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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동익 신부 "웰다잉, 존엄사법 용어 배척돼야...잘 사는 법이 돼야"

dariaofs 2016. 1. 12. 14:26

▲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 인터뷰 모습

*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 이동익 신부, PBC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 인터뷰


[주요 발언]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 아쉬움 남지만 최선 다해"

"회생 가능성 사망 임박한 경우 의료진 양심에 따라 판단해야"

"영양분과 물, 산소 공급 하는 건 인간 기본권 문제"

"환자 의사를 추정해 가족들이 연명의료 결정하는 건 생명경시 현상 부추길 수 있어"

"호스피스 제도화,활성화가 먼저 되는 게 중요하고 시급해"

"웰다잉법 존엄사법, 올바른 표현 아냐...배척돼야"


[발언 전문]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이제 2년동안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2018년부터, 내후년부터 시행됩니다.

임종 말기 환자가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도록 하자는 취지인데, 한국 천주교는 자칫 안락사를 허용하는 법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데요.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이시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를 맡고 계신 이동익 신부와 말씀 나눠봅니다.


▷이동익 신부님, 나와 계신가요?

▶예, 안녕하십니까?


▷앞서 법안 내용은 언급을 했습니다만, 실제 법안 이름이 굉장히 깁니다. <호스피스 완화의료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안> 인데요.

지난주 금요일 본회의에서 기권 1표를 제외하고 202명 찬성으로 통과가 됐거든요. 법안이 이렇게 압도적으로 통과될 거라 예상하셨나요?

▶네. 이 법안이 사실 사회적으로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법안이었고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 사회 각 분야 여러 단체들이 함께 한 3년 정도 이 법안에 대해서 서로 논의하고 소통을 했습니다.

그래서 주무부서인 보건복지부쪽에서 가능하면 여러 단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러는 조율 과정을 통해서 상정이 됐기 때문에 아마 특별히 여러 단체들에서 반대가 없었던 것 같아요.

저희도 크게 반대는 하지 않았지만 조금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최선은 다했다라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말씀 나누면서 하나씩 짚어봐야할텐데요.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경우를 보니까요.
회생 가능성이 없거나, 증상이 급격히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경우, 치료해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로 규정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환자는 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인공호흡기 이렇게 4가지 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요. 회생 가능성이나 사망에 임박한 경우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게 어렵지 않나.. 이런 의문도 들고 오판 가능성이 우려되는데, 어떻게 보세요?

▶사실 생명은 귀중한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오판이 된다면 정말 생명이 경시되는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이점이 굉장히 참 주의를 기울여야되는 내용이라고 보고요.

그러나 사실 이 부분에 있어가지고 결국 의료진들이 이 부분에 대해서 판단을 하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가장 적합한 판정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의료윤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라고 한다면 의료인들의 전문성, 그리고 올바로 형성된 양심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여기에 우리는 맡겨둬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에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보니까 한국 천주교가 요구해온 통증 완화 치료라든지 영양분과 물, 산소는 계속 임종말기 환자에게 공급하도록 명시했거든요.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시는 거죠?

▶네,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우리 천주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고 또 지난 3년 동안 끊임없이 이 부분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표기하기를 요구했던 그런 부분입니다.

영양분과 물 공급을 중단한다고 하는 것은 사람을 굶겨죽게 하는 것이거든요.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권을 침해하는 그런 내용이기 때문에 이것을 중단할 수 있다라고 한다면 자칫 안락사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정말 관심을 가졌던 것이고 그래서 아예 3년 전부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특별위원회의 활동 안에서 이 부분은 못박아놨던 부분입니다.



▷그나마라도 이게 최소한의 장치로서 작동을 하는 것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누가 하느냐입니다.

 

보니까 의식이 있기 전에 환자가 문서로 연명치료 중단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그리고 의식이 없을 때에는 가족 2명 이상의 진술이 있을 때, 

 

그리고 가족 전원의 합의가 있을 경우 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해놨는데요. 그런데 환자 혼자 결정을 내리고 이걸 가장 우선시 한다는 게 상당히 위험한 일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이번 법률에 있어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라고 생각을 하는 부분이에요.

이것이 자칫 생명경시현상을 부추길 수 있는 위험이 있거든요.

사실 초안을 작성하는데 있어서는 환자의 뜻이 명시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한다는 이런 형태로 초안이 작성이 됐었는데 마지막 부분에서 이것이 누락이 되어버렸어요.

