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11월 23일 가해 그리스도왕 대축일

dariaofs 2014. 11. 23. 00:58

 

                                                                  (마태 25. 31-46)

 

어느 성당을 가거나, 그리고 어느 집을 가거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늘 보는 것이 있습니다. 성당에 오기만 하면 이것을 안 볼 수가 없고 지금 이 순간 이것을 가지고 있는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목에 걸고 있는 분도 있고, 팔목에 가지고 있는 분도 있고, 손가락에 가지고 있는 분도 있죠? , 바로 십자가입니다. 십자가는 그냥 보기에는 참 처참하고, 무섭습니다.

 

 슬퍼 보이기도 하죠. 고통 받는 예수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죠. 그렇지만 우리는 이 십자가를 보고 그런 감정보다는 감사함, 기쁨, 희망 같은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됩니다.

 

 이 모습은 불편함과 고통이 아니라 희망과 승리의 상징이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은 예수님 당시의 원로, 사제, 율법학자들의 승리로, 그리고 예수님과 제자들의 패배로 비쳐질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사람들의 그러한 생각을 뒤엎으시고 예수님 자신이 이 세상 마지막에는 심판주로서 군림하실 강력한 존재이신 것을 밝히면서 동시에 사람들의 고정관념들을 부수시려고 오늘 복음 말씀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율법학자들은 하느님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율법의 준수가 필요하다고 가르쳐 왔고 사제들은 전례와 성전을 중요시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것들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으십니다. 그것은 일상생활의 차원에서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하는 방법에 구원의 기준을 두는 것이었습니다.

 

율법이나 계명이 주는 것은 하나의 기준에 불과합니다. 그것은 하느님께 다가가기 위해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궁극적이지는 않죠?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의 행동, 마음에서 이루어지는 이웃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의 모범을 바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보여주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십자가를 희망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왕이라면 정말 백성들을 위해서 백성들이 가장 원하고, 백성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저 겉으로는 십자가의 고통, 초라함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 안에 담겨진 무한한 사랑과 부활로 예수님은 우리를 구원이라는 놀라운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그러니 그런 그리스도왕을 둔 우리는 참 행복합니다. 다만 한 가지, 그리스도왕의 대축일을 보내면서 예수님과 같은 마음으로 다른 이들을 먼저 사랑하고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세상의 왕의 모습이 아닌 십자가 위의 왕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좀 더 멋있고 성숙한 신앙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도 본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