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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이땅에 평화] 간추린 평신도 역사

dariaofs 2014. 11. 10. 08:46

평신도, 새 시대의 시작을 알리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문헌 「교회헌장」은 평신도를 “그리스도의 사제직과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함으로써 그리스도교 백성으로서의 사명을 교회와 세상에 실천하는 이들”이라고 정의한다.

 

평신도가 이처럼 교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 비중이 작게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간추린 평신도의 역사」(후안 마리아 라보아 지음/김영식 옮김)는 평신도가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됐는지를 한눈에 보여준다. 평신도의 역할과 가치를 재발견하게 하는 책의 요지를 정리한다.

 

 

▲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평신도 사도직의 가치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1962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 개막미사 모습.

 

 

복음 선포가 시급했던 초대 그리스도인들은 하나의 공동체로 가장 평등했다. 하지만 잦은 분파와 이단으로 인해 공동체와 교회의 일치가 더욱더 필요해지면서 교회는 점점 위계 조직으로 바뀌었다.

 

교회가 위계화되면서 직무를 ‘사제화’ 했고, 스스로를 사제직과 동일시했던 성직자에게 조금씩 교회의 역할이 집중됐다. 반면 성직자가 아닌 이들은 수동적 역할에 머물게 되고, 적어도 지도와 통치 역할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졌다.

 

수많은 신자를 가진 교회는 조직 운영을 위해 수직적ㆍ중앙집권적 체제가 필요했기에, 교회 역시 당대에 만연한 절대주의 정치 체제를 모방할 수밖에 없었다.

 

신자들과 개별 공동체는 숫자에 불과했고, 교회 당국은 복음적 논거를 활용해 소수 성직자에게 맡겨진 권력의 효율성과 집중성을 추구했다. 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과 초대 교회사를 부분적이고 편향적으로 해석한 결과였다.

 

종교 개혁과 산업화 등으로 평신도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커졌고, 평신도 신심 운동도 활발해졌다. 그 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평신도 사도직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면서 지금에 이른다.

 

평신도들은 교회와 세상에서 끊임없이 자신들의 역할을 찾으려 했고,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했음은 교회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성직자 수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본당과 교구에서 평신도의 실질적 역할이 조금씩 많아지고 평신도들의 신학 교육이 늘어나면서 필연적으로 교회 조직에서 큰 변화가 생겨났다.

 

그러나 여전히 성직자들은 평신도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그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그들의 인원과 역할이 급증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성직자들은 이러한 교회의 변화를 수용하기보다는 꺼리고 경향이 더 많다. 이런 이유로 평신도의 다양한 사목적 조언들은 아직도 대부분 교구에서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주교시노드 교부들은 하느님 백성에게 보낸 메시지(1987년)에서 이렇게 단언한다. “우리는 함께 숙고하면서 평신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 그 존엄성과 그 책임을 심화시키려 했다.

 

 평신도, 성직자, 수도자로 구성된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부, 성자, 성령의 일치 안에 결합된 하나의 백성이기에’ 동일한 존엄성을 갖는다.

 

이런 존엄성은 세례성사에서 나오며, 세례성사를 통해 사람들이 그리스도와 교회 공동체와 합체되고 성덕의 삶으로 불린다.”

 

평신도들은 자신의 존엄성과 역량에 대한 의식을 잃지 않았다. 지금은 평신도들이 자신에게 걸맞은 위치와 역할을 필연적으로 얻게 되는 새 시대의 시작이다.

 

 

남정률 기자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