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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강우일 주교, “고통 받는 이들 찾아가는 교황에게 주파수 맞춰야”

dariaofs 2014. 6. 22. 15:36

“한국 천주교가 ‘교황 방문’ 포상 받을 만하다고 자신한다면 우둔한 일”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발대 미사 봉헌하고 각 분과 위원 임명장 수여

 

   

▲ 지난해 3월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경축 미사 중 강우일 주교가 강론하고 있다. (지금여기 자료사진)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가 오는 8월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통 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황방한준비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강 주교는 20일 오후 3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 교황방한준비위원회 발대 미사 강론에서,

 

교황이 람페두사 섬 난민수용소를 방문한 일, 지난달 중동 방문 중 요르단 국왕과의 만찬을 사양하고 시리아,

 

이라크 난민들이 모인 교회를 찾아간 일 등을 언급하며 “프란치스코 교종(교황) 특유의 지향과 의지는 계속 이어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교종의 방문 동선을 종합해 보면 이분의 해외 순방은 잔치나 축제의 성격보다는 고통 중에 힘들어 하는 이들, 억압과 미움으로 대결하고 있는 이들,

 

분쟁과 폭력에 희생되어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 곁에 다가가서 함께하고 위로하고 격려하신다는 지향이 선명하게 드러난다”면서

 

“교종을 맞이하는 한국 교회도 이분의 그러한 지향과 의지에 우리의 주파수를 맞추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주교는 교황 방한 결정이 발표된 이후 “‘이런 특혜를 한국 교회에 허락하신 하느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하고 하느님 섭리의 방향에 대해 질문을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은 한국 교회가 아시아의 다른 나라보다 뛰어난 복음화의 표지를 보였기 때문이라고도 한다”며

 

“그런 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한국 교회가 복음화를 제대로 이루어 왔는가를 깊이 있게 성찰해 본다면,

 

그렇게 쉽게 포상을 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고 자신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우둔함을 천하에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우일 주교는 “교회는 친교”라고 강조하며, “제한된 국가와 지역에 살다보면, 우리가 속하는 개별 교회나 교구가 교회의 전부라는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런 공간적, 조직적 장벽 속에 갇혀 친교를 소홀히 하는 교회는 가톨릭교회의 정체성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한국 교회는 교종 방한과 아시아의 여러 주교들의 방문과 나눔을 통해 우리들의 신원을 다시 성찰하고 우리가 펼쳐야 할 친교의 외연을 더 크게 넓혀가는 계기로 삼도록 초대받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이날 미사 이후에 각 분과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