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21년 5월 10일 부활 제6주간 월요일

dariaofs 2021. 5. 10. 01:12

오늘 미사의 말씀은 성령께서 하시는 일들을 보여 주십니다.

"바오로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도록 하느님께서 그의 마음을 열어 주셨다."(사도 16,14)
필리피로 간 바오로 일행은 성문 밖 강가에 모인 여인들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합니다. 성령께서 그들 가운데 있던 자색 옷감 장수 리디아의 마음을 열어 주셨고, 그녀는 바오로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자청해 세례를 받게 됩니다.

진정한 들음은 주님께서 허락하셔야 가능합니다. 인간이 자기 감각을 활용한다 해도 말씀의 소리만이 아니라 그 의미까지 들리게 해 주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경청은 순종으로 이어지는 덕이지요. 리디아는 말씀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도들을 자기 집으로 초대합니다. 당시 값비싼 자색 옷감을 취급했다고 하니, 앞으로 사도들과 교회를 위해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으리라 짐작됩니다.

"내가 아버지에게서 너희에게로 보낼 보호자, 곧 아버지에게서 나오시는 진리의 영이 오시면, 그분께서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요한 15,26)
복음에서 예수님은 성령을 "보호자", "진리의 영"이라 부르십니다. 성령의 역할은 예수님을 증언하시고, 제자들을 담대히 제자직을 수행하도록 보호하시며, 모두가 진리를 깨닫도록 일깨워 주시는 일입니다.

"기억하게 하려는 것"(요한 6,4)
성령께서 하시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바로 기억하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스승이 떠난 뒤 제자들에게 닥쳐올 박해와 죽음의 위협 앞에서, 이미 스승께서 이 모두를 예견하셨고 준비시켜 주셨음을 기억하게 하시려는 겁니다. 제자들이 육적 생명과 비할 수 없는 영원한 생명에 희망을 두고 믿음에서 "떨어져 나가지 않게"(요한 16,2) 하시려는 예수님의 섬세한 배려시지요.

사랑하는 벗님! 이렇게 우리는 부활시기를 지내면서 한 걸음 한 걸음 성령의 오심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무디고 게으른 우리가 주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경청하고 순종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나약하고 겁쟁이인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시기를 빕니다.

아울러 삶의 질곡 속에서 고통과 시련에 맞닥뜨릴 때마다 주님께 받은 사랑을 기억하고 말씀에 의지해 다시 일어설 힘을 북돋아 주시기를 빕니다.

성령께 순종함으로써 우리는 진리의 영과 함께 한 목소리로 주님을 증언하고, 그분 사랑을 증언하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우리 모두가 제1독서 속의 리디아처럼 적극적이고 역동적으로 사랑에 응답하고 먼저 손을 내미는 진정한 회심자로 살아가길 축원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