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부러지는 그녀도 힘들 때면 하느님 ‘빽’에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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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현씨. |
류시현(아기 예수의 데레사)씨는 배우이자 방송인이다. 1996년 MBC 문화방송 프로그램 ‘사랑의 스튜디오’로 데뷔한 이래 영화, 연속극, 뮤지컬, 연극배우와 같은 연기 활동뿐 아니라 텔레비전, 라디오 방송 MC, 지도교수 등 다방면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연예계 최초의 멘사 회원이기도 하다. 예전에 한 방송에서 류시현씨는 “학창 시절 전교 1등을 독식했나?”라는 질문에 “이런 이야기는 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지만 특별히 공부를 안 해도, 중학생 때까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다”고 해 주변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이런 수재들은 집중력과 기억력이 뛰어나 “학교 시험은 수업 시간에 공부하는 것만으로 가능하다”고 한다. 류시현씨는 성격이 밝고 적극적이어서 친구들이 많다.
나이와 직업 등 모든 것을 넘어서서 사람들을 좋아하고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는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많으며, 그녀에 대한 주변의 평가도 좋다. 그녀는 또한 전국의 구석구석 명소를 자전거를 타고 달릴 정도로 여행과 라이딩도 좋아한다.
류시현씨는 처음 가톨릭 연극협회가 결성된다는 주보를 보고 자신도 직접 참여하고 싶다고 내게 연락할 정도로 적극적이고 활동적이다.
▶처음에 입교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5살 때 유아세례를 받았어요. 제 의지는 없었지요.(웃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면서 저희 아버지께 세례받으라고 하셨어요. 그때 온 가족이 함께 세례를 받게 되었어요.
▶어떤 학창시절을 보냈나요?
명동대성당 옆에 있는 계성여중을 다녀서, 학교생활과 신앙이 가까웠죠. 중학생 때 학교에 교리 시간도 있었고 견진성사도 받았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모범생이었을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제 안에 에너지가 많아 학업 외 활동도 많이 한 편이에요. 학교에 특이한 일이 생기면 주범으로 선생님들이 저를 찾곤 하셨을 정도예요. 만우절에 종소리를 녹음해서 틀었다가 수녀 선생님께 ‘시간 도둑놈’이라고 혼났던 것은 잊을 수가 없는 사건이지요.
대학교는 시드니에서 다녔는데 당시 한글과 영어를 섞어서 신문을 만들었던 일이 생각나네요. 당시만 해도 꽤 혁신적인 아이디어였는데, 재미난 경험이었고요.
성당에서는 전례 활동도 열심히 했어요. 지금 돌아보면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것은 다 하면서 지내온 것 같아요.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초등학교 때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여자 대통령을 꿈꾼 적이 있어요. ‘저에게 권력의지가 있나?’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는 어려서 공부를 곧잘 하니까 법관이 되길 바라셨어요.
어렸지만 저는 속으로 따분한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중학교 2학년 때 마이크를 잡고 학교에서 행사 진행을 한 적이 있는데 한 선생님께서 목소리가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셔서 무척 기뻤어요.
그게 출발이 되었는지 고등학생 때부터는 방송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어요. 어렸을 때는 어른들의 격려나 칭찬 한마디가 일생의 진로를 바꾸기도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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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현씨는 2017년 세미 뮤지컬 ‘순교자의 딸 유섬이’에서 유섬이 역을 맡아 열연했다. 류시현씨가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와 뮤지컬에 출연한 아역들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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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현씨(사진 오른쪽 흰색 상의)가 2017년 복자 유항검의 딸 유섬이의 묘를 찾아 기도하고 있다. |
▶연기자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많으시던데 특별히 노력하시는 분야가 있나요?
