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자 료 실

<생태영성으로> 샬롬과 살림의 성경읽기 (60) 최후 만찬 (1)

dariaofs 2016. 11. 12. 06:49

 



최후 만찬 이야기(마태 26,26-29 마르 14,22-26 루카 22,14-20 1코린 11,23-25)에서 예수님은 식사의 음식과 당신 자신 사이의 연관성을 해석하신다.

특히 식탁 공동체, 식사 친교(table fellowship)를 통해 예수님은 임박한 당신 죽음의 의미를 자기 증여(self-giving)로 제자들에게 설명하신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마태 26,26) 축복되고 떼어진 빵은 예수님의 몸, 즉 당신 자신을 표현한다.(마태 5,29.30 6,22-23 26,12)

 

그래서 빵을 떼는 행위를 통해 예수님은 십자가에서의 당신 죽음을 암시하신다. 빵을 제자들에게 주는 행위는 예수님의 자기 선물을 가리킨다. 그분은 하느님 나라에 대한 충실성이 가져올 결과들을 회피하지 않으신다.

 

빵을 먹는다는 것은 파스카 음식을 먹는 것과 이집트 탈출 사건 사이의 관계와 같이 ‘많은 이들의 몸값’(마태 20,28)이신 예수님과의 연대(solidarity)를 드러내는 방법이다.

 “받아 먹어라”는 명령이 최후 만찬에 대한 공동체의 전례적 거행을 반영한다면, 이로써 공동체는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고 참여한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모두 이 잔을 마셔라.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태 26,27-28) 예수님의 잔은 해방과 계약의 의미로 해석된다.

 

“마셔라”는 명령형 동사는 “먹어라”는 동사와 같이 평행을 이루고, 공동체의 전례적 거행을 반영한다. 마시는 것을 통해 예수님의 죽음을 기억하고 참여한다.

잔은 예수님의 피와 동일시된다. 전통적으로 피는 생명과 연관된다. “피는 곧 모든 생물의 생명이기 때문이다.”(레위 17,14)

 

그리고 피는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 사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피는 하느님의 백성이 이집트의 억압에서 구원되는 수단이다.(탈출 12,12-13) 피는 속박으로부터의 해방을 확인한다. 더욱이 ‘계약의 피’는 모세의 행위를 연상시킨다.(탈출 24,8)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의 계시와 십계명의 선물 이후 희생 제물의 피는 하느님과 당신 백성 사이의 계약을 보증한다. 따라서 예수님의 죽음은 계약을 보증한다.

이 계약은 죄로부터의 해방과 예수님의 가르침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뜻에 대한 순종을 의미한다. 새로운 이집트 탈출은 이제 이집트 제국의 권력이 아니라 로마 제국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행 중이다.

 

하느님의 해방하시는 역사는 계속된다. 이 계약은 예수님의 희생적 죽음에 의해 보증된다.

“흘리다”의 동사는 희생 제물의 피와 관련되고(레위 4,7.18.25.30.34), 의인의 폭력적인 죽음을 가리킨다. 의인은 하느님의 뜻에 저항하는 이들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예수님의 피는 의인의 죽음으로서 죄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죄를 용서해 주려고’에서 용서는 하느님과의 친교에 대한 개인적 회복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특히 용서 혹은 해방을 의미하는 이 단어는 레위기 25장에서 희년과의 연관성 안에서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희년에 하느님의 백성은 노동에서 쉬고, 토지와 재산은 되돌려지고 재분배되며, 노예는 자유롭게 되고, 가족은 다시 결합된다. 그리고 안식년에 가난한 이의 빚은 탕감된다.(신명 15,1-3.9)

예수님은 이사야서의 고난 받는 주님의 종처럼 다른 이들의 고통과 잘못을 짊어지신다.(이사 53,4.10) 여기서 구원의 역사에서 이집트 탈출을 통한 하느님의 해방과 함께 바빌론 유배로부터의 해방이 상기된다.

 

예수님의 죽음은 이집트 탈출, 바빌론 유배로부터의 귀환, 희년과 안식년처럼 불의한 제국의 구조로부터의 해방과 변혁이라는 결과를 낳는다.

죄스러운 제국적 구조는 하느님의 뜻에 저항하고 하느님의 백성을 억압한다. 예수님의 죽음은 하느님의 나라 혹은 정의와 평화를 확증한다.

 

따라서 죄로부터의 용서는 로마 제국의 세력으로부터의 해방을 포함한다. 즉 죄로부터의 용서 혹은 해방은 개인적, 인격적인 동시에 사회 정치적, 우주적, 생태적 차원을 가지고 현재와 미래의 차원을 가진다.


송창현 신부는 1991년 사제수품 후 로마 성서 대학원에서 성서학 석사학위(S.S.L.)를, 예루살렘 성서·고고학 연구소에서 성서학 박사학위(S.S.D.)를 취득했다.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과 성서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송창현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