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Pxhere)
작은 지역 본당에 파견된 형님 신부님과 통화하다가 "특수" 병자성사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특수 병자성사라는 것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감염증이 만연한 가운데 할 수 있는 사목활동에 관한 사목자의 고민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전 세계를 정체시켜 버린 바이러스가 아니었다면 대화 소재가 될 리 없었죠. 하지만 팬데믹 상황에서는 그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겠다 싶습니다.
신부님이 안타까워하는 상황을 간단 설명하자면 이러했습니다.
병자성사 대상자인 여성 신자분은 현재 요양병원에 계십니다. 얼마 전부터 살짝 치매 증세를 보이신다고 합니다. 어머니를 위해 성사를 요청하고 싶은 아들은 팬데믹 상황에서 어머니를 대면 방식으로 뵈러 갈 수 없습니다. 가족도 어려운데 성사를 집행할 사제가 병실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처지에서 어떻게 병자성사를 드릴 수 있을까요? 그 해법을 함께 생각해 보게 된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속히 종식되는 것이 제일 좋겠다고 말해 봐야 지금은 도움이 안 되겠습니다. 대신 요즘 우리가 많이 활용하고 있는 언택트 방식의 화상대화가 해법을 줄 수 있겠다 싶습니다. 크기가 큰 화면을 활용하면 환자가 가족들을 훨씬 쉽게 알아볼 수 있겠죠. 대신 몇 가지 제약이 예상됩니다. 일단 병자성사 중에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고해성사를 원한다고 해도 화상으로 할 수는 없겠습니다. 현실적으로는 고해성사를 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안 되는 환자들이 많기도 합니다. 더불어 영성체도 가능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병자성사가 가족들과 화상을 통해서 만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즉, 환자, 가족, 사목자가 화상으로 만나는 방식으로 연결된다면, 환자, 가족 모두에게 좀 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만남의 시간을 통해 화해의 분위기가 생긴다면 그것이 고해성사의 의미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만남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자, 가족, 사목자를 화상으로 연결해 줄 사람으로 보입니다. 병원에 원목을 담당하는 사람이 병실에 접근이 가능하다면 수월하게 풀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원목팀이 없는 병원이 대부분이고, 설령 있다 해도 그들이 병실 출입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신자이거나 이 상황을 잘 이해하는 간병인이 필수적이라 하겠습니다. 특수 상황이니만큼 그런 분이 계시다면 (신자인 경우) 그분을 통해서 성체도 전달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주교회의가 제안하여 방역정책을 조정할 수 있다면 좀 더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겠습니다. 철저한 코로나 감염 검사를 전제로 병원 사목자들에게 병실 출입이 허락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 안에서, 환자나 그 가족들이 위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궁리는 계속되어야 하겠습니다.
박종인 신부(요한)
서강대 인성교육센터 센터장, 인성교육원장, "성찰과 성장" 과목 담당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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