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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 Ⅱ] AI와 교회 (5)AI의 장점들②

dariaofs 2023. 10. 28. 00:57

가장 큰 장점은 높은 이해력… 인간 이성보다 월등한 AI 출현할까

사전에 학습하는 과정 없어도
스스로 학습 가능한 AI 등장
높은 기억력과 이해력 바탕으로
이성적·합리적 판단 능력 갖춰

 

구글의 딥마인드가 2021년 공개한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 ‘알파폴드’(AlphaFold) 소개 이미지.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로 36만5000개 이상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으며, 생물학의 모든 분야에서 연구를 가속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발표했다.출처 딥마인드 홈페이지


지난번에 저는 AI가 가진 탁월한 장점인 기억력과 이해력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드렸습니다. 이제 이해력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드릴까 합니다.

2020년 12월 구글의 딥마인드는 사전에 규칙이나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이 없어도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아타리(Atari), 바둑, 체스, 쇼기(shogi) 네 가지 게임을 마스터하는 새로운 AI인 ‘뮤제로’(MuZero)를 공개하였습니다.

 

그런데 뮤제로는 가치(value·현재 위치는 얼마나 좋은가?), 정책(policy·어떤 조치를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보상(reward·마지막 행동이 얼마나 좋았는가?) 등 세 가지 환경 요소를 모델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요소들은 뮤제로가 어떤 행동을 취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이해하고 그에 따라 계획을 세우도록 이끕니다.

뮤제로의 이러한 의사 결정 방식은 사전에 규칙 및 데이터 학습을 하는 것에 의존하지 않고도 강화 학습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최초의 사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만일 딥마인드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AI는 이제 어린아이들이 살아가면서 시행착오와 고민을 통해 천천히 학습을 하는 것과 사실상 유사한 방식의 학습을 드디어 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러한 예들은 AI의 이해력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가 AI를 Artificial Intelligence 곧 ‘인공(적으로 만든) 이해력’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탁월한 이해력이야말로 AI를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며, AI의 가장 큰 강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AI는 인간에 비해 월등한 기억력과 이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바로 이 월등한 기억력과 이해력을 통한 이성적·합리적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둑을 예로 들어 본다면, 알파고는 이세돌이나 커제 등 다른 어떤 인간보다도 수를 정확히 꿰뚫고 있으며

 

상대방이 어디에 바둑돌을 두는지를 본 직후 자신의 우승 확률에 어떠한 변동이 생길지에 대해 정확히 판단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판단 능력을 바탕으로 반드시 대국을 이길 수 있도록 적절한 수를 찾아낼 수 있게 됩니다.

AI는 월등히 안정적인 기억력과 함께 인간이 감히 흉내낼 수 없을 만큼 엄청난 반복 학습을 통해서 AI 자신의 존재 이유(알파고의 경우는 바둑)에 맞는 이성적·합리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게 됩니다.

 

많은 연구자들은 현재 AI의 이러한 판단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법학 분야에서는 엄청난 양의 법률과 판례들을 AI에 입력하고 학습시킨 후, 이를 법률 분야, 특히 법적인 판단의 영역에서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국내외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또한 의학 및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엄청난 양의 DNA 정보 및 헬스케어 관련 정보를 입력한 후 질병, 유전병, 전염병 등과의 관련성을 찾고 예측·판단하려는 노력이 다각도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최신 인공지능 모델 ‘알파미스센스’(AlphaMissense)가 찾아낸 단백질 변이체. HBB유전자의 변이(왼쪽)인 베타-글로빈 단백질은 헤모글로빈의 하위 구조의 하나로 겸상적혈구빈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온 채널에 작용하는 CFTR 단백질의 변이(오른쪽)는 낭포성 섬유증을 일으킬 수 있다.출처 딥마인드 홈페이지


특히 2021년 7월 구글의 딥마인드는 단백질 구조 예측용 AI인 알파폴드(AlphaFold)를 통해 36만5000개 이상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정확히 예측·판단하는 데 성공하고 이를 공개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AI가 대단히 복잡한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판단하는 연구에서도 상당히 유용하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이렇듯이 AI는 특정 분야에 있어 인간보다 월등히 유용한 이성적·합리적 판단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알파고와 같이 특정한 이성적 영역에서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갖춘 AI의 존재는 많은 이들이 strong AI(국내에서는 흔히 ‘강인공지능’이라고 번역)의 출현을 걱정하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악의를 가진 인간들에 의해 strong AI가 잘못 활용될 경우 미칠 파장이 대단히 클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SF 영화나 소설에서 AI의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파멸된 미래, 인류의 몰락을 다루는 경우가 많은 것도 바로 strong AI가 가진 파괴력을 우려한 이유로 보입니다.

과연 인간은 strong AI를 만들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는 strong AI가 출현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그러한 AI는 출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는 학자들이 사실상 많습니다. 그들이 그렇게 예측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학자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 역시 이 질문에 대해 독자적인 답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strong AI의 출현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과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자 합니다.

 

김도현 바오로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