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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수콧-초막절

dariaofs 2012. 9. 9. 03:19

 

 

 

 

<유대인의 축제>

 

 수콧-초막절

 

모든 것이 편리한 오늘날의 생활은 인간에게 전에는 불가능했던 많은 것을 가능케 해준다.

그러나 그 대가로 인간은 그 이전에 조상들이 누렸던 어떤 부분을 포기해야 한다.

 

자연으로부터의 소외는 그 중의 하나다.

유명한 유다교 신학자였던 헤셸(A.J.Heschel, 1907-1972)은 기계화,

산업화된 오늘의 소외상황에서 인간에게는 참으로 '안식(샵밭)'이 필요하며,

안식은 인간이 기계 세계에서 벗어나 잠시 인간적인 세계에 침잠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전통 명절은 잠시나마 과거의 사람들이 살았던 방식을 생각하게 하고,

때로는 그것을 현재에서 재현시켜 줌으로써 그러한 안식을 가능케 해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우리의 경우에도 추석이 오면 마치 조상들이 그러했듯이 햇과일 및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놓고

조상에게 감사하며, 고유 의상을 입고 고향을 찾거나 성묘를 한다.

우리의 추석과 비슷한 이스라엘의 전통 축제로서, 추수 감사의 의미와 함께,

자연으로 돌아감 으로써 자연의 의미를 가장 깊이 되새기는 축제가 바로 초막절이다.

 

1.초막절의 유래와 정신

 

레위 23장에 초막절(Sukkor)에 관한 지시가 나온다.

 

칠월 십오일, 땅의 소출을 거두어들일 때, 너희는 칠일 간 야훼께 축제를 올려야 한다.

이스라엘 국민은 누구나 초막에서 살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은 내가 이스라엘 백성을 에집트 땅에서 이끌고 나올 때 초막에서 살게 했던 일을 후손 대대로 상기시켜 주려는 것이다.

 

초막절은 파스카, 오순절과 함께 유다의 3대 주요 축제이다.

이스라엘력 칠월 십오일부터 7일 간 거행되는데,

자기 집을 떠나 야회에 초막을 짓고 그 곳에서 생활한다고 하여 초막절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파스카와 마찬가지로, 초막절도 최종적으로

추수를 감사하는 고대의 농경 축제였던 것이 출애굽 사건 이후 의미가 확산되어 광야 생활을 기억하는 날이 되었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가장 큰 특징이

그 기간 동안 유다인들이 집을 떠나 수콧(Sukkor, 초막, 임시 오두막)에서 생활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흐르도록 이런 광야 생활의 유산을 지키는 데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견해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하느님의 항구한 보호를 기억하고 생활을 통해 체험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은 에집트를 탈출한 후, 보잘것없는 초막에서 광야 생활을 했다.

전혀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없는 황량한 그 곳에서, 이스라엘은 어느 때이던지 그 상황을 생활을 통해 체험코자 하는 것이다.

초막 그 자체 는 자기들의 집에 비해 힘없고 초라하지만, 그 안에 커다란 하느님의 영의 힘이 현존한다고 유다 인들은 믿는 것이다.

 

둘째, 초막이 가난의 상징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초막절은 추수가 완전히 끝나 사람들의 마음이 풍요로운 시기이다.

그런 시기에 가난한 초막으로 거주지를 옮김으로써 곧 생길지도 모르는 부와 풍요에 대한 자만심을 삼가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초막은 예속으로부터의 자유를 상징한다고 한다.

예속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개인이나 국가의 물리적 예속, 정신적․문화적인 예속, 그리고 인간의 내적(內的) 예속이 그것이다.

물론 이 세 가지 예속을 확연히 구분 짓기 어렵지만

파스카가 첫 번째 예속의 사슬을 끊은 사건을 기념하고, 오순절이 두 번째의 정신적․문화적 예속으로부터의 자유를 강조한다면,

 

초막절은 특히 인간의 내적 자유를 강조한다.

