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톨 릭 이 야 기

<가톨릭이란?> 21. 새 사람이 된 우리의 삶

dariaofs 2013. 4. 4. 09:45

 

 

 

 

 

    『어떤 사람이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 소식을 들은 친구가 찾아와서 물었습니다. “자네 그리스도인이 되었다지. 그럼 그리스도라는 분에 대해 꽤 알겠군. 그분 어떤 분인가? 어디서 태어나셨고 돌아가실 때 나이는 몇이었고 설교는 몇 차례나 하셨나?” “글쎄 잘 모르겠네.” “아니,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면서 그리스도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다니?”

 

“자네 말이 맞네. 난 사실 아는 게 너무 적어 부끄럽네. 하지만 3년 전 나는 주정뱅이였고 빚을 지고 있었지. 내 가정은 산산조각이 되어 갔고 저녁마다 아내와 자식들은 내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무서워했네. 그러나 이제는 술도 끊었고 빚도 다 갚았네. 그리고 아내와 아이들은 내가 귀가하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릴 정도라네. 우리 집은 이제 화목한 가정이 되었네. 이게 모두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나에게 이루어 주신 걸세. 이만큼은 나도 그리스도라는 분에 대해 알고 있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어린이의 말을 하고 어린이의 생각을 하고 어린이의 판단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어서는 어렸을 때의 것들을 버렸습니다. 우리가 지금은 거울에 비추어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만 그 때에 가서는 얼굴을 맞대고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불완전하게 알 뿐이지만 그 때에 가서는 하느님께서 나를 아시듯이 나도 완전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1고린 13,11-13).

 

    회개의 삶
    세례성사로 성령을 모시고 하느님의 생명을 받아 새롭게 태어난 그리스도인은 이제 새 사람이 되어 하느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형제가 되었으므로 자신의 새로운 신분에 맞게 살아야 합니다. 그러한 삶은 세례와 함께 시작된 회개의 삶을 평생토록 계속하는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면서 참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먼저 “회개하여라”(마태 4,17) 하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흔히 ‘회개의 삶’이라고 합니다. 회개라는 말은 ‘길을 바꾸다’, ‘돌아오다’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곧 아버지의 집을 떠난 아들이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아버지께 돌아오는 것을 가리키며 하느님께 귀의하여 생활 전체를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회개의 삶은 이 세상의 헛된 우상들을 찾으면서 그 우상이 주는 일시적인 안락을 추구하던 지난날의 삶을 뉘우치고, 이제는 하느님만을 믿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맡기며 오직 하느님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회개는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 회개의 삶은 기본적으로 하느님께서 세례 때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총의 힘으로 가능합니다. 이 은총에는 하느님만을 믿고 그분만을 열망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세 가지 덕행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신덕, 망덕, 애덕입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우리가 회개한 삶, 끊임없이 당신을 향한 신망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당신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당신의 얼이신 성령을 통하여 은총과 힘을 거저 베풀어 주십니다. 그러나 신망애의 삶에는 우리의 의지적 노력도 꼭 필요합니다.

 

    믿음의 삶
    우리는 하느님과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가르치신’(계시하신) 것을 믿으며, 거룩한 교회가 우리에게 믿으라고 제시하는 모든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믿음을 통하여 우리 자신을 온전히 자유롭게 하느님께 의탁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느님을 믿어라. 나는 분명히 말한다. 누구든지 마음에 의심을 품지 않고 자기가 말한 대로 되리라고 믿기만 하면 이 산더러 ‘번쩍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더라도 그대로 될 것이다.”(마르 11,22-23) 하고 말씀하심으로써 확고한 믿음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믿음을 통하여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된 사람은”(갈라 3,24) 살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나약한 인간이기에 믿음이 때때로 흔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 때일수록 “저는 믿습니다. 그러나 제 믿음이 부족하다면 도와 주십시오.”(마르 9,24) 하고 겸손한 자세로 끊임없이 기도함으로써 믿음을 성장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렇지만 “행동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므로 믿음만으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 행동으로 믿음이 완전하게 됩니다(야고 2,22-26 참조).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하겠다. 그러나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모른다고 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모른다고 하겠다”(마태 10,32-33).

 

    희망의 삶
    우리는 우리를 구원하시어 하느님 나라의 영원한 생명을 주신다는 하느님의 약속에 모든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나라에 초대하시고, 당신 아드님을 부활시키심으로써 우리도 세상 끝날에 부활하리라는 확신을 주셨으며, 마침내 세상과 우리의 구원을 완성해 주시리라는 참된 희망을 갖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참된 희망은 참된 믿음에서 자라납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약속을 주신 분은 진실한 분이시니 우리가 고백하는 그 희망을 굳게 간직하고 서로 격려해서 사랑과 좋은 일을 하도록 마음을 씁시다.”(히브 10,23-24) 하면서 “희망을 가지고 기뻐하며 환난 속에서 참으며 꾸준히 기도하십시오.”(로마 12,12) 하고 권고하였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믿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느끼며 살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이 세상의 불행과 고통에 결코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하느님의 구원이 현실 생활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궁극적으로는 하느님 나라에서 참 행복을 누리리라는 기대를 갖고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랑의 삶
    우리는 하느님을 모든 것보다 더 사랑하고, 하느님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웃을 자신처럼 사랑합니다. 사랑은 하느님에게서 옵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이 사랑의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그 절정에 달합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외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 주셔서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생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가운데 분명히 나타났습니다”(1요한 4,9).

 

우리를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치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우리는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우리도 우리의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 대한 사랑은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자기의 형제를 미워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자가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1요한 4,20)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는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나 모든 인간을 차별 없이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모범을 따라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사랑으로 그 악을 이겨 낼 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산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삶
    예수님께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같이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 5,48) 하고 당부하셨습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며”(1요한 4,8), “사랑은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 완전하게 하기”(골로 3,14)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이 추구하는 완전한 삶은 본질적으로 사랑의 완성입니다. “완전한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 냅니다.

 

그러므로 두려움을 품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완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1요한 4,18). 이와 같이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우리의 생활에 사랑이 넘칠 때 우리는 두려움이나 근심 걱정 없이 늘 기쁨과 평화가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완전한 삶은 우리의 힘과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제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통하여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연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힘과 용기와 지혜를 주실 것이며,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정신을 더욱 깊게 심어 주실 것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언제까지나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사랑입니다”(1고린 13,13).

 

    믿음과 희망과 사랑은 하느님의 자녀가 된 그리스도인의 삶의 원리입니다. 믿음으로 하느님의 구원이 시작되고, 하느님의 구원 약속에 굳은 희망을 갖게 되며, 마침내 하느님을 사랑하고 따르게 되고 그 사랑으로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믿음을 뿌리로 하고 희망을 줄기와 가지로 한 나무가 되어 사랑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 주위에는 불우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통하여 우리와 만나려고 기다리십니다. 개인적으로 또는 이웃과 함께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찾고 구체적인 사랑을 실천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