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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송 신부의 ‘우리시대 교황님들’] (3-下) 착한 교황- 요한 23세 교황

dariaofs 2015. 6. 28. 04:00

새로운 교황상 보여줘

처음으로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회칙 발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는 항상 ‘파격’이란 수식어가 뒤따릅니다. 그런데 교구 사목국장 손희송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서 역대 교황님들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교황주일을 맞아 역대 교황들의 역사를 알기 쉽게 정리한 손희송 신부의 강의록을 요약하여 전합니다.
본 내용은 지난 6월 19일 교구 성소국이 주최한 본당 성소후원회 임원연수의 일부입니다.
좋은 내용을 전해주신 손 신부님께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신앙의 본질 지키되 세상에 대한 부정일변도 시각 청산

교회일치 운동에도 박차

 
교황은 공의회가 신앙의 본질과 그것의 역사적인 형태를 구분하면서, 과거로부터 전해 내려온 신앙을 보존하되 어떻게 오늘날의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선포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두기를 원했습니다. 공의회의 임무는 과거의 신앙 정식들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노력을 통해’ 현대에 중개하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교황은 오랜 동안 지속되어 왔던 가톨릭 교회의 세상에 대한 부정일변도의 시각과 방어적 자세를 청산하고자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요한 23세는 전임 교황들이 대단히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교회일치 운동을 공의회의 주요 관심사로 삼았습니다. 그 스스로도 1054년에 갈라져나간 동방교회와 1517년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에 생겨난 개신교회와의 일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화를 추구하였습니다. 하지만 전통주의자들은 요한 23세가 추진한 교회일치 대화를 비난하고 배척하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서 진리가 상대화되고 경계가 흐려져 위험해진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전통에서 열매 맺은 교황

“믿는 사람은 두려움에 떨지 않습니다”

 

△ 요한 23세 교황이 실시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는 전 세계 2,540명의 주교들이 참석했다.



본래 요한 23세 교황은 전통을 존중하는 보수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가톨릭 교회의 전통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를 겁내어 전통을 무조건 답습하려는 전통주의자들과는 달랐습니다.

그는 본질적인 것을 드러내고 그에 방해되는 부수적인 것을 털어버림으로써 전통에서 열매를 맺는 길을 택하였다. 보수적 면모를 지녔던 요한 23세가 이렇게 가톨릭 교회의 쇄신에 물꼬를 튼 것은 항상 시대를 향해 마음을 열고 있었고, 관심을 기울이면서 대화하는 자세로 배우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 없이 자신을 개방하고 배우려는 자세는 그의 굳건한 신앙에서 우러나온 것이었습니다. “믿는 사람은 두려움에 떨지 않습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었습니다. 요한 23세는 굳건한 신앙을 지녔지만, 결코 굳어진 채로 머물지 않고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대해 개방적이고 호의적일 수 있었습니다. 이런 그를 세상과 교회는 ‘착한 교황’이라 부르면서 사랑하였습니다.

 

‘착한 교황’이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발표한 회칙

무기 경쟁 중단과 무기 감축 제안

뉴욕 타임즈, “꿈 같은 소리”

 

△ 요한 23세는 처음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회칙 ‘지상과 평화’를 반포했다. 모든 무기경쟁의 중단과 핵무기를 포함한 무기 감축을 제안한 그의 회칙에 대해 매스컴은 “꿈 같은 소리”라 비난했다.



요한 23세는 1963년 4월 11일에 처음으로 인류 전체를 대상으로 발표한 회칙「지상의 평화」에서 모든 무기경쟁의 중단과 핵무기를 포함한 무기 감축을 제안하였습니다. 평화는 깨질 수 있는 군사적 균형이 아니라 오로지 상호 신뢰와 건전한 이성의 법률에 의해서만 정착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 나온 제안이었습니다.

당시 동서 냉전의 시대에 강대국의 군비 경쟁에 불안에 떨던 많은 이들은 이 제안을 반겼습니다. 하지만 군축 제안이 미국 정치와 상반된다는 사실을 인식한「뉴욕 타임즈」는 ‘꿈같은 소리’라고 빈정거렸습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우파 정치인들과 매스컴, 그리고 교회 내의 보수주의자들은 공산주의자들을 이롭게 한다면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였습니다.

 

여전히 존경과 사랑 받는 교황 요한 23세

교회의 지속적인 쇄신 물꼬 터


교황 요한 23세는 1963년 6월 3일 위암으로 81세의 나이로 선종하였습니다. 전 세계가 ‘착한 교황’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그는 베드로 성당 지하 교황 무덤에 안장되었습니다. 요한 23세는 2000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복되었고, 2014년 4월 27일에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시성되었습니다. 그의 유해는 베드로 대성당 유리관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요한 23세는 지금도 여전히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교황상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가톨릭 교회 역사에 근본적인 전환점을 마련하였기 때문입니다.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소집하여 교회의 지속적인 쇄신, 가톨릭 교회 밖의 사람들도 모두 포용하려는 개방적인 자세, 대결보다는 대화를 추구하는 쪽으로의 방향 전환을 이루어냈던 것입니다.

 

<4편 ‘바오로 6세’에서 계속>

글| 손희송 신부(교구 사목국장)
정리| 서동경 안나(홍보국 언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