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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전통에 따른 렉시오 디비나] (10)교부들과 렉시오 디비나

dariaofs 2019. 11. 2. 00:30

초기 교부들, 한결같이 성경 강조


교회의 많은 교부가 기도와 하느님 체험을 위한 탁월한 길로서 성경 독서의 방법을 실천하였는데, 이것은 그리스도교 백성 가운데 급속히 확산되었다. 특별히 2~3세기에 알렉산드리아 학파는 성경에 대한 독특한 우의적인 해석을 시도하였다.



이것은 성경 본문이 제시하는 것 이외의 다른 더 깊은 영적인 의미를 찾는 것으로, 후대의 성경 연구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이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항구하고 겸손하게 읽고 맛들이는 전통을 발전시켰는데, 알렉산드리아 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오리게네스(Origenes, 185~254)이다.

오리게네스는 ‘로고스(Logos)’가 성경을 통해 언제나 역사 안에 현존한다고 보았기 때문에 성경은 우리의 영성생활을 돕는 어떤 부수적인 도구가 아니라 근본적인 것임을 강조하였다.



그러므로 성경에 대한 독서나 묵상은 모든 지혜의 기초이며, 이것은 단순히 신심 행위 차원을 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그는 보았다.

성경에 대한 특별한 사랑을 강조하였던 오리게네스는 성경 독서의 수행을 설명하면서 ‘프로세케인(proschein)’이라는 동사를 사용하였다.



이 동사는 ‘자기 마음을 돌리다’, ‘주의를 집중하다’, ‘헌신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성경 독서가 다른 진지한 금욕 생활의 기초라고 보았으며 특별히 여기에는 주의 집중, 항구함, 기도가 필요함을 강조하였다.



성경에 대한 독서와 묵상을 통해서 우리는 조금씩 세상사의 걱정거리로부터 멀어지게 된다고 그는 보았다.

콘스탄티노풀의 주교였던 성 요한 크리소스토무스(St. Joannes Chrysostomus, 347~407)는 성경을 하느님이 쓰신 편지라고 보았다. 성경은 구원을 위한 조건이기에 성경으로부터 유익을 얻지 못하는 사람은 구원받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그는 말하였다.

한편, 서방 라틴 교회에서도 성경 독서는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의 주교였던 성 치프리아누스(St. Cyprianus, 200~258)는 성경 독서를 ‘주님의 독서’라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또한, 성경학자였던 성 히에로니무스(St. Hieronymus, 347~420)는 “성경을 모르면 그리스도를 결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성경은 천상적인 음식이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 독서 중에도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게 된다고 보았다.



그는 성경에 대한 사랑이 수도자들의 유일한 열정이 되어야 함을 늘 강조하면서, 렉시오 디비나를 자기 정화의 수단으로 제시하였다.

성 암브로시우스(St. Ambrosius, 339~397) 주교 역시, 성경은 그리스도의 소리로서 모든 사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고 또한 우리에게 교훈적인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성경을 먹고 마셔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렇게 초기 그리스도인들과 교부들은 한결같이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어찌 보면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인 성경의 분위기 안에서 호흡하고 살았는지도 모른다.


특히 교부들에게 있어 성경은 ‘생명의 책’이었으며, 그들을 하느님과의 친교에로 이끄는 가장 확실한 길이었다. 특별히 교부들은 성경 독서를 할 때, 개인적인 관점이 아니라 더 넓은 구원 역사의 관점에서 성경을 읽고 음미하며 직관하였다.

그러나 성경에 이렇게 접근했던 교부들의 시대 이후에, 불행하게도 성경에 대한 독서는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으로부터 차츰 멀어지게 되었다. 반면에 수도승 전통 안에서는 그것을 받아들여 더욱더 훌륭히 꽃피우게 되었다.



허성준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