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이 야 기

<가톨릭이란?> 20. 신앙인은 기도하는 사람

dariaofs 2013. 4. 4. 07:30

 

 

 

 

   『무릎을 꿇고 고요히 앉아 있는 것도 기도입니다. 말로 표현을 하든 아니하든 간절한 소망이 있으면 그것이 기도입니다.……밀레의 ‘만종’은 색채로 이루어진 기도입니다. 말로 드리는 으뜸가는 기도는 마태오 복음 6장에 있는 ‘주님의 기도’입니다.……어찌 ‘부자가 되게 해 주십시오.’ 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겠습니까? 내가 좋아하는 타고르의 ‘기탄잘리’의 한 대목이 있습니다. “저의 기쁨과 슬픔을 수월하게 견딜 수 있는 그 힘을 저에게 주시옵소서.” 그리고 내가 읽은 짧은 감명 깊은 기도가 있습니다. “저희를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게 도와 주시옵소서”』(피천득, 「인연」에서).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려고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아 한 몸이 된 것입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부한 생명력으로 여러분 안에 살아 있기를 빕니다.

 

여러분은 모든 지혜를 다하여 서로 가르치고 충고하십시오. 그리고 성시와 찬송가와 영가를 부르며 감사에 넘치는 진정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찬양하십시오. 여러분은 무슨 말이나 무슨 일이나 모두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분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골로 3,15-17).

 

    기도는 우리가 하느님과 나누는 직접적인 대화이고,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 생활의 중심이 되는 활동이며 신자의 표시입니다. 우리는 기도로 하느님을 흠숭하고, 하느님께 감사 드리며 용서를 청하고, 필요한 은총을 구하며 하느님께 사랑을 드립니다.

 

    기도의 모범을 보여 주신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일을 시작하시기 전 새벽에 외딴 곳으로 가시어 기도하셨고, 제자들과 함께 산에 올라가 밤을 새우며 기도하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군중들이 몰려드는 가운데에서도 한적한 곳으로 가셔서 기도하셨고, 중요한 일을 결정하실 때에도, 기쁠 때나 괴로울 때에도, 기적을 행하시기 전에도 늘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잡히시기 전날 밤에도 기도로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물으셨고, 십자가 위에서 최후를 맞이하실 때에도 기도를 하시면서 아버지의 뜻에 순명하심으로써 하느님 아버지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을 볼 때, 기도는 하느님께 무엇을 청하기에 앞서 하느님의 뜻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기도
    예수님께서는 어떻게 기도하여야 하는지 몰라서 묻는 제자들에게 완전한 기도의 모범인 ‘주님의 기도’(마태 6,9-13; 루가 11,1-4)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주님의 기도는 일곱 가지 청원을 담고 있는데, 앞의 세 가지 청원은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이고, 이어지는 네 가지 청원은 우리의 바람을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하느님을 “우리 아버지”라고 친숙하게 부르게 하셨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기도하는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들로서 함께 기도하는 공동체임을 드러냅니다. 이제 우리는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기를” 청원함으로써 하느님 이름의 거룩함이 우리를 통하여 모든 나라와 각 사람에게 나타나게 하시려는 하느님의 계획에 협력하게 됩니다.

 

다음에는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하고 청원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재림과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바라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에서도 하느님의 나라가 실현되기를 기도합니다. 또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함으로써 예수 그리스도께서 순명으로 이루신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현세에서 완성될 수 있도록 청원합니다.


    우리는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생존에 필요한 현세적 양식과 생명의 빵인 하느님의 말씀, 그리고 그리스도의 몸을 하늘에 계신 하느님 아버지께 신뢰심을 갖고 형제들과 함께 청원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함으로써 하느님께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여 주십사고 간청합니다.

 

주님께서는 이 기도로 우리가 먼저 이웃을 용서하여야만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에게 베풀어진다는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그리고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함으로써 분별력과 용기를 주시는 성령을 청하고, 온갖 불신의 유혹을 물리쳐 신앙을 끝까지 지킬 수 있는 은총을 간청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악에서 구하소서.” 하고 기도함으로써 악의 세력이 주도하거나 선동하는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모든 악에서 해방시켜 주시기를 교회와 함께 청원합니다.


