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옛 속담에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고 하며 사람을 대하는 대인관계에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주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 말을 하는데 어떤 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평생 5백만 마디의 말을 한다고 한다.
원석도 갈고 다듬으면 보석이 되듯 말도 갈고 닦고 다듬으면 보석처럼 빛나는 예술이 된다. 어떤 말은 용기와 힘을 주지만 어떤 말은 상처를 주거나 지나치는 바람에 불과할 경우들이 많다.
오늘날 의학계에서 ‘신의 손’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세계적으로 의술을 인정받은 소아신경외과 벤 카슨 박사가 있다.
그는 두 수술 때문에 유명해졌다.
첫째는 4살짜리 악성 뇌암 환자와 만성 뇌염으로 하루 120번씩 발작을 일으키던 아이를 수술하여 완치시킨 일이며
둘째는 1987년에 세계 최초로 머리와 몸이 붙은 채 태어난 샴쌍둥이를 분리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가 이렇게 자신감을 갖고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다하는 세계적인 의사가 되는 데에는 어머니, 셔냐 카슨의 역할이 컸다.
그녀는 5학년까지 구구단을 못 외웠던 벤 카슨에게 “벤, 넌 할 수 있어. 무엇이든지 노력만 하면 할 수 있어!”라고 끊임없이 격려를 해주었다고 한다.

하느님께서는 전례 거행에서, 특히 말씀 전례를 통하여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구속과 구원의 신비를 열어 보이시며 영적 양식을 주시고 계시다(미사경본 총지침 55항 참조).
인간들 사이에서 주고받는 말을 통해서도 인간을 변화시키는 큰 열매를 맺는 데, 말씀을 통해 창조하시고 말씀을 인간이 되게 하시어 구원을 주신 하느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참으로 위대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살아있는 말씀이신 예수님과 엠마오로 가면서 동행을 했던 제자들의 하는 말을 통해서 확인이 된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 24,32).
오리게네스는 『레위기 강해』에서 이 복음 구절을 인용하면서 우리에게 묻는다.
“그대의 타오름은 어디서 올까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불타 본 적 없고 성령의 말씀을 듣고 불꽃이 타오른 적이 없는 그대 안에서 과연 ‘불타는 숯’을 볼 수 있겠습니까?
다윗이 한 말을 들어 보십시오. ‘내 마음이 속에서 달아오르며 탄식으로 울화가 치밀어 내 혀로 말하였네’(시편 39,4)”.
능력이 있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 마음에 불이 타오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씀의 불씨가 우리 마음을 타오르도록 우리를 내어놓지도 않고 그만큼 간절하지도 않기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우리들에게 사도로부터 이어온 교회는 지금도 예수님께서 교회 안에서 현존하시어 말씀을 선포하고 계심을 드러내고 그 말씀으로 양육되어 하느님의 사람으로 또한 당신의 지체로 살아가도록 하기 위해서 무척이나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전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구원의 신비를 현재화하려는 교회의 노력을 『미사독서목록지침』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
“전례 거행에서 하느님 말씀은 한 가지 방법으로만 선포되는 것도 아니고, 듣는 이들의 마음에 언제나 똑같은 효력을 내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말씀에 언제나 현존하시어, 구원의 신비를 실현하시고, 인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께 완전한 예배를 드리신다.”(4항).
또한 교회는 창립자이신 그리스도의 모범에 따라, 함께 모여 “성경 전체에 걸쳐 그분에 관한 기록들”(루카 24,27)을 읽으며, 주님의 기념제와 성사들로 구원 활동을 수행하여 왔으며, 사실 “말씀의 선포가 성사 집전 그 자체에 필요하다.
성사는 모두 신앙의 성사이며 신앙은 말씀에서 생기고 자라나기 때문이다.”(사제생활교령 4항). 말씀과 성찬의 식탁에서 영적인 양식을 얻는 교회는 말씀으로 지혜가 더 자라나고, 성찬으로 더욱 거룩해진다.
하느님 말씀이 울려 퍼질 때 구원의 역사가 다시 기억되며, 거기서 전례의 성사 표징을 통하여 그 역사가 재현되고 있다(미사독서목록지침, 10항 참조).
말씀으로 양육되고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전례개혁에 따라 보다 섬세하게 독서들을 배정하였다. 주일과 축일의 독서 목록은 세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1) 모든 미사에는 세 독서가 있다. 트리엔트 공의회의 미사독서는 두 개였던 것을 하나를 더 추가해서 보다 폭 넓게 들을 수 있도록 하였다.
첫째 독서는 구약에서 읽고, 둘째 독서는 사도서, 곧 전례시기에 따라 서간이나 요한 묵시록에서 읽는다. 셋째 독서는 복음을 읽음으로써 신구약 성경과 구원 역사의 단일성을 밝히고 그 중심은 파스카 신비로 기념하는 그리스도이심을 드러낸다.
2) 3년 주기로 과거의 1년 주기보다 더욱 풍부하고 다양한 성경 독서를 배정했다. 가해에는 마태오 복음을, 나해에는 마르코 복음을, 다해에는 루카 복음을 읽도록 하였다.
3) 독서는 두 가지 원칙, 곧 ‘주제의 조화’와 ‘준연속 독서’ 체계를 바탕으로 하여 배정하였다. 한해의 여러 시기와 각 전례 시기의 고유한 특징에 따라 이 두 원칙을 적절하게 적용하였다(미사독서목록지침, 66항 참조).
반면에 평일 독서는 두 개의 독서, 곧 첫째 독서는 구약이나 사도서에서 읽으며 둘째 독서는 복음이다. 그리고 2년 주기로 배정되어 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 마음에 사랑의 불을 놓으시게 하기 위해서는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로마 10,17)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기억하고 전례에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들으려고 사전에 읽고 묵상하며,
경청(敬聽)하고, 그것을 삶으로 드러내는 것이 습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운 여름에는 말씀이 마음에 불을 놓기보다는 뼛속까지 시원하게 하는 바람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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