고 있을까.



                                          ▲ 출처=통계청·여성가족부


학교에서, 성당에서 아이들이 사라지고 있다?

한 청소년 사목자는 “이 상태로라면 주일학교는 경착륙할 것인가 연착륙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한다. 지금 형태를 유지한 채 최대한 끌고 갈 것인가,


 아니면 빨리 끝낼 것인가 선택의 문제일 뿐 청소년 수가 줄어들고, 냉담자가 늘어나고, 학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대의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으므로 주일학교의 끝은 예정된 순서라는 표현이다.

청소년 인구 감소는 청소년 사목이 마주한 최대 문제다. 2016년 서울대교구 기준 청소년 교적 수는 초등부 4만 2826명, 중고등부 4만 4771명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을 내 보면 각 본당에는 초등부 215명, 중고등부 232명이 등록돼있으며 이들 가운데 주일학교에 나오는 출석자 평균은 각각 66명, 27명에 불과하다.


평균 출석률은 초등학교 3학년까지 상승하다 4학년을 기점으로 하락, 고등학교 1학년부터 10% 아래로 떨어진다.


 당장 2009년과 비교해봐도 성당 내 청소년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2009년에는 전체 교적 수 초등부 5만 2667명, 중고등부 6만 5056명이 있었다.

교회 내 청소년 증발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큰 흐름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 청소년 통계’의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학령인구(6~21세)는 빠르게 감소해왔다.


 1988년 학령인구는 1364만 6000명이었으나 2000년에는 1138만 3000명으로 떨어졌고 2010년에는 995만 명으로 자릿수가 바뀌었다. 2018년에는 824만 2000명을 기록했다.

30년 동안 학령인구 540만 명이 사라진 것을 생각하면 청소년 감소 현상은 교회 내 문제만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교회는 답을 찾고 있다.

청소년들은 왜 성당에 나오나? 왜 안 나오나?

청소년들에게 ‘주일학교 활동을 할 때 가장 좋은 점’을 물었다.(‘2013년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매뉴얼’ 참조) 친구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30.5%), 신앙공동체를 체험할 수 있다(15.2%), 신앙심이 깊어진다(14%) 등을 답했다.


이 답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청소년들의 관계성, 공동체성,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성당 활동을 지탱하는 큰 요소라는 점이다.

반면 ‘주일 미사 불참 이유’에 대해서는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해서(31%), 취미 활동을 하거나 놀러 가느라(20.8%), 학업에 방해(12%), 전례가 지루해서(10.5%)라고 답했다.


 ‘주일학교 불참 이유’를 묻자 획일적이고 지루한 교육 내용 때문(30.7%), 신앙에 별 도움이 안 돼서(18.7%), 학업에 방해돼서(14.7%)라고 말했다.


 여기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성당에 나오지 않는 주된 이유로 꼽히는 학업과 그로 인한 중압감이라는 통념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주일학교나 신앙이 자신 삶에 선택적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신앙은 인생에 도움이 안 된다는 오늘날 청소년, 교회는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0 청소년 통계’를 보면 ‘종교의 중요도’에 대해 청소년들은 대체로 ‘중요하지 않다’(별로 중요하지 않다 34%, 전혀 중요하지 않다 30.5%)고 답했다.


그런 와중에 종교 활동을 하는 청소년들은 ‘종교를 가지는 이유’에 대해 ‘마음의 평안을 위해’(50%)라고 꼽았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성인 못지않은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2018 청소년 통계’를 보면 2017년 청소년 4명 중 1명은 최근 1년 동안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3명 이상이 분명한 인생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늘날 종교는 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안정을 제공하고 더불어 삶의 지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문용린(요한 보스코) 전 교육부 장관은 가톨릭학생회(KYCS-Cell) 50주년 세미나에서 “종교는 긴장과 갈등을 치유하고 해소하며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가톨릭 신앙을 가진 학생,


신앙인에 둘러싸인 학생들의 경우 청소년기 위기를 더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다”며 “교회가 성경과 교리에 대한 일반론 교육에서 더 나아가 중고등학생들의 현실 생활을 안내해주고 해결 지침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사회 전반과 청소년들의 변화 속에서 교회 역시 변화하고 있다. 변화의 속도와 방향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는 있지만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새로운 시도는 계속되고 있다.

유은재 기자(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