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콧노래 /임병전
서리 앉은 하얀 머리카락은
먹물 들여 감추고
성근 머리카락 정성들여
기름 발라 곱게 빗어 넘기고
셔츠 겨드랑이에 향수 한 방울 뿌리고
출타하시는 아버지
땅거미 내려와 그림자 흐려지면
귀가하시는 아버지
친구들과 마신 소주 몇 잔은
아버지 마음을 춤추게 하고
고단한 지난 세월 잠시라도 잊은 듯
발걸음은 가볍고, 압가에선
콧노래를 흥얼 거리신다
"갈매기 바다 위를 날지 마라..."
아버지!
민등산 백발이어도 괜찮습니다
부디 황혼에 물들지 마시고
황소 같은 고집과 우렁찬 목소리로
자식들 호령하며 만수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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