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연애편지 써 보셨나요?
연애편지를 써 보신 분들을 알겠지만,
밤에 써야 더욱 감정이 잘 표현이 됩니다.
그런데 밤에 쓴 편지를 아침에 읽어보면 어떤가요?
아마도 손발이 오그러드는 현상을 겪을 것 같습니다.
밤에 감정이 더 풍요로워지기 때문에 그런거 같습니다.
오늘 1독서의 아가서도 아마도 밤에 쓴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우리가 쓴 연애편지와는 다르게
아침에 읽어도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을 보면
그 사랑이 변하지 않는 순수한 하느님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마리아를 만난 엘리사벳 역시 순수한 기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엘리사벳이 성령으로 가득차 큰 소리로 외쳤다고 하는데
그녀의 기쁨은 이제 우리가 매일 받치는 묵주기도의 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우리도 순수한 사랑과 기쁨을 느낄 때,
그것은 가장 아름다운 기도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삶 안에서 가장 기쁘고 사랑했던 순간이 언제일까요?
첫사랑을 만난 순간,
결혼을 하는 순간,
첫 아이를 낳은 순간,
자녀가 학교를 들어가는 순간이 아니었을까요?
저의 경우, 가장 기뻤던 기억은 세례를 받던 순간,
고해성사를 보던 순간,
성체를 모시는 순간,
수도회에 입회하던 순간,
서원과 서품을 받던 순간,
홀로 성체조배를 하는 순간,
이러한 순간들이 기쁘고 사랑이 넘치는 순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삶이 거룩함으로 변화하는 순간들이
바로 기쁨과 사랑이 넘치는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엘리사벳의 노래는 친척 마리아를 만나는 삶의 순간 안에서
하느님의 현존을 느꼈기 때문에 성령에 가득차 노래를 하게됩니다.
이 노래는 하느님을 찬양하는 동시에 훌륭한 기도가 되어줍니다.
우리가 연애편지를 쓰면서도 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우리가 결혼을 하면서도 그 혼인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가 고해성사를 보면서 그 안에서 하느님의 자비함을 발견할 수 있다면,
내 삶의 순간순간이 아마도 성서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삶을 당신의 역사 안에서 거룩한 성서로 만들고자 하십니다.
우리의 인생이 성서에 담길 수 있는 수많은 성사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잘못도 나의 부족함도 인생이라는 성서에 담기고,
나의 기도와 나의 희생과 봉사도 인생이라는 성서에 담길 것입니다.
우리의 지상여정이 마무리 될 때에는
천국문 앞에서 각자가 쓴 인생이라는 성서를 들고 서 있게 될 것입니다.
이 성서에 더 많은 거룩한 것이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19년 12월 23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 (0) | 2019.12.23 |
|---|---|
| 2019년 12월 22일 대림 제4주일 - 오상선 신부 (0) | 2019.12.22 |
| 2019년12월 20일 대림 제3주간 금요일 (0) | 2019.12.20 |
| 2019년 12월 19일 대림 제3주간 목요일 (0) | 2019.12.19 |
| 2019년 12월 18일 대림 제3주간 수요일 (0) | 2019.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