우선 저는 방송인의 이미지가 강해서 연기자로도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책으로 하는 공부뿐 아니라, 생활 체육교육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철인 3종 협회 이사를 역임하면서, 직접 트라이애슬론 운동도 했어요. 특히 나이가 들수록 몸을 움직이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해 자전거는 꾸준히 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이 따로일 순 없잖아요. 건강한 체력에 좋은 생각도 많이 떠오르는 것 같아요.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SNS에 올린 멋진 사진들을 많이 보았어요.
자전거 라이딩을 무척 좋아해요. 부산과 서울 국토 종주, 동해안 일주, 제주도 일주 등 국내 자전거 여행을 했어요.
어디서도 말한 것 같은데, 하루에 두 번, 가장 좋아하는 ‘최애 모멘트(moment)’가 있어요. 어느 여행지를 가더라도 시간과 여건이 맞으면 아침에는 동쪽, 저녁에는 서쪽으로 달려요.
바로 일출과 일몰의 순간을 만나기 위해서죠. 태양의 일출은 표현이 부족할 정도로 창세기의 천지 창조를 보는 느낌이랄까요.
일몰은 정말 인생의 원숙함, 다양한 신비를 느끼게 해줘요. 자연스레 하느님을 느끼며 찬미하게 되지요. 이런 좋은 일을 여행 중에는 매일 볼 수 있다는 것이 축복받은 느낌이에요. 앞으로는 해외 자전거 여행도 해보고 싶어요.
▶글도 잘 쓰시니 여행 체험을 글로 나누어주시면 좋겠네요. 연기자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일은?
공연이 끝나고 딱 한 번 전원 기립박수를 받은 적이 있었어요. 다른 분들께 감동을 드렸다는 자체가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받은 달란트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이 보람이에요.
▶요즘 근황은 어떠세요?
iFM 경인방송에서 매일 오후 2시에서 4시까지 라디오 프로그램 ‘언제나 좋은날 류시현입니다’를 진행하고 있어요. 2018년부터 신문 스포츠월드에 ‘류시현의 톡톡톡’ 칼럼을 연재 중이에요.
연기자로서는 작년 말 공연 ‘스물두 번째 편지’와 드라마 tvN ‘어사와 조이’ 이후 차기작을 준비 중이고 ‘아스달 연대기 시즌2’도 올해 촬영 준비 중입니다.
▶정말 바쁘시네요.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청년들, 인생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요?
무엇보다 ‘자신이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와 ‘자신이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해요. 누구를 혹은 유행을 그저 따라 하기보다는 온전히 ‘나’란 이유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거든요.
남과 다르다고 걱정할 필요 없고 진짜 ‘나’를 만나면 행복해집니다. 그래서 결심이 서면 ‘내가 선택’해서 도전해보시기를 바라요. 도전에 있어서는 쉬운 길보다 힘든 길이 나에게 더 많은 것을 가르쳐 주는 것 같아요.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미리 걱정하지 말고, 미루지 말고 바로 실행해야 합니다. 실패했더라도 분명히 거기에서 배우는 것이 있거든요. 내가 선택한 이상, 책임도 내가 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고요.
▶인생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고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사실 표현은 안 하지만 인생의 매 순간이 어려워요. 가장 좌절했던 순간에 신앙과 기도가 저를 살렸던 것 같아요. 하느님의 뜻이 있다고 믿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 엄마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어요.
“너는 하느님이라는 제일 좋은 ‘빽’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냐”고요. 열심히 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동안의 저의 부족한 신앙 경험일지라도 제게 ‘감사’를 알려주고, ‘긍정의 힘’을 주었어요.
류시현씨는 만나면 항상 웃음 띤 얼굴로 다른 이를 즐겁게 해준다. 아마도 그녀의 내적 에너지가 아이처럼 맑고 순수해서일 것이다.
또한 아이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가 꼭 하고 싶은 앞으로의 꿈은 해외의 어려운 지역에서 아이들을 위한 봉사를 해보는 것이라고 한다.
화살기도를 즐기는 그녀가 자전거로 세계를 달리면서 주님의 기도(에레스뚜 버전) 성가를 부르는 것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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