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깨어나라. 죽음에서 일어나라." 이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씀이요, 사도 바오로의 외침이다. 얼어붙은 대지를 흔들어 깨우는 봄의 소리일 수도 있다. 부활이란 글자 그대로 다시 살아남을 뜻한다.
좀 더 엄밀한 뜻으로 죽었던 사람이 다시 살아남이다. 그리스도교 신앙의 정점인 부활은 봄의 노래나 꾸며낸 환상이 아니다. 더욱이 고대동방 종교에 정해진 신화가 아니다.
부활은 하느님만이 우주의 주인, 모든 생명과 죽음의 유일한 본체이심을 드러내고 있다. 부활은 자연과 역사의 신앙 속에서도 약동하고 있다.
한민족이 일제의 속국이 되어 수탈을 당했던 것처럼 구약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은 '에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였다. 그들은 결사적으로 파라오의 폭정과 탄압을 벗어나 홍해 바다를 건너 자유와 해방을 찾았다.
신약시대의 '예수'는 '하느님 나라'를 실현하려다가 잡혀 죽었지만 다시 살아났다. 이는 믿는 신자들은 육체의 죽음이란 세례를 받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
새 세계를 위한 부단한 탈출과 여정, 이것이 바로 부활이다. 우리는 지금 죽음의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부정과 불의, 이기주의, 권력, 금력, 학력 등의 노예가 된 상태이다.
이제 부활할 때가 왔다. 잠에서 깨어나고 죽음에서 일어나야 한다. 사도 바오로의 권고(에페 5, 6-20참조)처럼 허황된 이론에 속지 말고 선과 진실과 정의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
어둠의 세계에서 빛이 세계로 탈출해야 한다. 이것이 부활절을 맞이하는 신자들의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