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 속 인 물

자녀교육엔 실패한 사무엘

dariaofs 2012. 9. 19. 02:49

 

  

이스라엘 역사상에서 빛나는 역할을 수행했던 사무엘은 예언자 중의 예언자라고 할 수 있다.


예언자는 히브리어로 ‘나비(nabi)’ 혹은 ‘로에(roeh)’라 하는데

하느님의 말씀을 대변하는 사람으로서 하느님의 뜻을 인간에게 전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이스라엘은 여호수아가 죽은 후 여러 판관들이 등장해 민족을 이끌었다.


그들 대부분은 무사들이었다.

블레셋 민족의 침공으로 이스라엘 민족의 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신앙도 큰 위기를 맞는다.


이스라엘 민족은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사무엘은 하느님의 사람이었다. 그에 의해 신앙이 발전하고 이스라엘은 왕국의 탄생을 맛보게 된다.

이스라엘 민족은 이교도들과의 싸움에서 점점 허약해져가고 블레셋인들에게 성궤까지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그러자 백성들 사이에서 불만과 비난의 소리가 터져 나왔다.


“뭐야, 요즘은 전쟁에서 지기만 하고 이러다 우리 민족은 절단 나는 것 아니야?”

그러나 사무엘은 단호하게 민족을 다스렸다.

 

“쓸데없는 소리, 우리는 야훼 하느님을 모시는 민족이 아니냐? 그러니 더 신앙을 돈독히 가져라!”

그러나 백성들은 사무엘의 말에는 귀 기울이지 않고 더욱 거세게 반항했다.

 

“우리도 왕을 세웁시다. 왕이 없으니까 나라가 힘이 없는 것 아닙니까?”

“옳소!”

결국 사무엘은 12지파를 불러 모아 왕을 선출했다. 야곱의 막내아들 베냐민 지파가 선택되었다.

이어서 베냐민 지파 중에서 사울이 초대 왕으로 뽑혔다.

 

사무엘은 이스라엘 민족의 중흥의 주역이었으며, 왕국의 건설자 역할을 했다.


그의 이런 역할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의한 것이었다. 하느님의 일은 재능과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이 우선한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하느님의 부르심이 없고, 부르심이 있어도 인간의 응답이 없다면 모든 게 소용없는 것이 되고 만다.

 

위대한 예언자 사무엘도 가정적으로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늙은 나이에 두 아들 요엘과 아비아를 판관으로 임명했다.

그런데 아들들은 아버지의 길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느라 법대로 다스리지 않았다.

 

드디어 이스라엘 장로들이 사무엘에게 몰려왔다.

“당신은 늙고, 아들 둘은 저렇게 엉망이니 어떻게 합니까?”

 

이런 비난의 말을 들었을 때 사무엘은 무척 마음이 상했을 것이다.

위대한 예언자 사무엘도 자식교육엔 실패 했던 것일까?

 

요즘의 사회를 봐도 덕망 있는 큰 인물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모습을 닮지 않고 타락한 삶에 빠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때로는 자식들의 잘못된 삶이 아버지의 입신과 출세를 가로막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무엘에게도 두 아들의 타락은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는 구실이 되었다. 


사무엘은 가정보다는 외부에서 주로 활동했을 것이다.

특히 늘 분주하게 이스라엘 곳곳을 순회하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가르쳤을 것이다.

 

당연히 자녀교육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또 사무엘의 아내는 성서에 전혀 언급이 없다.

주로 두 아들은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것이 분명하다.

 

자녀교육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린 시절의 교육이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특히 부모는 자녀들의 거울이다. 어쨌든 사무엘은 자녀농사(?)에는 실패한 인물이었다.

 

구약에서 보면 사제인 엘리도 아들들의 교육에 실패하여 하느님의 진노를 샀다.


엘리의 아들들은 여러 가지 악한 일과 성막에서 간음을 저질렀다. 아버지가 훈계했으나 전혀 효과가 없었다.

하느님의 경고도 무시하는 아들들 때문에 결국 엘리 가문은 멸망하고 말았다.

 

엘리의 가장 큰 잘못은 악한 자식을 사제직에 그대로 둔 점이다.

 

사무엘도 비슷한 경우였지만 사무엘은 하느님의 말씀과 경고에 순응했다.


또 사무엘은 엘리처럼 우유부단하거나 나약하지 않았다.

엘리가 하느님보다 아들들을 더 중요하게 여긴 잘못을 사무엘은 범하지 않았고 평생을 청렴결백하게 살았던 인물이다.

 

오늘날에도 공직자나 지도층 인사의 자녀들이 타락하고 사회에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사무엘을 거울삼아 자녀교육을 되돌아본다면 좋을 것이다.

 

한국의 유명한 어느 재벌 총수가 한 말이 문득 생각난다.

 

“난 평생 내가 마음먹고 계획했던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자식농사만큼은 마음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이래저래 부모에겐 자식이 애물단지(?)인가보다.

 



                       ~ 서울대교구 허영엽 마티아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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