환자의 의사를 그냥 추정해가지고만 가족들이 이것을 결정할 수 있다라고 함으로써 우리나라의 문화권 안에서는 사실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가족들이 모든 것을 다 아는 상황으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 굉장히 염려스려운 부분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 앞으로 우리 교회도 관심을 가지면서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인가.. 이것에 대해서 숙고를 하겠습니다.

▷가족이나 다른 사람이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한다는 것도 환자의 생명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어 보이는데요. 가톨릭 교회의 교리에 비춰볼 때 어떻습니까?

▶교리 부분으로 얘기하지 않더라도 가톨릭 교회 신학적인 입장에서 볼 때 그것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없지 않아요.

어떤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신학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 소위 추정동의에 관한 내용이거든요.

추정 동의의 여러가지 신학적인 가설들이 있긴 하지만 저희가 신빙성 있게 받아들이는 것은 의심되는 경우에는 추정되는 쪽을 선택한다라고 하면서

 

무엇이 환자를 위해서 가장 선익이 되는 것인가라는 이런 관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오히려 환자에게 고통이 되고 이런 것이다라고 할 때 이것이 과연 환자의 선익을 위한 것인가.. 라는 그런 의문을 던질 때

 

그렇지 않다라고 한다면 정말 양심안에서 이것을 환자의 선익의 관점에서 추정적으로 동의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보는 것이죠.



▷현재 말기 암환자만 받을 수 있는 호스피스가 모든 말기 환자로 확대되는 부분. 이 부분은 천주교나 종교계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준비를 했어요. 연명 의료 제도하에 관한 법률 문제만 가지고 우리가 논의를 했었었는데 그것을 하다보니까 더 우선 되어야하는 것이 우리나라 상황에서의 호스피스 제도화가 더 시급하다..

 

이런 판단을 하게 되었고 호스피스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토대를 닦을 수 있는 그런 것. 그리고 제도화를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해서 이 법안을 같이 만들게 된 것이죠.


그래서 사실 이 법에서는 호스피스, 그리고 연명의료 제도와 같이 연결되어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호스피스 제도가 먼저 활성화되어야한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는 것이고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법안을 보니까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먼저 시행되고, 6개월 뒤에 연명의료 결정법안이 시행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6개월이면 정말 짧은 기간인데요. 호스피스가 완벽히 자리를 잡지 않은 상태에서 연명의료 결정법안이 시행됐다가 자칫 성급하게 연명의료를 중단하게 될까 우려됩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이게 염려되는 부분 중 하나죠.

그래서 저도 보건복지부 실무자에게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먼저 기초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 기간을 좀더 넓혀야되지 않느냐..

 

이런 건의를 했었는데 정부 관계자의 얘기로는 시행기간이 2년 동안 유예되어 있으니까 그 안에 정말 철저하게 하겠다.. 라는 이런 답을 받긴 받았는데 1년 반, 2년 안에 한다는 것이 좀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두고 봐야죠.

어떻게 되는지.. 철저하게 감시하고 이것을 위해서 독려할 수 있는 이런 우리 사회 노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보니까 이번 대부분의 언론들이 연명의료 결정법안의 국회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이른바 웰다잉법, 존엄사법이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 언론의 이런 보도를 보면서 신부님께서는 우려되는 점이 있으십니까?

▶참 많이 우려되죠. 웰다잉법, 존엄사법은 다 올바른 개념이 아니에요.

우리가 연명의료를 중단한다, 호스피스를 제도화한다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생명을 어떻게 사람답게 잘 살아가느냐를 도와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잘 죽는 법이 아니라 잘 사는 법이어야한다.. 하는 것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웰다잉, 존엄사 이것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법입니다. 가톨릭 환경 하에서 웰다잉이라는 용어도 서서히 배척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신부님께서는 오랫동안 생명 문제를 다뤄오셨죠.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들에게 인간 생명의 고귀함과 중요성에 대한 강조점이 있다면 어떤 점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좀 아쉬움이 남는 법이긴 하지만 법률이 만들어졌으니까 이 법률에 맞춰서 우리 교회가 앞으로 어떻게 노력할 것인가에 대해서 찾아봐야 될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마지막 시기에 환자들의 삶에 대한 그런 인식을 통해서 삶의 고귀함을 존중할 수 있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많이 공부해야하고 또 교육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면에서 교회가 실천적으로 노력해야될 부분들이 앞으로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생명의 마지막 부분에 있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생명을 충분히 정말 기쁘게 살면서 마지막 순간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라고 할까..

 

우리들의 어떤 결의 같은 것들도 좀 새로워져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네, 지금까지 이른바 연명의료 결정법안에 대해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이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총무를 맡고 계신 이동익 신부님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신부님,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네, 고맙습니다.

PBC 윤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