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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 이야기] 1. 전례주년(Annus Liturgicus)

dariaofs 2013. 5. 9. 21:37

 

 

 

거룩한 교회는 일 년을 주기로 정해진 날에 그리스도의 생애와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재현하며, 풍성한 전례로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는 전례주년을 살고 있다.

 

전례주년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체험하며, 이를 기념하고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지향한다.

 

전례주년은 그리스도의 신비가 시간 안에서 현재화(hic et nunc)되는 것이며, 교회가 ‘기념’, ‘현재’, ‘재현’의 의미로서 성사적으로 거행하는 그리스도의 신비이다.

 

즉 교회는 별도의 고유한 주기를 정하여 하느님의 구원 역사, 특히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념하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거룩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교회의 전례주기를 1년 단위로 표시하였다.

 

이 전례주년을 시기, 달, 날짜순으로 또한 종합한 것을 전례주년(Annus Liturgicus)라 하였다. 세상은 그레고리오력에 따라 움직이지만, 교회는 전례력에 따라 살아간다.

 

교회는 그레고리오력을 토대로 여러 교회의 축일을 기념하게 되는데, 이러한 축일에는 고정된 축일이 있고, 이동 축일이 있다.

 

초기 교회에서 전례주년이라는 말은 없었다.

 

오늘날과 같은 시기가 정해진 것도 아니었으며, 따로 축일도 없었다. 사도 시대의 교회에는 유대 문화권에서 성장하였기에, 유대교의 축제일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

 

즉 유대인들의 안식일, 파스카 축일, 오순절, 초막절 등의 주요 주간 축일과 연중 축일을 지켰던 것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유대인들의 전통적 축제의 형식은 지키면서도 그 안에 그리스도교적인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그리스도교만의 축제일로 지내고 있었다.

 

그 예로, 먼저 등장한 것은 주일과 부활 축일이다.

 

주일은 이미 50년대에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정기적인 주간 전례 집회일로 정해졌었다.

 

부활 축일 역시 하루 또는 이틀로 연장되다가 4세기 중엽, 주님의 수난과 부활을 동시에 기념하는 성삼일과 그 준비 기간인 사순 시기 및 부활 시기로 확대되었다.

 

이후, 성탄 축일로 3세기, 동방 교회에 주의 공현 축일이 생겼으며, 4세기에는 서방 교회에서 예수 성탄 축일을 지내기 시작하였다.

 

부활 축일과 사순 시기, 부활 시기의 영향으로 성탄 축일을 기점으로 그 준비기간인 대림 시기와 축제 연장기간인 성탄 시기로 늘어났다.

 

전례주년의 구성은 이동축일과 고정축일의 대표인 부활 대축일과 성탄 대축일이 있다.

 

부활 대축일은 “춘분(3월 21일)이 지난 후 오는 보름 다음 주일”이기 때문에 매년 이동되며, 3월 23일부터 4월 27일 사이에 지내게 된다.

 

성탄 대축일은 초기 교회시기에 로마의 태양신 축제일을 그리스도교에서 예수 성탄 대축일로 지내게 됨으로써 시작되어 그레고리오력에서 12월 25일로 고정되어 있다.

 

이렇게 두 대축일을 정점에 놓고 전례주년을 따지면 아주 쉽게 각 시기들을 알게 된다.

 

즉 일 년의 전례력은 부활신비기간과 성탄신비기간, 그리고 나머지 부분인 연중시기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서 부활 대축일 앞에는 사순시기가 오고, 뒤로는 부활시기가 이어진다(부활신비기간),

 

그리고 성탄 대축일 앞에는 대림시기가 있고, 뒤로는 성탄시기가 된다(성탄신비기간).

 

나머지 시기는 연중시기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전례주년에 대하여 이제 더욱 세부적으로 각 시기별 축일들을 언급하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조학균 신부 작성
1987년 예수회 입회,1995년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 신학부 졸업,1996년 사제서품,1998년 로마 안셀모 대학 전례학 석사,2003년 로마 안셀모 대학 전례학 박사,현재 대전가톨릭대학 전례학교수 및 영성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