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10월 28일 가해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축일

dariaofs 2014. 10. 28. 01:00

 

 

성 시몬

루가 복음 6장 15절과 사도행전 1장 13절에 등장하는 유대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혁명당원이란 별명이 붙어 있는 성 시몬은 가나안 사람으로서(마태 10,4; 마르 3,18) 그리스도의 제자였다.

 

서방 전승에 의하면 성 시몬은 이집트에서 설교하였고, 성 유다 타데오(Judas Thaddaeus)와 함께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에서 복음을 선포하였고, 페르시아(Persia)로 갔다가 그곳에서 함께 순교하였다고 전한다.

하지만 어떻게 순교하였는지는 분명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전해 오는 여러 가지 전승 중에는 십자가형을 받았다는 것도 있고, 톱으로 몸의 절반이 잘려 순교하였다고도 한다.

 

그래서 예술적으로 시몬을 표현할 때는 큰 톱이나 십자가와 함께 묘사를 한다. 동방 교회 카에사리아(Caesarea)의 바실리우스(Basilius)에 따르면 성 시몬은 에데사(Edessa)에서 평화로이 운명하였다고 한다.

 

성 유다

루가 복음 6장 16절과 사도행전 1장 13절의 12사도 명단을 보면 그의 이름은 유다(Judas)이고, 마태오 복음과 마르코 복음에서는 타대오라 부르나 분명한 것은 그가 가리옷 사람 유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유다의 편지에서 저자는 자신을 야고보(Jacobus)의 동생이라 하고, 마태오 복음 13장 55절과 마르코 복음 6장 3절에는 주님의 형제라는 언급이 나온다. 그러나 오늘날 학자들은 유다가 12제자의 유다이지만 유다의 편지의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전설에 의하면 성 유다는 메소포타미아에서 설교하였고, 위경인 시몬과 유다의 수난기에는 페르시아에서 이들 두 사도가 설교하다가 순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강론   :   (루카 6,12-19)

 

<생명의 책>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야고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루카 6,14-16)."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 열두 사도의 명단을 하나의 문서로 볼 수도 있는데,

그 경우에 이 문서를 구원받을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는

'생명의 책'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부정한 것은 그 무엇도, 역겨운 짓과 거짓을 일삼는 자는 그 누구도

도성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오직 어린양의 생명의 책에 기록된 이들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묵시 21,27)."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된다는 것은 '구원 받음'을 상징합니다.

그런 책이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복음서에 열두 사도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은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열두 사도의 명단에는 배반자 유다의 이름도 들어 있습니다.

(이 명단은 유다가 배반한 사실에 관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하나의 명단에 들어 있긴 하지만, 유다의 경우에는 생명의 책이 아니라

'죽음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셈입니다.

 

성경에 '죽음의 책'이라는 말은 없지만,

사람들의 행실을 모두 기록한 책이 있습니다.

"죽은 이들이 높은 사람 낮은 사람 할 것 없이 모두

어좌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책들이 펼쳐졌습니다.

또 다른 책 하나가 펼쳐졌는데, 그것은 생명의 책이었습니다.

죽은 이들은 책에 기록된 대로

자기들의 행실에 따라 심판을 받았습니다(묵시 20,12)."

'생명의 책'이 아닌 다른 책들은 '죽음의 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든 이 두 책을 합하면 하나의 '살생부'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도 '생명의 책'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클레멘스를 비롯하여 나의 다른 협력자들과 더불어

복음을 전하려고 나와 함께 싸운 사람들입니다.

이 모든 이들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습니다(필리 4,3)."

 

"이 모든 이들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 적혀 있습니다."

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은

"이 모든 이들은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충실하게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시는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의 책'에 한 번 이름이 기록된다고 해서

끝까지 자동적으로 그 기록이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간에 자격을 잃으면 이름이 지워집니다.

"승리하는 사람은 이처럼 흰옷을 입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생명의 책에서 그의 이름을 지우지 않을 것이고,

내 아버지와 그분의 천사들 앞에서

그의 이름을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묵시 3,5)."

 

열두 사도의 명단에 배반자 유다의 이름이 들어 있는 것은

그도 한때는 사도였고 생명의 책에 이름이 기록되었음을 나타내지만,

동시에 '배반자'로 기록되어 있는 것은

그의 이름이 생명의 책에서 지워졌음을 나타냅니다.

 

베드로 사도는 이름이 지워질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을 겪었지만

바로 통회함으로써 끝까지 이름을 지켰고,

배반자 유다는 자기 잘못을 뉘우치기만 하고

회개는 하지 않음으로써(마태 27,3-5) 이름이 지워졌습니다.

 

<배반자 유다가 멸망했을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불행하여라, 사람의 아들을 팔아넘기는 그 사람!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마태 26,24)."

"불행하여라." 라는 말씀은 유다의 멸망을 예언하신 말씀이고,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라는 말씀은,

유다 자신이 "차라리 내가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하면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시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생명의 책에 들어 있는 이름을 지우신다는 말을 거꾸로 생각하면

그 책에 이름을 기록하는 일도 예수님께서 하신다는 뜻이 됩니다.

어떤 사람의 이름을 생명의 책에 기록하거나

아니면 그 책에서 지우는 권한은 예수님의 권한입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

 

그래서 예수님을 믿어야 하는데,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선과 사랑을 실천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믿음입니다(야고 2,17).

믿음이 죽은 사람은

그 이름이 생명의 책에서 죽음의 책으로 옮겨질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우리가 조금만 잘못해도 그냥 무자비하게

우리의 이름을 지우시는 분이 아닙니다.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서 헤매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최종적으로 이름이 지워지는 사람은

예수님께서 이름을 지우시기 전에

그 자신이 스스로 자기 이름을 지우는 사람입니다.

회개하기를 거부함으로써...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