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2014년 12월 28일 나해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dariaofs 2014. 12. 28. 00:30

 

 

하느님의 제단 앞에서 부부로서의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두 남녀에게, 왜 이 사람과 결혼하려고 합니까?라고 물으면 서로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여기에는 누가 강제로 시키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책임을 가지고 결단했다는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당연한 일이지만 이것은 두 사람의 의식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고 신앙의 눈으로 보면 달라집니다.

 

인간은 매우 나약한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보잘 것 없는 나약한 인간의 일생을 섬세하고 자상하게 유지해 주고 도와주고자 하는 생각에서 두 남녀를 부부로 묶으십니다. 

 

하느님의 생각에 서서 보면, 두 남녀의 서약은 하느님의 요구에 대한 수락인 것입니다.

 

창세기 2장에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반려자를 주실 때의 이유를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맞는 협력자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란, ‘혼자서는 인생을 완성할 수 없고, 충실한 인생을 보낼 수 없고, 인간으로서 풍요롭게 될 수 없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 깊은 사람은 ‘하느님께서 항상 내 편에 계시며 나를 지켜주시고 이끄시며, 필요한 때에는 도와 주시기 때문에, 나는 혼자라도 괜찮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지켜주시고 도와주시며 이끄시기 위해서, 그리고 풍요롭게 하시기 위해서, 끊임없이 손길을 뻗쳐 주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믿음입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위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친근한 동반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하느님의 입장에서 결혼을 생각한다면, 결혼식의 의식은 두 사람이 하느님으로부터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적으로 대답하라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의 서약은 동시에 하느님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서약이기도 한 것입니다.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작은 생명이 성장하고, 스스로 인생을 완성해 나가기 위해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고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답하는 부모의 바른 자세입니다.

 

좋아한다 싫어한다고 하는 인간적인 감정을 초월한 측면이 부부 그리고 가족 안에 있습니다. 이 사람의 일생에 확고히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는 하느님의 생각을 확고히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그곳에 성가정이 참 모습이 있습니다.

 

 

유영근 야고보 신부(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