    기도가 끝날 때에는, 주님의 기도 안에 포함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그대로 이루어지소서.’라는 의미인 “아멘.”으로 동의를 표합니다. 교회는 신자들에게, 주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시어 우리 신앙의 진수를 가장 잘 표현하는 이 기도를 자주 바치기를 권합니다.

 

    기도의 자세
    기도는 하느님과 우리가 맺은 사랑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우리는 기도 안에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만납니다. 이 만남에서 우리는 먼저 하느님을 흠숭하고, 이미 받은 은총에 감사 드리며, 우리의 소망을 말씀드립니다.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께 청하는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지느냐 않느냐를 따지는 것보다, 하느님의 뜻에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기도는, 하느님께 우리가 필요한 것을 일방적으로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과 일치하기 위한 사랑의 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고 실천하는 가운데 기도를 준비하고,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올바른 기도 자세는 그 자체로 이미 훌륭한 기도입니다. 마음 속에 다른 사람에 대한 미움, 노여움, 거부, 경멸, 불신 등을 지니고는 올바로 기도할 수 없습니다. 이런 때에는 예수님의 생애, 또는 ‘섬김’이나 ‘사랑’에 대한 성서 말씀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도록 마음의 문을 열어야 합니다.

 

    기도 생활과 지향
    기도 생활은 그리스도인의 가장 훌륭한 활동이자 신앙의 표현이므로 우리의 일상 생활 전체가 하나의 진정한 기도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집중적으로 기도할 수 있도록 일정한 시간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날마다 개인적으로 또는 가족과 함께, 아침·저녁 기도, 식사 전·후 기도, 삼종 기도 등 정해진 기도를 규칙적으로 바치는 습관을 갖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입니다.

 

특히 주일에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여 교회가 선포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열심히 기도함으로써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생기와 활력을 얻어야 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성인들의 모범적인 삶을 기념하는 전례에 충실히 참여하여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혼자 하더라도 교회의 이름으로, 교회 안에서, 교회와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리스도교 기도의 공동체성은 전례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에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함께 노력할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또한 하느님의 뜻대로 이 세상에 사랑이 전파되도록, 하느님께 도움을 청하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나 가족, 친척, 친구들뿐만 아니라 원수, 죄인들, 고통을 당하는 이웃, 병자, 연옥 영혼들, 교회의 성직자들, 나라의 위정자들, 세계 평화 등 온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기도하여야 합니다.

 

    기도의 형태
    기도의 형태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소리 기도(염경 기도):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와 같이 틀이 갖추어진 기도문이나 마음 속으로 생각한 기도문을 소리 내어 바치는 기도이며, 개인적으로 기도할 때는 물론 공동체가 함께 기도할 때 필요한 형태입니다. 인간은 육체와 정신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우리의 감정을 외적으로 표현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리 내어 기도할 때 우리의 기도는 더욱 절실해질 수 있습니다. 내적인 마음 기도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하여도 소리 기도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   묵상 기도: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뜻을 자신의 삶에 비추어서 생각하고 침묵하는 가운데 마음으로 하는 기도입니다. 성서, 특히 복음서, 성화상, 전례문, 영성 교부들의 저서, 하느님에 관한 작품 등을 묵상의 자료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묵상하는 가운데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룩한 기쁨의 충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관상 기도: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과 자주 단둘이 지냄으로써 친밀한 우정을 맺는 것 또는 하느님의 사랑을 통하여 진리를 직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관상 기도는 오랜 수련으로 침묵 중에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며 신앙의 눈길을 예수님께 고정시키는 가운데 얻어지는 초월적인 기도입니다. 곧 아무런 방해도 느끼지 않으면서 내 마음이 “사랑하는 이”(아가 1,7)를 찾는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표현이고, 참 자신을 발견하는 길이며, 평화를 얻는 길입니다. 기도는 하느님께서 계신 곳에 우리 마음이 머물게 합니다. 그래서 기도는 하느님을 향하여 사랑의 눈을 뜰 때 가능해지는 하느님과 나누는 대화입니다. 기도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진정으로 뉘우치면서 용서를 청하는 마음으로,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자비를 청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필요한 것을 겸손하게 청하는 마음으로 “아빠, 아버지”(갈라 4,6)를 부르는 것입니다.

 

    날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와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잠깐씩 감사의 기도를 하는 습관을 기르고, 주요 기도문을 외워서 기도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또한 성서를 자주 읽고, 그 내용에 자기 생활을 비추어 묵상하면서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