광야를 기억케 하는 초막생활은 여러 가지 종류의 인간을 얽어매는 예속-정욕, 알콜중독, 집착 등-으로부터

인간이 스스로를 해방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초막절은 또한 유다인들의 최종적인 추수감사절이다.

감사는 유다이즘의 주요 특색으로서, 그것은 감사해야 할 어떤 존재가 분명히 있다는 강한 확신에서 출발한다.

쉽게 간파되기도 하지만 초막절이 가지는 또 하나의 본질적 요소는 기쁨이다.

 

초막절에 읽는 성서에는 3번이나 기뻐하라고 하는 부분이 나온다.

기쁨이 유다이즘의 강조 사항이라는 점은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시편을 포함해서 성서에는 물론이고 탈무드 전승 역시 하느님은 기뻐하는 마 음 속에 현존하신다고 전한다.

인간의 삶은 여러 가지를 통해 기뻐해야 하지만, 유다이즘이 기쁨 의 최고의 원천으로 삼는 것은 하느님의 창조 목적이다.

 

그런데 유다이즘에서 말하는 기쁨은 그 자체가 최종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도구로서, 그들은 기쁨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고양시키고자 한다.

초막절은 바로 그러한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축제이며,

초막절의 기쁨에는 얌 키퍼(속죄의 날)를 통해 죄를 속죄 받는 것에 대한 기쁨도 포함된다.

이처럼 초막절은 일종의 출애굽 기념 축제이자 추수감사절이며, 기쁨의 축제이다.

 

2.초막절의 의식과 관습

 

초막을 짓고 그 안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초막절의 의식이다.

유다교는 이 사 항을 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그 법에는 초막의 건축 재료, 건축 방법, 모양 등 상세한 사항까지도 규정되어 있다.

그 규정에 따르면, 지붕의 재료로는 금속이나 가죽을 사용해서는 안 되고 나무나 짚 등을 사용해야 한다.

초막은 집 옆이나 근처에 짓고, 벽은 3면까지만 허용된다.

즉 4면 중 하나는 완전히 뚫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초막 안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오늘날에는 도시 사람들이 대부분 아파트에 거주하므로 초막을 짓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 아파트 옥상이나 뜰에 짓고, 그것이 불가능할 때는 회당 안에다 짓는다.

현재 이스라엘에선 아름다운 초막 뽑기 경연대회를 벌이기도 한다.

 

여행자, 병자, 여자, 어린이는 초막에서 살아야 한다는 의무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가족 전체가 함께 초막생활을 즐긴다. 심한 우천시에는 초막생활이 면제된다.

 

초막생활 중 행하는 재미있는 관습 하나는 매일매일 성조 중의 한 분을 그들의 초막으로 초대 하는 예절이다.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이 들어온다고 믿는 문화권에 사는 우리가 이해하기 쉬운 예식이다.

아브라함,이사악,야곱,요셉,모세,아론 그리고 다윗을 차례대로 초대하는데,

전 가족이 초막 안으로 다 들어온 뒤 다음과 같은 경문을 읊는다.

 

"들어오시오. 우리의 훌륭하신 성조들이여,

들어오셔서 앉으십시오." 그리고 그날의 초대 손님의 이름을 부르며 다시 들어오시라고 외친다.

 

이 관습을 통해 유다인들은 자신들과 성조들과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위대한 성조들과 가족임을 느낀다.

또한 성조들이 지녔던 타인에 대한 환대와 친절도 본받는다.

 

또 다른 주요 관습은 초막절 첫날 네 가지 종류의 나무를 손에 들고 흔들며 기뻐하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이는 추수를 완전히 마친 것을 감사하는 의미이다.

그리고 이 예식은 오늘날 도 회지에 살며 흙을 접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꽃과 열매를 대하는 기쁨을 준다.

 

초막절은 이처럼 광야생활을 기억하고 추수를 감사하며 초막을 짓고 7일간 그 안에서 생활하는 이스라엘의 주요 축제이다.

그리고 모든 것이 비어 있고 인간의 한계가 드러나는 장소-광야를 문명 생활 중에조차

정규적으로 되찾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염원이 담긴 축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