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6,15-20)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라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명령하십니다.
‘온 세상에 가서’란, 우리들 그리스도교 신자들에게 있어서는 귀에 익은 말이지만, 예수님 시대의 유다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인 말입니다.
유다는 선민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하느님께 선택받은 축복받은 백성이고 하느님을 모르는 다른 민족들을 경시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세상에 대해서 굉장히 폐쇄적이었고 이방인들은 사귀어서는 안 되는 민족으로 생각했습니다.
예수님도 당시에 이러한 사회의 사고 방식을 염려하셨던 것은 사실이빈다. 그래서 열 두 명의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다른 민족들에게 가는 길로 가지 말고, 사마리아인들의 고을에도 들어가지 마라.’라고 주의를 주셨던 것입니다.
또 가나안 여자와 대화를 하시던 중에도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라고 대답하셨던 거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언동을 보고 즉시 예수님께서 민족주의의 틀에 매였다고 한다는 것은 복음을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고 그 의도를 살피지 못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유다의 폐쇄적인 전통과 대립해서 일어난 것이고 예수님께서는 유다의 풍습이나 전통을 존중하시면도 가장 보편적인 것을 직시하시고 그것을 주장하셨기 때문에, 지도자들에게서 탄압을 받으셨던 것입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이란 ‘하느님께서는 유다 민족의 하느님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창조주이시며 아버지라고 하는 것’,
그리고 또한 ‘모든 인간은 민족, 국적, 종파를 초월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매우 소중하고 귀중한 존재라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율법에 의해 노동이 엄하게 금지되어 있던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신 것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고 귀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이셨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에서 부활하시어 ‘민족의 벽을 뛰어넘은 보편적인 빛’에 감싸이신 예수님께서는 넓은 세계로 제자들을 파견하셨습니다.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라의 고귀한 인생에 쏟아지고 있는 하느님의 사랑을 전하여, 사람들에게 확실한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 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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