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례 상 식

[전례 속 성경 한 말씀] 8. 신앙고백: “마음으로 믿어 구원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로마 10,10)

dariaofs 2016. 11. 8. 05:30


이글을 쓰면서 ‘고백’이라는 단어에 떠오르는 노래가 있어서 인터넷을 찾아서 다시 들어보았다. 세련되지 않은 용모에 약간은 게으른 듯한 김C가 보컬로 있는 ‘뜨거운 감자’가 4년 전에 발표한 노래다.


“달이 차고 내 마음도 차고 이대로 담아두기엔 너무 안타까워. 너를 향해가는 데, 달은 나에게 오라 손짓하고 귓속에 얘길 하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순간이야…….”


달이 보름달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서 자신의 사랑도 차올라서 사랑을 고백할 때가 다가오는 설렘과 떨림, 그리고 행복함!



우리는 우리를 먼저 사랑하셔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예수님에게 시몬 베드로처럼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며 매주일 미사때 고백한다.


그런데, 우리에게 앞에 소개한 ‘고백’이라는 노래처럼 설렘과 떨림, 행복함이 느껴지는 고백일까 라는 질문을 해본다. 너무나 자주해서 습관처럼 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처음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하고 성부이신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하며 보이지 않지만 우리를 성당으로 이끌었던성령’이라고 고백했던 세례 때는 어떠했는지를 떠올려보면 느낌이 좀 다르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한 분이신 하느님을 믿나이다.”라고 할 때, 하느님을 신뢰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사 중에 신경을 바치는 것은 찬성을 표시하거나 충성을 선서하는 맹세처럼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나의 관계를 선포하는 것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신뢰하는가? 하느님께서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시어 우리에게 먼저 당신의 신뢰를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지금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화답하기를 바라신다.


우리는 전례에서 독서와 복음, 그리고 강론을 통해서 하느님의 지칠 줄 모르는 사랑과 과거에서 현재까지 이어지는 그분의 구원행위를 상기했다.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나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니 겁내지 마라.”(이사 41,10)라는 말씀에 힘을 얻는다.


바오로 사도가 로마인들에게 부탁하신 “마음으로 믿어 구원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로마 10,10)라는 말을 기억하면서,


주일미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은 주변의 다른 사람들도 다 들을 수 있도록 그들의 신앙을 큰 소리로 표명해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신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신앙 공동체, 자신들의 신앙에 대한 신뢰와 확신이 생겨난다.


현재, 로마가톨릭은 미사 안에서 두 신앙고백(Professio fidei)을 사용하고 있다.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은 예루살렘에서 사용하던 세례 신앙고백문이 발달한 것으로 본다.


이 신경의 배경이 되는 ‘니케아 공의회’(325년)와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381년)는 그리스도와 성령께서 참된 하느님이심을 선포한 공의회들이다.


그러나 이 신경의 기본 내용은 예루살렘의 키릴로가 집필한 「예비신자 교리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350년경),

이러한 삼위일체 신학을 드러낸 이 신앙고백을 교회의 공식 신경으로 확정한 것은 ‘칼체도니아 공의회’(451년)이다.


동방교회에서는 미사를 비롯한 여러 예식이나 기도 중에 사용하였으며, 로마에서도 오랫동안 세례신앙고백문으로 사용하다가 1014년에 이르러 미사에 도입하였다.


로마미사에서의 공식 신앙고백문은 바로 이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다.


반면에 「사도신경」은 서방의 세례신앙고백문으로 히폴리또의 「사도전승」이 암시하듯이 이미 3세기경에 기본 골격이 형성되었다.


로마 미사에는 11세기 초의 그레고리오 7세 때 도입되었고, 13세기 이래 서방교회의 공식 신앙고백문으로 간주되고 있다.


왜 세례때 행하던 신앙고백을 주일이나 대축일 미사에서 행해야 하는가? 독서와 복음, 강론 그리고 성찬기도 안에서 충분히 신앙에 대한 내용을 듣고 기도하고 있는 데 말이다.


신경을 미사에 존속하는 이유먼저, 신경이 말씀 전례 중에 들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공동체의 종합적인 응답이며 성대한 아멘이면서,


성찬 전례로 신앙의 신비를 거행하기 전에, 교회가 승인한 양식문으로 신앙의 규범을 마음에 새기게 하기 위해서다(미사독서목록지침, 29항 참조).


또한 갓 세례를 받은 교우들에게 날마다 신앙의 거울인 신앙고백문을 외워 자신의 삶의 모습을 되돌아보라고 가르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모범을 따르기 위한 것도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의 세례일과 세례기념일은 부활축일이다.


그리고 주일은 주간 부활축일이기에 주간 세례기념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주일의 미사에 참여하는 교우들에게 신앙고백이 자신들이 세례를 받을 때에 고백한 신앙을 회상하고 새롭게 하는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신경은 주일과 대축일에 사제와 백성이 함께 노래하거나 낭송하며 또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미사 때에도 바칠 수 있다고 교회는 말하고 있다(미사경본총지침 67항).


할 수 있으면 성가대와 교우들이 교대로 노래로 하는 것이 더 성대하게 공동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천주교회는 보편교회의 공식신경인 「니케아 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잘 하지 않는다. 현재, 미사통상문에는 ‘특히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에는 사도 신경을 바칠 수 있다’라고 지시문이 있다.


아무래도 삼위일체의 신학보다는 십자가 신비를 더 명확하게 드러내는 「사도신경」가 사순과 부활시기에 잘 드러내며 로마가톨릭교회의 세례 신앙고백문이라는 의미를 살리기 위한 실행권고문이 아닐까 한다.


설렘과 떨림의 목소리로 하느님의 무한하며 조건 없는 사랑과 신뢰에 처음으로 믿음을 고백하던 세례 때의 감동을 상기하며 주일 때마다 신경을 목소리 높여 외우거나 노래한다면 늘 갓 세례 받은 사람으로 새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르코 복음 9장에서 예수님이 마귀 들린 소년과 그의 아버지를 만나신 이야기에서 소년의 아버지는 “저는 믿습니다. 믿음이 없는 저를 도와주십시오”(마르 9,24)라는 마음으로 신경을 고백하면 날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도록 도와줄 것이다.



윤종식 신부 작성
1995년 서품, 1995년-1997년 불광동본당 보좌, 1998년1월-2008년 6월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전공, 2008년 9월-2010년 8월 화정동본당 공동사목 및 대표주임, 2010년9월-2012년 2월 정발산본당 주임. 2012년 3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현,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위원, 의정부교구 전례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