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미사의 말씀은 무엇이 중요한지 가르쳐 주십니다.
"어리석고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마태 23,17)
"눈먼 자들아! 무엇이 더 중요하냐?"(마태 23,19)
예수님께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반복해서 꾸짖으십니다. 그들이 선택하고 집중하는 일이 예수님 보시기에 점점 더 본질과 멀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전이 더 중요할까요, 성전 안의 금이 더 중요할까요? 또 제단이 더 중요할까요, 제단 위에 놓인 예물이 더 중요할까요? 어린아이도 정답을 알 수 있을 듯한 질문이지만, 영의 가치를 추구하는 이와, 재물이나 자기영광의 가치를 우위에 두는 이에게서는 다른 답이 나올 수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 모르지 않지만,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을 정답으로 둔갑시킬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가르치는 자리에 앉아 입으로는 율법의 조항을 전하면서도 마음과 행동으로는 전혀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게지요. 예수님은 그러한 위선자들에게 "불행하여라" 하고 탄식하십니다.
"성전을 두고 맹세하는 이는 성전과 그 안에 사시는 분을 두고 맹세하는 것이며"(마태 23,21)
하느님께 불리우고 선택된 우리는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사람과 사물과 사건, 그리고 오가는 말에서 하느님을 찾아나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분은 한눈에 쉬이 보이는 법이 잘 없으시니, 숙고하고 묵상하고 인내하고 기다리는 머무름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합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끝이 달이라고 여기지 않는 식별력과 지혜가 필요하지요.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테살로니카 신도들의 그러한 믿음을 칭찬합니다.
"우리가 여러분을 찾아갔을 때에 여러분이 우리를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 하느님께 돌아서서 살아계신 참하느님을 섬기게 되었는지, ... 예수님께서 하늘로부터 오실 것을 기다리게 되었는지"(1테살 1,9-10)
테살로니카 사람들은 사도들의 말을 경청하며 그 안에서 주님의 말씀을 알아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시선을 사도들에게 고정하지 않고 사도들 안에 현존하시면서 그들을 움직이시는 "참하느님"을 바라보았지요. 그리고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다시 오실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희망하는 하늘 나라의 참시민이 된 것입니다.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복음 환호송)
하느님께서 예수님에게 보내주신 이들은 자신들 앞에 펼쳐진, 겉만 번드르한 찰나적이고 가변적인 소리들 너머로 주님의 목소리를 포착합니다. 또 감각과 물질의 껍질들의 틈을 꿰뚫어 본질을 발견합니다. 그 본질이 바로 하느님의 말씀이시고, 하느님의 뜻이며 하느님이십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냐?"
예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물으십니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이런저런 현안들의 껍데기에 만족하거나, 두려움에 자지러져 멈추거나, 마치 그 껍질이 전부인 양 서둘러 구도의 길을 종결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시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벗님! 정말 중요한 것은 감추어져 있습니다. 세속적 성공과 풍요로운 재물, 달콤한 명예가 주님께서 주시는 축복의 전부라고 착각하지 말고, 거기에 안주하지 말고, 진짜를 찾아가는 발걸음을 계속해 나가길 기원합니다.
진짜는, 진짜는 어쩌면 고통이든 실패든 약함이든 죽음이든 우리가 끝까지 피하고픈 포장지로 싸여 올 수도 있답니다. 언제건 어디서건 무엇에서건 누구에게서건 결국 하느님을 찾아내어 그분과 하나 되길 축원합니다.
"믿음의 행위, 사랑의 노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희망의 인내"(1테살 1,3)
사도 바오로가 테살로니카 성도들에게 칭찬했던 이 덕행들이 부족한 죄인인 우리도 참하느님을 발견하게 해 주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 더 믿고 더 사랑하고 더 희망하는 오늘 되시길, 그리하여 진정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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