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센 믿음 있기에 박해 가시밭길도 꽃길이었네
생명의 길
‘생명의 길’은 서울 가회동성당을 출발해 광화문 124위 시복 터, 형조 터, 의금부 터, 전옥서 터, 우포도청 터, 경기감영 터, 서소문 역사공원ㆍ순교성지, 서울 중림동약현성당을 순례하는 5.9㎞ 구간으로, 도보로 약 3시간 걸린다.
특히 이 길은 옥에 갇혀 갖은 형벌을 겪으면서도 굳건하게 신앙을 지킨 순교자들의 용덕을 묵상하는 길이다.
광화문 124위 시복 터
위치 : 종로구 세종대로 172 광화문 북측 광장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6일 한국 순교 복자 124위를 선포한 자리. 가로 170㎝, 세로 100㎝ 크기의 기념 표석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4년 8월 16일 이곳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복자 반열에 올려 이를 온 세상에 선포하신 것을 기리고자 이 돌을 놓습니다”라는 글이 한글, 영어, 한문, 스페인어로 새겨져 있다. 124위 시복으로 말미암아 광화문 광장은 박해자와 순교자가 화해하는 평화의 광장이 됐다.
형조 터
위치 : 종로구 세종대로 175 세종문화회관 앞 보도
형조는 조선 시대 중앙관서인 육조의 하나로 사헌부, 한성부와 더불어 삼법사로 불렸다.
1785년 명례방 김범우(토마스)의 집에서 신앙 모임을 하던 중 이벽, 정약용, 권일신 등이 끌려간 ‘을사추조적발사건’을 시작으로 박해 때마다 많은 교우가 이곳에 끌려와 신문을 받았다.
대표 인물로는 유항검(아우구스티노) 복자, 김효임(골룸바)ㆍ김효주(아녜스)ㆍ김제준(이냐시오)ㆍ전장운(요한)ㆍ최형(베드로) 성인 등이 있다.
형조 터 표시는 5호선 광화문역 세종문화회관에서 세종로공원 정문 쪽 도로 바닥에 있다.
의금부 터
위치 : 종로구 청계천로 149 종각역 1번 출구 SC제일은행 앞 화단
의금부는 조선 시대 왕명을 받들어 죄인을 신문하는 일을 맡아보던 관청. 1791년 신해박해 때 이승훈(베드로)이 이곳에서 국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앵베르ㆍ베르뇌 주교, 주문모ㆍ모방ㆍ샤스탕ㆍ브르트니에르ㆍ유스토ㆍ도리ㆍ볼리외 신부와 정하상(바오로) 등이 이곳에서 문초를 당하며 신앙을 증거했다. 조선 천주교회 주교와 사제, 평신도 지도자들이 국문을 받던 곳이다.
전옥서 터
위치 : 종로구 청계천로 종각역 6번 출구 도로 쪽 화단
전옥서는 형조 감옥이다. 이호영(베드로)ㆍ김 바르바라 성인이 이곳에서 혹독한 감옥생활로 순교했다. 전옥서는 1785년 을사추조적발사건 이래로 박해 때마다 많은 신자가 신앙을 증거하다 순교했던 장소이다.
우포도청 터
위치 : 종로구 세종로 동아일보 신사옥 앞 화단
103위 성인 중 22위, 124위 복자 중 5위가 포도청에서 순교했다.
이들 가운데 기록상 명확히 우포도청에서 순교한 이는 1839년 기해박해 때 열세 살에 순교한 유대철(베드로) 성인과 1846년 병오박해 때 순교한 한이형(라우렌시오)ㆍ우술임(수산나)ㆍ김임이(데레사)ㆍ이간난(아가타)ㆍ정철염(카타리나) 성인들이다.
병오박해 때 김대건 신부가 형장으로 끌려가기 전 마지막으로 신앙을 증거하고, 밤을 보낸 곳도 우포도청이다.
특히 우포도청은 한국 천주교회의 마지막 순교자들을 탄생시킨 장소이기도 하다. 1879년 체포돼 갇혔다가 굶어 죽은 이병교(레오), 김덕빈(바오로), 이용헌(이시도르)이 그들이다.
경기감영 터
위치 : 종로구 새문안로 9 서울적십자병원 정문 앞
1801년 신유박해 순교자들이 이곳에서 고초를 당했다. 최창주(마르첼리노)ㆍ이중배(마르티노)ㆍ원경도(요한)ㆍ권상문 (세바스티아노) ㆍ 홍인(레오) 복자 등이 경기감영에서 혹독한 형벌과 문초를 받았다.
이들 중 조용삼(베드로) 복자가 감영 옥에서 순교했다. 그는 “하늘에는 두 명의 주인이 없고, 사람에게는 두 마음이 있을 수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천주를 위해 한 번 죽는 것뿐이며, 다른 말씀은 드릴 것이 없습니다”라며 신앙을 증거했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위치 : 중구 의주로 2가 16번지 서소문 공원 내
서소문의 본래 이름은 ‘소의문’으로 바깥 네거리 광장은 조선 시대 공식 사형집행지였다. 신유(1801)ㆍ기해(1839)ㆍ병인(1866)박해 때 가장 많은 신자가 참수형을 받고 순교한 장소이다. 이들 순교자 중 44명이 성인품에 올랐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의 첫 순교자들로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순교한 명도회 초대 회장인 정약종(아우구스티노)ㆍ강완숙(골룸바) 복자와 황사영(알렉시오) 등이다.
1839년 기해박해 때에는 정하상(바오로)ㆍ유진길(아우구스티노) 성인 등이, 1866년 병인박해 때에는 남종삼(요한) 성인 등이 순교했다.
서울 중림동약현성당
위치 : 중구 청파로 447-1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를 관할하는 중림동약현성당은 한국 교회에서 첫 번째로 봉헌된 성당이다.
성당 내에 있는 서소문 순교자 전시관에는 4대 박해 당시 순교자들이 사용하던 교리서와 신심 서적, 프랑스 선교사들의 문서와 미사용 제구, 나무 제대 등이 전시돼 있다.
리길재 기자(가톨릭평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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