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5년 12월 26일 토요일 성 스테파노 첫 순교자 축일

dariaofs 2015. 12. 26. 00:45

 

 

 

그리스어에 능숙한 유대인으로서 아마도 유대 나라 밖에서 태어난 듯하나 예루살렘에 살고 있던 성 스테파누스(Stephanus, 또는 스테파노)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Alexandria)에서 교육을 받았으며 그리스도인으로 개종하였다.

 

그는 예루살렘의 유대인 출신 그리스도인들과 그리스인 출신 그리스도인들의 세속적인 요구에 부응하도록 사도들로부터 선발된 일곱 부제 중의 한 명이다.

그는 사도들로부터 안수를 받았고,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힘을 가득히 받아 백성들 앞에서 놀라운 일과 큰 기적을 많이 행하였다.

 

또한 그는 키레네(Cyrene)와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유대인들로 구성된 일명 '자유인의 회당'에 속한 몇 사람들과 논쟁을 벌였는데, 그들이 성 스테파누스를 감당할 수 없음을 알고 사람을 매수하여 그가 모세(Moyses)와 하느님을 모독했다는 소문을 퍼트렸다.

 

그는 체포되어 의회에서 자신을 변호하는 설교를 하자 의회 의원들은 성 스테파누스의 말을 듣고 오히려 화가 치밀어 올라 이를 갈며 그를 죽이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도시 외곽에서 돌을 맞고 그리스도인으로서는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사도 6-7장 참조).

 

사도행전 8장 2절에는 경건한 사람들이 성 스테파누스를 장사지냈다고 언급되어 있으나, 그의 무덤이 어디인지는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415년 8월 3일 루키아누스(Lucianus) 신부가 예루살렘에서 15km 떨어진 카프르 가말라(Kafr Gamala)에서 성 스테파누스의 유해를 발견하였는데, 이 유해는 에스파냐의 메노르카(Menorca), 아프리카의 히포(Hippo)와 예루살렘, 시온(Sion),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을 거쳐 로마(Roma) 등으로 나누어져 전해졌다고 한다.

 

그리고 각 도시에 보관된 유해 위에 성 스테파누스 기념 성당이 건축되어 이 성당들에서 많은 기적이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성 스테파누스의 유해 공경은 세계 각 곳으로 퍼져 나갔다.

 

서방 교회에서는 9세기경부터 1955년 공식 전례에서 제외될 때까지 성 스테파누스의 유해가 발견된 8월 3일을 '성 스테파누스의 유해 발견 축일'로 기념하였다.

 

                            강론 : 마태 10,17-22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아버지의 영이시다.”(마태 10,20)

                                              ♣ 사랑을 위한 사랑의 증거

사도들에 의해 뽑힌 부제, 스테파노는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가난한 이들에게 식량을 분배하는 일을 맡습니다(사도 6,1-6).

은총과 능력이 충만한 스테파노는 성령의 힘을 가득히 받아 백성들 앞에서 큰 이적과 표징들을 일으킵니다(6,8).

 

그는 예수를 죽이기로 결정했었던 최고 회의에서 다시 진리이신 예수님을 힘차게 증언합니다.

유대인들은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으나 그의 지혜와 성령에 대항할 수가 없어 분노합니다(6,10; 7,54).

 

뿐만 아니라 그들은 예수님을 보라는 스테파노의 말에 귀를 막아버립니다(7,55-57).

결국 그들은 스테파노가 하느님을 모독했다고 거짓 소문을 퍼뜨려 돌로 쳐 죽입니다(7,58).

 

그들은 선과 사랑을 키우는 성령의 작용을 거슬러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어둠의 길로 돌아서버린 것입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예수님의 죽음이 그러했듯이 스테파노의 죽음은 성령을 거스른 그들의 어둠과 수치를 폭로합니다.

 

그들은 돌로 스테파노의 육신을 죽였으나 실제로는 그 돌로 자신들의 영혼을 죽음으로 내몰아버렸던 것입니다.

 

 나 또한 스테파노를 죽인 그 돌을 들어 던지며 살고 있지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유대인이 들었던 돌은 미움과 분노, 거부와 부정, 열등감과 자기비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태도, 하느님이 아닌 자신이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교만, 불평불만과 불신, 무질서와 무절제 등입니다.

 

이런 것들은 육(肉)의 정신에서 나오는 것이요, 그것은 혼란과 폭력을 부릅니다. 그것이 하느님의 생명을 거스르는 죽음의 문화를 만들어냅니다.

성 스테파노 순교자는 하느님의 생명과 영을 죽이지 않으려고 자신의 목숨을 내놓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을 죽이려고 돌을 던질 때에 “주 예수님, 제 영을 받아주십시오.”(7,59) 하고 기도합니다.

 

그는 하느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 안에서 성령의 이끄심을 따라, 죽음의 문화를 극복하고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버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내놓은 것입니다.

성 스테파노 부제의 순교는 어떻게 성탄의 기쁨을 체험할 수 있는지 잘 말해줍니다. 우리도 이기주의와 탐욕, 육(肉)의 정신을 거슬러 생명을 위해 사랑으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고통과 시련을 사랑으로 견뎌내고, 주님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어놓을 때 기쁨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 우리는 “예수님 때문에”(마태 10,18),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10,22) 끌려가고 미움을 받고 죽음에 처해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견디며”(10,22) 사랑으로 죽음의 문화를 몰아내도록 마음을 모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오신' 하느님의 기쁨 으로 충만할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