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상 식

[가톨릭교회의 거룩한 표징들] (14)하느님의 어머니

dariaofs 2022. 8. 25. 00:57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

 

▲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라는 신앙 고백은 하느님의 말씀이 그 단일한 위격 안에서 신성과 인성을 모두 갖추신 분이심을 선언하는 거룩한 칭호이다.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 이콘.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그린 이콘이나 모자이크화에는 성모님의 머리 위에 ‘ΜΡ ΘΥ’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헬라어 ‘Μητηρ του Θεου’(메테르 투 테우)의 약자로 우리말로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뜻이다. 교회 안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성모님의 칭호 ‘Θεοτοκοs’(테오토코스)와 같은 말이다.

 

Θεοτοκοs는 하느님을 뜻하는 ‘Θεos’(테오스)와 출산, 자손을 뜻하는 ‘τοκοs’(토코스)의 합성어이다. 라틴말 교회용어로는 ‘Dei Para’(데이 파라), ‘Dei Genitrix’(데이 제니트릭스)라고 한다.

가톨릭교회는 431년 6월 22일 에페소에서 열린 제3차 세계 공의회에서 ‘성모 마리아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라고 선포했다.

 

이 교리는 신성과 인성의 두 본성을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신성을 잃지 않으시고 인성을 취하셨고,

 

‘말씀’이신 성자 하느님의 유일한 위격 안에 두 본성이 온전히 결합돼 일치하고 있다는 주님께 대한 교회의 신앙 고백을 완전하게 드러내는 거룩한 칭호이다.

복음서에서 마리아께서는 “예수의 어머니”(요한 2,1; 19,25)로 불리신다. 마리아께서는 외아들 예수를 낳기 전부터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엘리사벳으로부터 “내 주님의 어머니”(루카 1,43)라고 불린다.

 

신약 성경은 마리아께서 성령으로 잉태한 분, 곧 마리아의 참아드님이 되신 분은 다름 아닌 성부의 영원한 아드님이시며,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의 하느님 중 제2위격이시다고 선포한다.

 

이에 교회는 마리아께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영원한 아들, 바로 하느님이신 그 아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이시다라고 고백한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495ㆍ509항 참조)

5세기 당시 교회 안에서는 “그리스도의 위격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고, 그 둘은 신격과 인격으로 독립돼 있다”는 주장이 불거졌다.

 

이런 이단을 주장한 대표 인물이 바로 ‘네스토리우스’이다. 그는 “예수님의 신성은 성경을 통해 만나지만, 예수님의 인성은 죽음으로 사라졌기에 마리아는 인간 예수의 어머니는 맞지만, 하느님의 어머니는 아니다”라고했다.

 

그의 주장에 동조한 이들은 “마리아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 두 본성 중 인성만 낳았기에 ‘그리스도의 어머니’( Χριστοτκοs, 크리스토토코스)라 불러야 한다”고 했다.

예수님의 ‘두 본성(신성과 인성)과 위격’ 문제가 예수님의 어머니 곧 성모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는 문제로 쟁점이 된 것이다.

 

이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주교는 즉각 반박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본성은 신성과 인성으로 구별되지만, 하나의 위격으로 단일하다”고 했다.

 

그 증거로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요한 1,14 참조)는 것은 하느님의 말씀과 사람이 서로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라고 주장했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동로마 제국의 테오도시우스 2세 황제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를 소집했다. 공의회는 치릴로 주교의 손을 들어주었다.

 

공의회는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당신의 신성을 이끌어 내셨기 때문이 아니라, 이성적 영혼을 부여받은 거룩한 육체를 마리아에게서 얻으셨기 때문에 마리아는 하느님의 어머니이며,

 

하느님의 말씀이 그 위격에서 육체와 결합하였기에 사람의 몸으로 나셨다고 일컬어진다”고 선언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466항)

 

그러면서 공의회는 “그리스도는 단일한 위격 안에서 신성과 인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선포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하느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 대한 믿음을 다음과 같이 선포했다.

 

“하느님의 은총을 통하여 성자 다음으로 모든 천사와 사람 위에 들어 높임을 받으신 마리아께서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참여하신 지극히 거룩한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교회에서 특별한 공경으로 당연히 존경을 받으신다.

 

사실 오랜 옛적부터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로 공경을 받으시고, 신자들은 온갖 위험과 곤경 속에서 그분의 보호 아래로 달려들어가 도움을 간청한다.

 

그리하여 ‘이제로부터 과연 만세가 나를 복되다 일컬으리니, 능하신 분이 큰일을 내게 하셨음이로다’(루카 1,48-49 참조) 하신 마리아의 예언 같은 말씀대로,

 

특히 에페소 공의회에서부터 하느님 백성의 마리아 공경은 존경과 사랑과 기도와 모방에서 놀랍게 발전하였다.

 

그 공경은 교회 안에 언제나 있었던 그대로 온전히 독특한 것이지만, 강생하신 말씀과 똑같이 성부와 성령께 보여 드리는 흠숭의 공경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며, 또한 그 흠숭을 최대한 도와준다.

 

하느님의 어머니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신심을 교회는 건전한 정통 교리의 테두리 안에서 시대와 장소의 상황에 따라 또 신자들의 품성과 기질에 따라 승인하였으며,

 

그 신심은 어머니께서 존경을 받으실 때에 그 아드님 곧 만물이 그분을 위하여 있고(콜로 1,15-16 참조)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기꺼이 온갖 충만함이 머무르게 하신’(콜로 1,19) 성자께서 바르게 이해되시고 사랑과 영광을 받으시게 하며 그분의 계명이 준수되게 한다. (「교회헌장」 66항)

 

리길재 기자(가톨릭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