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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진단] 도박중독 유병률과 청소년 문제행동

dariaofs 2024. 1. 30. 00:47

도박의 개념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우연(chance), 대가(consideration), 보상(prize)이다.

 

우연은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을, 대가는 법률 용어로 결과가 불확실한 사건에 참여하기 위해 돈과 같은 가치 있는 물건을 내놓는 것을, 보상은 이겼을 때 가치 있는 것의 획득을 의미한다.

 

복권 구매는 그 결과가 불확실하고(우연), 복권 구매를 위해 돈을 내야 하며(대가), 복권에 당첨되면 상금을 받는다(보상). 따라서 복권 구매는 도박을 구성하는 세 가지 요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어 도박에 해당한다.

우리나라 성인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5%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는 2년마다 사행산업 이용실태 조사를 하는데 이 조사에 따르면, 도박중독 유병률은 2020년 5.3%, 2022년 5.5%였다.

 

이를 만 20세 이상 우리나라 인구로 추정하면 약 237만 명이 도박중독 유병자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도박중독 유병률은 외국과 비교할 때 2~3배 높은 수준이다.

도박은 청소년 사이에서도 널리 퍼져 있다. 2022년 청소년 도박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학 중 청소년의 평생 도박 경험률은 38.8%, 지난 3개월간 경험률은 25.8%였으며 도박으로 인해 각종 부정적 문제를 경험하는 도박 문제 유병률은 4.8%였다.

 

학교 밖 청소년의 도박 문제는 더 심각하다. 학교 밖 청소년의 도박 문제 유병률은 12.6%로 학교 밖 청소년 100명 중 13명은 도박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하여 거의 모든 청소년의 필수품인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온라인 도박을 경험한 청소년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는 불법 도박에 관여하고 있다.

도박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다른 유형의 청소년 문제행동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도박 문제가 있는 청소년은 음주와 흡연을 더 일찍 시작하며 고독, 공격성, 불안, 우울을 포함한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할 위험이 더 크다.

 

더 나아가 청소년 도박은 범죄로까지 이어진다. 도박 문제가 있는 청소년은 도박하기 위해 또는 도박으로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사채를 빌리고 빌린 사채를 갚기 위해 물건을 훔치는 등 절도나 사기와 같은 범죄 행동에 관여한다.

 

실제로 강도와 절도 범죄 동기 중 유흥·도박비 마련이 차지하는 비율이 성인범보다 소년범에서 압도적으로 높아 청소년 도박은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도박 시작 연령이 빠를수록 도박 문제가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아 청소년이 도박에 관여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도박하는 청소년은 음주, 흡연, 비행 등 다른 문제행동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청소년 문제행동의 공존으로 한 가지 문제행동을 가진 청소년은 다른 문제행동에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청소년 문제행동의 공존과 입시 위주의 교육 현장을 고려한다면, 청소년 문제행동을 개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대신 다양한 청소년 문제행동에 공통으로 관련 있는 위험 요인들을 찾아내고 이들 요인을 다루는 개입 전략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다.

 

학교, 복지관, 청소년 관련 기관이 개인, 관계, 학교, 지역사회 등 다양한 영역에 존재하는 위험 요인을 발굴하고 청소년이 이들 요인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청소년 도박을 포함해서 다양한 청소년 문제행동을 예방하는 효율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