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12월 11일 나해 대림 제2주간 목요일(성 다마소 1세 교황)

dariaofs 2014. 12. 11. 04:00

 

에스파냐 혈통을 가진 성 다마수스(또는 다마소)는 아마도 로마에서 태어난 듯하고, 사제였던 자신의 부친 교회에서 부제가 되었다가, 366년의 치열한 선거에서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이때 교황 선출에서 패배한 반대파는 우르시누스(Ursinus)를 대립교황으로 옹립하는 비극을 맛보아야 했다.

 

결국 이 분쟁은 반대파가 비극적 종말을 맞았으며, 우르시누스가 발렌티니아누스 황제로부터 유배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평정되었으나, 다마수스 교황을 반대하는 무리들은 그의 재임 기간 동안에 늘 도전하였다. 그의 선출은 로마(Roma) 시노드에서 무혐의로 판정되었다.

다마수스는 아리우스주의(Arianism)의 강력한 반대자였고, 381년의 콘스탄티노플 공의회(Council of Constantinople)에 대리자를 파견하여 아리우스주의를 단죄하는 교황청 교서를 수락케 하였으며, 성령은 신성이 없다는 마체도시우스의 교리를 단죄하였다. 그도 그의 재임 기간에는 동서방의 황제이던 테오도시우스로 하여금 그리스도교회가 제국의 종교로 선언토록 하여 교회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성서학자이던 다마수스는 성서의 정경을 발표하였고, 374년의 로마 회의를 통하여 올바른 성서를 명시하는 업적을 쌓았다. 유명한 성서학자 성 히에로니무스(Hieronymus, 9월 30일)는 그의 비서였다. 그러므로 다마수스는 히에로니무스에게 성서 주석을 비롯하여 불가타 성서 번역을 부탁하였다.

 

 많은 잡음이 있었지만 그의 재임 기간에 이룩한 일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또한 그는 교회 중의 최고 교회로서 로마를 선언하였고, 카타콤바와 성소, 순교자들의 무덤을 복원하였으며, 이곳을 순례하여 순교자들의 신앙을 본받도록 격려하였다. 그는 위대한 교황이었다.

강론   :       (마태 11,11-15)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마태 11,11)."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은 그냥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좁은 뜻으로는 구약시대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세례자 요한은 신약시대를 준비한 예언자였다는 점에서

구약시대 사람들 가운데 가장 위대한 인물입니다.

 

'하늘나라' 라는 말은 여기에서는 신약시대(메시아 시대)를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심으로써 신약시대(메시아 시대)가 시작되었고,

신약시대는 구약시대보다 위대합니다.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 이'는 신약시대의 은총을,

또는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은총을 조금이라도 받은 사람을 뜻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크다는 말은

세례자 요한을 깎아내리는 말이 아니라 신약시대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말이고,

신약시대를 준비한 요한의 위대함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말입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은 구약시대의 마지막 예언자이면서

동시에 신약시대의 첫 번째 예언자입니다.

그는 구약시대의 마지막 예언자라는 점에서는

'하늘나라의 가장 작은 이'보다 더 작은 인물이지만,

신약시대의 첫 번째 예언자라는 점에서는

하늘나라에 속한 다른 위대한 인물들보다 더 위대한 인물입니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의 반대말은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이들'입니다.

이 말에서 예수님께서 니코데모에게 하신 말씀이 연상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위로부터 태어나지 않으면 하느님의 나라를 볼 수 없다(요한 3,3)."

"육에서 태어난 것은 육이고 영에서 태어난 것은 영이다(요한 3,6)."

 

구약시대에 속한 사람들은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이고,

아래로부터 태어난 이들이고, 육에서 태어난 이들입니다.

신약시대에 속한 사람들은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이들이고,

위로부터 태어난 이들이고, 영에서 태어난 이들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시간적으로는 구약시대에 속하면서도

영적으로는 하느님에게서(위로부터, 영에서) 태어난 사람입니다.

 

구약시대는 '율법의 시대'이고,

신약시대는 '복음의 시대, 은총의 시대'입니다(로마 3,21-31).

구약시대는 '벌'을 안 받으려고 노력했던 시대이고,

신약시대는 '상'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시대입니다.

구약시대는 지옥에 가는 것을 피하려고 노력했던 시대이고,

신약시대는 천국에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시대를 구분하는 것은

인간들의 신앙생활 모습이 그렇다는 뜻이고,

하느님 쪽에서 보면 서로 다른 두 개의 시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하나의 시대만 있을 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나이고, 영원하고,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심으로써 신약시대가 시작되었는데,

신약시대가 시작되었다고 해서 구약시대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구약시대는 일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바리사이들이 율법 문제로 자주 다툰 일이 좋은 예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바리사이들 같은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복음과 은총을 중심으로(바탕으로) 믿음과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생활은

소극적으로 율법을 실천하면서 죄만 안 지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신앙생활보다

더 위에 있고, 더 위대합니다.

물론 죄 안 짓고 착하게 사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신앙생활을 해야 합니다.

요한 1서 저자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사랑하지 않는 자는 죽음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습니다(1요한 3,14)."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죄 안 짓고 착하게 살면서도 사랑이 없는 경우가 있을까?

정말로 착한 사람이라면 사랑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랑이 없다면 그 '착함'은 진짜 '착함'이 아니라 '위선'입니다.

착한 척 하면서 하느님과 사람들을 속이는 짓이라는 것입니다.

 

"요한이 바로 오기로 되어 있는 엘리야다(마태 11,14)." 라는 말씀은

사실은 "내가 바로 메시아다." 라는 선언입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태 11,15)." 라는 말씀은

"제대로 새겨들어라." 라는 뜻이고,

"듣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행동으로 실천하여라." 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메시아라는 것을 믿는다면,

그리고 메시아께서 주시는 구원과 생명을 받기를 희망한다면,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야 하고,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대림시기는 성탄절이라는 하나의 '행사'를 준비하기 위한 시기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메시아로 오셨음을 믿고, 환영하면서,

예수님을 더 잘 따라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가장 강조하신 것은 '사랑'입니다.

그러니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또 가장 크게 반성하고 회개해야 할 것은,

"사랑을 얼마나 잘 실천하고 있는가?"입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