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로
교회일치운동 나선 가톨릭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계기로
교회 일치 더 진전되길 기대
로마에 관한 오래되고 불경스런 속담 중에 “로마에 가면 신앙을 잃게 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분명 16세기에도 당시 가톨릭신자였던 마르틴 루터와 존 칼뱅, 존 녹스 역시 주고받았을 것이다.
교회가 부패하고 세속화돼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멀어졌다고 본 이들은 교회개혁을 주창했다.
물론 당시 교황청은 상황을 다르게 봤다. 이 ‘가톨릭 개혁가’들은 교황청과 단절하고(사실은 교황이 이들을 파문한 것이지만) 교회개혁을 일으켰다.
교회의 분열과 이어진 종교전쟁은 서구 그리스도교에 균열을 일으켜 로마 가톨릭교회와 다양한 개신교 종파로 나뉘었다.
성 요한 23세 교황과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의 몇몇 지도자들과 신학자들을 한데 모이게 했다.
이들은 이후 하나의 그리스도교 교회로 일치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교황청과 가톨릭교회는 갑작스럽게 교회일치운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16세기 교회 분열 이후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평가되지만, 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령 「일치의 재건」(Unitatis redintegratio)에서 요청한 교회 일치의 ‘회복’을 증진하는 데 조심스러워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시절에는 재미있는 농담이 유행했는데, 교황청이 바라는 교회 일치는 ‘you-come-in-ism’이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다른 종파가 가톨릭교회로 돌아와 교황의 지도력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설적이게도 교회일치에 관해 특별한 계획 없이도 이러한 상황을 바꾸고 있다. 기억하는 한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가 교회일치 ‘회복’을 위한 어떤 큰 행사를 벌인 적도 없는데 말이다.
그리스도인일치촉진부 관리들은 오랫동안 해왔던 대로 대화 모임에 참여하고 있지만, 부서 자체가 무슨 일을 한 적은 없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청과 일치하지 않는 다양한 그리스도교 종파의 지도자들과 개인적으로 만나왔다. 교황은 우정의 표시로 지난 2016년 스웨덴에서 열린 교회개혁 5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그리고 ‘주변부’ 교회에 중점을 두려는 교황의 노력은 가톨릭신자들이 로마와 적절한 거리를 두고 교황청에 대한 무분별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했다.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세계주교시노드는 비록 교황청에서 열리긴 하지만, 여전히 분열된 교회 안에서 가톨릭신자들과 타 종파 그리스도인들이 교황이 할 수 있는 균형점의 역할을 볼 기회가 될 수 있다.
첫 번째 본회의는 10월 4일 시작됐다. 시작에 앞서 성 베드로 광장에서는 대규모 교회일치기도회가 열렸고, 모든 대의원들이 참여하는 피정도 진행됐다.
지난 2년 동안 준비한 이번 세계주교시노드 본회의에서는 오늘날 성령께서 교회에 바라시는 것을 식별하게 된다. 본회의에 참석하는 대의원들이 분열된 교회에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면 좋겠다.
본회의가 가톨릭교회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시간을 낭비하는 셈이다. 교황청은 더 이상 그리스도교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것은 지난 10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끌어 낸 교회 안의 가장 큰 변화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라 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 편집장이며, 1986년부터 로마에 거주하고 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1년 동안 바티칸라디오에서 근무했다. 런던 소재 가톨릭 주간지 ‘더 태블릿’에서도 10년간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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