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성 베네딕도회 예레미야스 총재 아빠스가 왜관수도원의 박현동 블라시오 신임 아빠스(왼쪽)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왜관수도원 홈페이지) |
음…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베네딕도 수도회 회원 분들이 답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제가 답을 드리면 상당히 신빙성이 떨어지는 것이 될 듯합니다.
오늘 질문에 대해서는 저 역시 교회법 전공자께 문의를 드리고 얻은 설명과 사전의 정보를 토대로 되는 대로 답을 드리고자 합니다. 베네딕도 수도회 가족들이 읽어 보시고 정정할 것들을 짚어 주시길 기대합니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회원을 보면, 왜관 수도원장인 박현동 아빠스가 명단에 올라 있습니다. 주교회의 회원명단에 올라 계신 것을 보면 아빠스는….
주교와 비슷한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만 엄밀히 주교급 대우를 받는 고위성직자라고 설명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빠스는 우리말로 “대수도원장”으로 해석됩니다. 동방 수도원에서 수도자들이 자신들의 지도자를 영적 스승으로 모시며 아버지를 뜻하는 “아빠(abba)”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아빠스의 부류를 구분해 보면, 자신이 속한 수도원 내에서만 재치권(裁治權)을 행사하는 일반 아빠스(abbas reglularis),
수도원이 속해 있는 특정 지역 전체의 모든 성직자와 평신도에까지 실제적 재치권을 갖는 면속(免屬) 아빠스(abbas nullius),
한 수도가족의 장을 가리키는 총아빠스(archiabbas), 근대에 와서 베네딕도 연합회의 장을 가리키는 수석 아빠스(abbas priumus) 등이 있다고 합니다.(가톨릭대사전 참조)
우리나라엔 현재 박현동 아빠스 외에 올해 2월 선임된 올리베따노 수도원의 유덕현 아빠스와 은퇴한 아빠스까지 포함하여 아빠스 세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은퇴한 아빠스는 은퇴하셨으니 그렇다고 하고, 올리베따노 수도원의 아빠스는 주교회의 회원 명단에 올라 있질 않습니다. 주교들이 갖는 재치권을 오로지 수도원 영역에서만 행사하는 일반 아빠스라서 그렇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박현동 아빠스는 덕원자치수도원구 자치구장 서리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면속구를 관할하는 권한을 위임받은 고위성직자입니다.
부연하면 면속구는 지역교회인 한국천주교회에 속하지 않고 교황청 직속의 특수지역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한반도 안의 지역이므로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에 회원으로 올라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아빠스는 선출되며, 축복을 받고 수도공동체를 영원한 세계로 이끄는 영적 아빠, 원로의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반면에 주교는 서품을 받고 주교가 됩니다. 따라서 아빠스는 그 신분 자체로는 사제를 서품할 권한이 없습니다.
주교는 당연히 사제를 서품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법상, 만약에 아빠스가 면속구를 관할하고 그 지역 내에서 사제서품이 필요하다면, 아빠스에게 주교품이 내려져야 할 것입니다. 즉, 주교 아빠스가 되겠습니다.
그런데, 그 유명한 밴드 “아바”는 정말로 아빠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걸까요? 실없는 질문이 밀려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서강대 인성교육원장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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