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미사의 말씀은 용서를 구하고 사랑을 표현하는데 지치지 말라고 격려하십니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루카 7,47)
바리사이 시몬의 집에 초대받으신 예수님께 그 마을의 죄 많은 여자가 찾아옵니다. 눈물과 입맞춤과 향유의 도유는 그녀가 한 인간으로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정성어린 사랑이었습니다.
죄인과의 접촉을 용인했다는 사실에 집착해 예수님의 능력을 의심하는 집주인 시몬에게 그분께서 그녀의 행동을 대신 설명해 주십니다. 그 애절하고 아름다운 행위들은 많은 죄를 용서받은 것에 대한 사랑의 응답이었다고요.
흔히 물질적 봉헌이나 희사 등으로 주님의 마음을 움직이면 용서나 축복을 얻을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예수님을 통해 그 선후 관계가 명확해집니다. 주님의 용서가 먼저이고, 자신이 용서받았음을 인식하는 이가 사랑을 표현함으로써 용서받았음을 증거하는 것이라고요.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루카 7,50)
예수님께서 그 여인에게 구원을 선포하십니다. 죄 많은 이라고 손가락질 받아온 그 여인이, 늘 무겁고 서글프게 자신을 짓누르던 주홍글씨를 떨쳐내기 위해 향유를 준비하여 예수님 계신 곳으로 발길을 돌린 순간 이미 용서는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믿는 그녀의 존재 안에서 이미 자유와 해방이 피어오르게 된 겁니다.
제1독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지역 교회를 이끌고 있는 젊은 티모테오를 격려합니다.
"그대가 받은 은사를 소홀히 여기지 마십시오."(1티모 4,14)
"이 일을 지속해 나아가십시오."(1티모 4,16)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에 대한 사랑은 서간 곳곳에서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서간이 쓰여질 때 바오로는 로마에서 감옥에 갇힌 수인이었고 티모테오는 에페소 교회를 책임지고 있었다고 추정됩니다.
바오로에게 티모테오는 "사랑하는 아들"이라고 부를 만큼 착실한 제자이고 소중한 협력자입니다. 모든 참 예언자가 가는 험한 여정을 헤치며 나아가는 아버지요 스승인 바오로에게 티모테오의 분투와 노력이 참 많이 짠하고 또 대견했을 터입니다.
스승 없이 홀로 공동체를 이끌면서 목자로서의 사명을 지킬 수 있는 힘은, 주님의 제자로서 받은 은사를 믿고 지키는 데서 나옵니다. 또 어떤 어려움과 메마름, 실패와 고독, 허무와 무의미의 유혹에도 꿋꿋이 하던 일을 지속하는 충실함에서 흘러나오지요.
마치 오늘 복음 속 여인이 태산 같이 쌓인 죄의 짐을 지고서도 용서받기 위해 지치지 않고 두려움을 넘어 주님 앞으로 나아갔듯이, 주님의 일을 하는 모든 이는 한계와 도전의 파도가 닥쳐도 부르심과 은사에 대한 믿음을 견지하며 중단 없이 나아가야 합니다.
주님만 바라보고 그분과 함께 참 열심히 살아왔지만 결실이 보이지 않고 현재의 상황이 마치 실패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자신의 나약함과 한계가 온갖 관계와 뒤엉켜, 쉬이 풀 수 없는 매듭처럼 자신을 옭죄어 들 수도 있지요. 그럴 때는 오늘 복음 속 여인처럼 용서의 확신을 안고 주님을 향해야 합니다. 또 사도 바오로의 권고처럼 은사를 소중히 여기며 포기하지 말아야 하지요.
사랑하는 벗님! 언제나 지치지 않고 우리를 용서하시는 주님께 마음을 다해 극진한 사랑을 보여 드리는 오늘 되시길 기원합니다. 그분의 용서는 끝이 없으니, 믿고 떨치고 일어나 그분을 향하는 순간 기적은 시작된답니다. 용서 받았다는 믿음에서 사랑이 나오고, 사랑은 구원을 보증합니다. 용서받은 죄인인 우리 모두를 축복합니다.
오상선 바오로 신부(작은형제회)
'강 론 말 씀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1년 9월 18일 연중 제24주간 토요일 (0) | 2021.09.18 |
|---|---|
| 2021년 9월 17일 연중 제24주간 금요일 (0) | 2021.09.17 |
| 2021년 9월 14일 성 십자가 현양 축일 (0) | 2021.09.14 |
| 2021년 9월 13일 성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0) | 2021.09.13 |
| 2021년 9월 12일 연중 제24주일 (0) | 2021.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