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교회 일치 운동 시작
종교 개혁으로 갈라진 그리스도교계는 450년 가까이 서로를 적대시하면서 갈등의 역사를 살았습니다.
가톨릭과 개신교가 배타적인 태도를 버리고 상호 이해와 협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기 시작한 것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2-1965)부터입니다.
공의회 이전의 가톨릭교회는 1054년 동·서방 교회의 분열이나 1517년 개신교와의 분열이 있을 때마다 가톨릭교회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따라서 참된 일치는 갈라진 형제들이 다시 어머니인 가톨릭교회의 품으로 되돌아오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20세기 초 개신교를 중심으로 시작된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하여 가톨릭교회는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일부 신학자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던 일치 운동과 대화가 중단되었고, 가톨릭 신자가 개신교 중심의 일치 운동이나 공식 예배에 참여하는 것도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일치 운동이 예수님께서 세우신 가톨릭교회의 단일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자칫 상대주의와 무차별주의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기우가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교회 일치 운동이 성령의 인도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며 1949년에 교황청 신앙교리성이 「교회 일치 운동에 관한 지침」을 발표한 이후입니다.
성좌와 지역 주교의 허락 아래 교회 일치 대화가 제한적으로 허용되었고, 1949년 즉위한 성 요한 23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하고, 1960년에 ‘교회 일치 운동 사무국’을 교황청에 설립하면서 교회 일치를 위한 대화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톨릭교회의 쇄신과 시대의 징표에 적응(aggiornamento)하는 변혁과 더불어 교회 일치 운동에도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공의회는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참 교회는 가톨릭교회라는 당위적 입장에서 “왜 교회는 하나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며 교회를
“하느님과 온 인류가 맺는 깊은 일치를 드러내는 표징이자 도구”(「교회 헌장」 1항)라고 규정하며 교회 스스로 친교와 통교의 공동체가 되기를 바랐습니다.
또한 공의회는 교회를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불러 모으신 ‘하느님 백성’으로 규정하면서 교회 일치를 ‘교회 중심적’(ecclesiocentric) 관점에서 ‘그리스도 중심적’(christocentric)으로 바라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함께 과거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는 오직 가톨릭교회이다(esse)’라고 선언하였던 것과는 달리 공의회는 “교회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속(subsistit in)한다”(「교회 헌장」 8항)라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가톨릭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실현되지만, 개별 그리스도인 또는 정교회와 개신교 안에서도 참되고 거룩한 신앙의 유산이 발견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인 일치 운동의 새로운 전기가 되었습니다.
교회 문헌 ⓒ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 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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