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자 료 실

<축제> 시맛 토라 - 다섯 두루마리 축일

dariaofs 2012. 9. 13. 01:12

 

                                                                                     ( 쿰란 동굴 )

 

 

 <유대인의 축제>

 

 시맛 토라-다섯 두루마리 축일

 

2차 대전 중 아우슈비츠에서 벌어졌던 일은 너무 잔혹해서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은 역사의 한 부분이다.

그러나 결국 유다인 멸종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고 이스라엘은 살아남았다.

한 민족의 잔존을 통해, 도대체 어떤 힘이 그들을 줄기차게 살아남게 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유다의 축제 시리이즈에서 끝으로 다루려고 하는 시맛 토라(Simhat Torah)는

그 답을 조금은 제시해 줄 수 있는 이스라엘의 전통 축제이다.

 

초막절 바로 다음날 지내는 이 축제는 원래 세미니 아제렛(Shemini Azeret)이라 불리운 초막절 을 마무리하는 축일이었는데,

11세기 이후 토라를 기념하는 의미가 강해져서 시맛 토라로 불리우 게 되었다.

 

1.유래와 정신

 

성서에 보면 초막절에 관한 명령과 함께 초막절이 끝난 다음날 하루를 더 축일로 지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날이 바로 세미니 아제렛이다.

일반적으로는 초막절의 끝 날로 인식되지만 문헌상으로는 독립된 축일로 기록되어 있다.

 

성서상에는 하루를 더 축제로 지내야 하는 이유가 나와 있지 않다.

그리하여 유다의 옛 현인들은 이 축제의 의미를 아제렛(Azeret)이란 단어의 뜻에서 찾았다.

아제렛은 '모임','회중' 등으로 번역된다. 그것은 또 '멈추어서 기다림'이란 의미도 된다.

 

그러므로 유다인들은 이 단어의 의미를 다음과 같은 비유로 설명했다 :

어떤 왕이 자기 자녀들 모두를 며칠 동안 계속된 잔치에 초대했다.

즐거운 시간을 함게 보낸 후 자녀들이 돌아갈 시간이 되자 헤어짐을 못내 아쉬운 왕은 자녀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애들아, 하루만 더 머물러다오. 너희들이 떠나는 것이 정말 아쉽구나."

유다인들은 하느님을 이 비유에 나오는 왕처럼 생각하고

'헤어짐은 그렇듯 달콤한 슬픔'이라는 자신들의 축제에 대한 전형적인 태도를 세미니 아제렛에서 드러내었다.

 

축제는 짐이 아니라 주님의 궁전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기쁘고 즐거운 잔칫날인 것이다.

이러한 의미가 담겨진 전통축제 세미니 아제렛이 11세기 이후부터 시맛 토라라고 불리워지게 되었다.

 

'시맛 토라'(Simahat Torah)란 '토라를 경축함'이란 뜻으로서

1년을 주기로 행해지는 회당 의식에서의 토라 봉독이 끝났음을 기뻐하는 날로 기념하게 된 것이다.

 

이는 곧 유다인들의 삶에 토라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기억하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바로 이 시대에 토라가 주는 의미를 상황에 맞게 재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미니 아제렛에 토라의 마지막 부분인 신명33-34장을 읽기 시작한 것은 탈무드에 의해서였다.

그 이후 점차 토라를 경축하는 특별예식이 발달되면서 세미니 아제렛은 오히려 시맛 토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

20세기에 와서 소련의 유다인들에게 기적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일어났는데, 그것은 바로 시맛 토라를 통해서였다.

 

1960년대에 엘리 위젤(Elie Wiesel)은 소련의 유다인들을 가리켜 "공포와 두려움으로 인하여 침묵하고 있는 유다인들"이라고 묘사했다.

 그런데 그 말은 그나마도 구세대의 유다인들에게 해당되는 말이었다.

혁명으로 공산화가 된 후 50년이 지나자 유다인들의 집회 및 교육이 공식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었고 유다인들의 문화는 탄압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유다인들이 "유다인 의 특성"을 포기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위험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소그룹의 젊은 유다인들이 시맛 토라 축제 저녁에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의 회당 둘레에 모였다.

 

거기서 그 들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그날 밤 으레히 하듯이 히브리 노래를 부르고 전통적인 유다의 춤을 추었다.

이 모임에 관한 이야기는 점차 퍼져나갔고 해를 거듭하면서 그런 식의 모임은 확산되었다.

 

비록 이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 종교교육도 받지 못한 사람들로서

단지 자기 민족의 유산을 수호하려는 민족의식에서 이런 모임에 참가했다 하더라도 특별히 이날,

시맛 토라 축제를 위해 모였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 할 수 있다.

 

다른 많은 종교적 축제를 지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시맛 토라를 지내기 위해서

그들은 위험을 안고 모였던 것이다. 이 사실은 참 으로 토라가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지켜온 원동력임을 말해 준다.

 

2.의식과 관습

 

시맛 토라 축제의 가장 중요한 의식 두 가지는 토라 행렬과 토라 봉독이다.

토라 행렬을 하카 포(Hakkafot) 의식이라 한다.

축제가 시작되는 날 저녁 이스라엘 회중은 모여서 토라를 모두 궤에서 꺼낸다.

독서자가 독서 할 내용이 담긴 두루마리를 들고 행렬을 인도하여 회당을 보통 7번 돈다.

 

이 행진 때 나머지 두루마리는 행렬에 참가한 사람들이 하나씩 나누어서 나르며,

한 번의 순회가 끝날 때마다 두루마리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 준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두루마리를 운반하는 명예를 갖기 위함 이다.

 

순회하는 동안 그들은 정해진 노래를 부르고 기도문을 암송하는데,

이 때 부르는 성가 중 어떤 것은 다음과 같은 후렴구를 반복한다.

 

 "주여, 우리를 제발 구원하소서. 우리가 승리하게 하소서." 경우에 따라 순회가 끝날 때마다 함께 춤을 추며 노래하기도 한다.

하카포 예식에는 알록달록 한 기름 든 어린이들도 참가시킨다.

 

시맛 토라의 두 번째 주요 의식인 토라 봉독은 이날이 토라의 날인만큼

회중이 모든 성인 남자에게 토라를 봉독할 기회를 주는 예식으로 진행된다.

 

신명33,1-26을 돌아가며 되풀이해서 봉독하는데 참가한 모든 성인 남자가 다 한 번씩 읽을 때 까지 계속한다.

때에 따라서는 시간 절약을 위해 소그룹으로 나누어 예식을 거행하기도 한다.

 

신명33,1-26 봉독이 끝난 후에는 마지막으로 신명33,27-34,12을 한 번 읽고 토라 읽기를 마친다.

그와 동시에 모든 참가자가 일어서서 "굳세게, 굳세게, 우리를 굳세게 하소서"라고 외친다.

유다인들은 모세오경의 봉독을 끝낼 때 늘 이 기도문을 바친다.

 

이처럼 시맛 토라는 이스라엘의 생명인 토라의 날이다.

또한 떠나는 자녀들과 헤어지기 아쉬워 하루를 더 머물기 원하는 하느님의 청에 응하며 하루 더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날이다.

그러므로 이 축제는 다른 모든 축제를 제치고

오늘의 소련에 거주하는 유다인들로 하여금 다시 모여 야훼의 백성의 노래와 춤을 즐기게 하는 힘을 준 축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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