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릭스 데 구즈만(Felix de Guzman)과 아자(Aza)의 복녀 요안나(Joanna)의 아들인 성 도미니코(Dominicus)는 에스파냐 북부 부르고스(Burgos) 지방의 칼라루에가(Calaruega)에서 태어났고, 1184-1194년 사이에는 팔렌시아의 대학교에서 수학하였으며, 아마도 학업을 계속하는 중에 그곳에서 서품된 듯하다.
그는 1199년에 오스마(Osma)에서 주교좌성당 참사회원으로 임명되었다. 또 그는 1203년에 오스마의 복자 디에고 데 아제베도(Diego de Azevedo, 2월 6일) 주교를 수행하여 프랑스 남부 랑그도크(Languedoc)로 가서 알비파 이단을 상대로 설교하였고, 시토회의 개혁을 도왔다. 1206년에 그는 알비파(Albigenses) 지역인 프루이유(Prouille)에서 여자 수도회를 설립하였고, 수많은 수도자들에게 강론하였다.
1208년 교황대사 베드로 카스텔란이 알비파에 의해 피살되었을 때, 교황 인노켄티우스 3세(Innocentius III)는 그들을 상대할 십자군을 조직하고 그 대장으로 몽포르의 시몬 4세(Simon IV de Montfort) 백작을 임명하였다. 이때의 전투는 7년간이나 계속되었다. 성 도미니코는 이 군대를 따라다니며 이단자들에게 설교하였으나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1214년 시몬 4세가 그에게 카세네일의 성을 주었는데, 이때 그는 여섯 명의 동료들과 함께 알비파의 회개를 위하여 활동할 수도회를 세웠다. 그리고 이 수도회는 그 다음 해에 툴루즈(Toulouse)의 주교로부터 교회법적으로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1215년 제4차 라테라노(Laterano) 공의회에서 자신의 설교자회가 승인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다음 해에 교황 호노리우스 3세(Honorius III)로부터 승인을 받고 도미니코 수도회 일명 설교자회가 설립되었다.
그 후 성 도미니코는 수도회의 조직을 위해 여생을 보내면서 이탈리아, 에스파냐 그리고 프랑스 등지를 다니며 순회 설교를 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많은 회원이 새로 입회하면서 수도회도 정착 단계에 들어서게 되었다. 이 새로운 수도회는 지성적인 생활과 대중들의 요구를 잘 조화시켜 회개운동을 꾸준히 전개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그는 1220년에 볼로냐(Bologna)에서 수도회의 첫 번째 총회를 소집하였고, 그 이듬해 8월 6일 그곳에서 운명하였다. 그는 헝가리 순회 선교에서 얻은 병으로 인해 일생을 마감한 것이었다. 그는 1234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9세(Gregorius IX)에 의해 시성되었으며, 천문학자의 수호성인이다.
강론 : (마태 17,14ㄴ-20)
<믿음>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제자들이 예수님께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묻자(마태 17,19),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산더러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가라.' 하더라도 그대로 옮겨 갈 것이다.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마태 17,20)."
예수님께서 마귀들을 쫓아내신 일을 마귀 쪽에서 생각하면,
마귀들이 예수님을 두려워해서 예수님의 명령에 복종한 일입니다.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한 것은
마귀가 제자들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것은 예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마귀들은 믿음 없는 사람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뜻이 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이라도 있으면"이라는 말은
"크든지 작든지 간에 믿음이 있기만 하다면"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너희의 믿음이 약한 탓이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을 글자 그대로만 보면
약하기는 해도 제자들에게 믿음이 있다는 뜻이 되는데,
'약한 믿음'과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은 어떻게 다를까?
예수님의 말씀을 전체적으로 보면,
'믿음이 약한 상태'는 사실상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도 없는 상태'입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 라고 말했던
'어떤 가나안 여자'의 경우,
예수님께서는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라고 말씀하시면서
그 여자를 칭찬하셨습니다(마태 15,27-28).
그 여자의 믿음은 얼마나 컸을까?
제자들은 겨자씨 한 알도 안 되는, 사실상 믿음이 없는 상태이고,
가나안 여자는 믿음이 크다고 칭찬을 받고...
제자들과 그 여자의 믿음은 어떻게, 얼마나 다를까?
제자들은 사도로 뽑힐 때 이미 마귀들을 쫓아내는 권한을 받았고(마태 10,1),
마귀들을 쫓아내라는 지시도 받았고(마태 10,8),
그래서 마귀들을 쫓아낸 사람들입니다(마르 6,13).
그때에는 '예수님의 이름으로'(믿음으로) 마귀들을 쫓아냈습니다.
마귀들 쪽에서 생각하면,
그 일은 제자들에게 권한을 주시고 파견하신 예수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마귀들이 제자들에게 복종한 일입니다.
(따라서 그때에도 마귀들이 제자들을 두려워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이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들이 이미 많은 마귀들을 쫓아냈었다는 자만심으로 해석됩니다.
그 자만심이 겨자씨 한 알만큼도 안 되는 믿음으로,
즉 믿음이 없는 상태로 제자들을 떨어뜨렸습니다.
어차피 마귀들은 제자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데,
예수님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있는 제자들에게 복종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마귀들 입장에서는 예수님과 떨어져 있는 제자들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입니다.
반면에 어떤 가나안 여자는,
강아지 상태에 있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고,
자기를 도와주실 분은 예수님뿐이라고 믿었을 것입니다.
그 여자는 성경도 모르고, 교리도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막 예수님을 만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앙생활을 한 '기간' 같은 것은 아예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예수님에 대한 아주 단순하고 겸손한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있다면 산을 옮길 수도 있다." 라는 말씀과
"너희가 못할 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라는 말씀은,
믿음만 있다면 초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말씀은, 못할 일이 하나도 없는 주님을 믿으라는 뜻이고,
그래서 이 말씀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태 19,26)."
라는 말씀과 뜻이 같습니다.
(산을 여기서 저기로 옮기는 일은 주님께서 하시는 일이고,
우리가 할 일은 그 주님을 믿는 일입니다.)
가나안 여자의 경우,
그 여자의 입장에서는 딸을 괴롭히던 마귀가 쫓겨난 일은(마태 15,28),
산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 간 일과 같았을 것입니다.
마귀를 쫓아내신 일은 예수님께서 하신 일이고,
그 여자가 한 일은 주님을 믿은 일이었습니다.
간절하게 기도해도 아무런 응답도 얻지 못할 때가 많은데,
그럴 때에 "혹시 내 믿음은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도 안 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실망하지 말고, 다음과 같은 점들을 생각해야 합니다.
1) 우리의 간청을 주님께서 의무적으로 들어 주셔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의 간청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자비로우신 분이지만,
언제 어떻게 들어 주실 것인지를 정하는 것은 주님의 권한입니다.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의 청을 안 들어 주시는 것은
"가장 좋은 때에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위해서" 라고 믿어야 합니다.
그것을 믿는다면 기다려야 합니다.
2)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자만하지 않고,
더 큰 믿음을 가지려고 겸손하게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신의 믿음을 의심하거나,
겨자씨 한 알만 한 믿음도 안 된다고 스스로 비하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사실 자기의 믿음이 겨자씨 한 알만 한 것인지,
그보다 더 큰 것인지, 아니면 더 작은 것인지,
그런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해서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알고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저 믿으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끈질기게... 인내하면서.
송영진 모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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