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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에 만난 사람] 곽병은 안토니오 갈거리 사랑촌 명예원장

dariaofs 2015. 12. 16. 12:56
더 작아지고 더 낮아지길 고민하는 사람


 

▲ 곽병은 명예원장은 17년 전 원주의 한 다리 밑에서 부랑생활을 하던 손상래(왼쪽)·상기씨 형제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임영선 기자

 


 

 




매주 화요일 오후가 되면 강원 원주 ‘밝음의원’에 조금 특별한 환자들이 방문한다. 몸이 아파도 의료비가 부담스러워 병원을 선뜻 찾지 못하는 가난한 이들이다.

 

곽병은(안토니오, 62) 명예원장이 환자 한 명 한 명을 살핀 후 꼼꼼하게 ‘진료지원의뢰서’를 쓴다. 환자들은 의뢰서를 들고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간다. 진료ㆍ치료 비용은 무료다.

지난 10월, 부랑자와 장애인, 무의탁 어르신들의 보금자리인 ‘갈거리 사랑촌’ 원장직을 내려놓고 ‘명예원장’이 된 그는 여전히 가난한 이, 소외된 이들을 돌보고 있다.

 

요즘은 지난해 봄 시작한 ‘빈의자’ (빈곤층 의료지원 자원봉사) 의사회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3년 곽 명예원장이 아산상 수상으로 받은 상금을 종잣돈 삼아 설립한 ‘빈의자’는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가난한 이들에게 인술을 펼치는 의료인들 모임이다.

 

내과ㆍ치과ㆍ안과ㆍ비뇨기과 같은 분야의 전문의와 한의사, 약사 등 의료인 15명이 참여하고 있다.

주민센터에서 의료지원이 필요한 가난한 이들을 추천해주면 곽 명예원장이 1차 진단을 해서 증상을 치료해줄 수 있는 전문의에게 보낸다. 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한 이들에게는 치료비도 지원해준다.

 

1년 8개월여 동안 1000여 명이 의료혜택을 받았다. 곽 명예원장은 “빈의자 의사회는 ‘무형의 종합병원’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열심히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설립한 갈거리 사랑촌의 원장직을 24년 만에 내려놓은 후 ‘가장 가난한 이’들을 찾아 나서고 있는 곽 명예원장을 만나 살아온 이야기,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를 들었다.

 

대림 제4주일에 만난 곽 명예원장은 “은퇴하면 책에 파묻혀 사는 게 목표였는데, 이런저런 활동을 하다 보니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작아지고, 더 낮아질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