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5년 4월 12일 나해 부활 제2주일, 하느님의 자비 주일

dariaofs 2015. 4. 12. 00:30

 

                                                              (요한 20.19-31)

 

현실 사회는 거칠고 혹독하고 잔혹합니다. 게다가 더욱이 마주 대할 수 있는 사람은 그다지 많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해서 상처 입기 쉬운 사람만큼 안에 틀어박히는 편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것이 깊어지면 사회와 자신에 대한 포기가 커져갑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등장하는 제자들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유다인을 두려워해서 집에 틀어박혀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이 지상에서 말살해버린 권력자들의 잔인한 행위에 겁을 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간 사회에 대한 절망과 불신, 그리고 자신들의 무력감. 제자들 중에서도 특히 토마스에게는 그것이 더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예전에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려고 하시는 예수님의 의사가 굳어진 것을 알고 ‘우리들도 선생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라고 호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의협심에 가득 찬 남자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이 벌어졌을 때, 예수님을 등지고 도망쳐 버렸기 때문에 그는 다른 동료 이상으로 자신에 대한 혐오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집에 틀어박혀 있지 않을 수 없게 된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현실에 패배해 버린 자기 자신에 대한 초조감이나 혐오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 그것을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물리치십니다.

 

현실에 재기불능이 되어 자신을 잃어버린 제자들을 예수님께서는 따뜻하게 감싸셨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하는 말씀이 세 번이나 반복되고 있는 것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에게서 하느님의 절대적인 사랑과 힘을 체험하였습니다.

 

또 토마스의 회의심으로 단단히 덮여버린 마음도, 동정심과 온화함에 찬 예수님의 말씀으로 녹아 들어갔습니다. 부활은 나약한 인간에게 재생에로의 길을 열어줍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본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