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심리학적 성경묵상

마태오 27장 32절 ~ 44절 기형적 성격

dariaofs 2019. 5. 21. 03:00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려계실 때에 조롱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비아냥거렸다고 하는데 그런 것은 이해할 수 도 있지만, 예수님 양옆에 매달려 있던 죄수들은 왜 비아냥거렸을까요? 왜 자기 처지도 그러면서 남의 처지를 보고 조롱했을까요?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서 피학증적인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가학적이란 것은 남에게 해를 주는 것이지만 피학적이란 내가 나에게 해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남이 나를 화나게 했는데 내가 나를 때리는 것이 피학증적인 사람들입니다. 


 내가 나에게 해를 주고 자기가 자기를 학대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주로 쓰는 말이 “내 탓이요, 내 팔자야, 내가 지지로도 복도 없지” 등입니다.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자기에게 돌리고 스스로 죄책감에 빠져 사다는데 자기가 자기 몸에 칼질을 해대는 격입니다. 그 마음은 상처투성이겠지요.


   그런데 이렇게 자기를 학대하는 사람들은 반대 성격으로, 즉 수동적 공격형의 성격으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것은 상대방이 속상해할 만한 일을 만들어놓고 상대방이 자기를 공격하게 만드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이 대개 일을 꼼지락 꼼지락하며 해 더 망가트려 놓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수동적 공격형이라고 합니다.


   왜 이런 성격이 형성 되었는가? 브루노 베텔하임(Bruno Bettelheim 1904∼1990)에 의하면 어렸을 때 부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을 당한 사람들이 그런 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 고안해 낸 성격이라는 것입니다.  


 부모 말을 듣는 척하면서도 안 듣고 맞으면서 빠져나올 길을 찾다가 형성된 기형적 성격입니다.  그래서 지옥 같은 상황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정체성을 잃어버리고 대신 자신을 가해자와 동일시해버립니다.  


 자기 부모를 싫어하면서 닮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또 이들은 가족소설을 만들어, 즉 환상적인 가족(Family Romance)을 만들어 그 안에서 위로받고자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자기가 현실의 부모가 아닌 훌륭한 부모나 이름 있는 아버지에게서 태어났다는 상상을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진 아이들은 부모를 깍아 내리려는 욕망과 찬양하려는 욕망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하면서 피학증적이면서도 가학증적인 이중적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이 자기인생을 십자가에 매달아 놓는다는 것입니다.  안 되는 일만 골라서 하거나 남들이 이미 지나간 자리를 찾아갈 일을 찾습니다.  


 자기인생을 십자가에 매달아 놓고 살면서 남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는 것을 조롱하는 성격을 보고 피학증적이면서 가학증적인 이중적 성격을 가졌다고 합니다.  


 자기도 못살면서 남이 못 사는 것을 흉보는 사람들, 자기도 신앙생활화 못하면서 남의 신앙생활 못하는 것을 흉보는 사람들이 대개 그런 이중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불쌍합니다.  이렇게 살게 되면 남들에게 가르쳐 줄 것이 없고 남들이 그 사람을 보고 배울 것도 없고, 또 자신도 자기인생에서 행복을 찾지 못합니다.  


 늘 남 흉보고 험담만 하다가 발이 묶여 굻어 죽습니다.  구제해주기가 어려운 참으로 불쌍한 인생입니다

 

 

홍성남 마태오 신부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