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간. (이미지 출처 = 서울대교구 페이스북) |
친구 신부님이 가끔씩 소소한 질문들을 해 오십니다. 평소에 별 생각 없이 지내던 것들에 대해 사목현장에서 질문을 받으면 종종 속풀이에서 답해 보라고 속풀이 소재를 던져주는 은인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고마움을 전합니다.
며칠 전에 신부님에게 한 신자 분이 성시간 성체강복 때에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며 성호를 몇 번 그어야 하는지 그리고 성체거동시 목례만 하면 되는 건지, 아니면 목례를 하며 성호를 그어야 하는지를 물어오셨나 봅니다.
사실, 그 신부님도 대략의 답은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관습적”으로 성호를 긋는 행위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관습적으로 절을 하거나 성호를 긋는다는 점에 동의는 했으나, 속풀이를 통해 알려드리기에는 전문가로부터 자문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체강복 때 저는 깊이 고개를 숙이고 성호를 한 번 긋습니다. 어쩌다 그런 자세를 가지게 되었는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니 어릴 때 성당에서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배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아무튼 강복 때 신자들이 취하는 몸짓에 대해 신학교에서 전례를 가르치시는 신부님께 여쭈었더니, 정해진 원칙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하지만 오랜 시절 동안 많은 사람이 “관습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성체를 향한 존경의 표시를 해 왔다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즉, 인사를 하지 않아도 잘못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베풀어 주시는 축복에 자연스레 고개를 숙이게 되는 겁니다.
이때 성호를 긋고 말고는 “옵션"입니다. 한 번을 긋든 두 번을 긋든 세 번을 긋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단지 너무 요란스럽게 보이지 않도록 천천히 성호를 그으면 좋겠지요.
따라서 성체거동 때도 앞선 설명에 준하여 하시면 되겠습니다. 목례 정도로 존경을 표시할 수도 있고, 절하면서 성호를 그어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께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드러내 보이는 것입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서강대 인성교육원장
서강대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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