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연중 제28 주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0. 14. 22:49

2018년 10월 14일 나해


교육도 잘 받고 심성도 착하며 아주 올곧게 성장한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지적인 능력도 뛰어나고 아마도 오늘날 하버드나 MIT 쯤을 다닐 법한
미래가 창창한 한 젊은이는

이미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을 누리고 있고,
또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행복하기 위해서 영원한 생명을 찾고 있었습니다.

이 똑똑한 청년이 궁극적으로 찾고 있었던
영원한 행복의 길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누구든지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조건은 바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이웃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오늘 복음의 이야기는
여러분들을 당황하고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로 재산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현세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필요한 것을 소유해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의 이야기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재물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에
내 마음을 불편하게하고
우리도 복음에 나오는 청년처럼 주저하고 망설이게 됩니다.

수도원에서 살다보면
특히, 수련을 받거나 양성 중일 때,
방을 자주 바꾸게 됩니다.

그 이유 중에 한 가지는
현재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다시한번 살펴보라는 것입니다.

두달에 한번씩 방을 바꾸어도
반드시 불필요한 것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당장 사용하지 않는 것들을
필요한 형제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동물품을 모아놓는 방에 가져다 놓습니다.

그런데
내가 당장 필요한 물건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에는
잠깐 주저하게 됩니다.

예를들면, 지금 내 옷장에 있는 자켓이 당장은 필요없지만
다음 달 정도면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라는 생각때문에
그것을 쉽사리 내어놓지 못하고 망설일 때도 있습니다.

바로 여기 찰나의 순간에
망설임과 선택의 순간과 마주하게 됩니다.
 
단돈 만원도 안되는 헌 자켓하나를 나누는데에도 망설이기 마련인데
복음에 나오는 재물을 많이 가진 이 청년은 얼마나 많이 망설였을까요?

우리가 망설이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때문입니다.

이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 자체가 잘 못된 것이 아니라
소유욕 때문에
비교할 수도 없는 더 큰 가치,
즉 영원한 생명이라는 가치를 볼 수 없도록 우리 눈을 가려버리기 때문에
그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특이한 방법으로 원숭이를 사냥하기로 유명합니다.
즉, 원숭이가 좋아하는 견과류를 미끼로 사냥을 합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원숭이가 보는 앞에서
큰 흙더미나 상자를 마련하고
원숭이 손이 겨우 들어갈 만한 구멍을 파서
그 안에 견과류를 넣게 됩니다.

이 과정을 바라보고 있던 원숭이는 사람이 떠나자 마자
그 작은 구멍안으로 손을 집어 넣습니다.
사냥꾼은 가까운 곳에 기다리고 있다가
원숭이가 손을 집어 넣는 것을 보고
그냥 원숭이를 잡으러 오면 됩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다가오자 당황한 원숭이는
손에 견과류를 움켜쥔채 달아나려고 하지만,
구멍에 움켜진 손이 걸려서 당황하고 어쩔줄 몰라 합니다.

사냥꾼은 그저 원숭이의 목에 줄을 걸기만 하면
원숭이 사냥은 이렇게 손쉽게 끝이 나고 맙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원숭이라면
이 위급한 순간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자청년과 이 원숭이가 닮았다고 생각이 드는것은 왜일까요?
우리는 원숭이와 다른 점이 무엇이 있을까요?
지금 내 삶에 있어 나는 무엇을 움켜쥐고 있습니까?

미사를 마치고 나가실 때에는
지금까지 꼭 쥐고 있던 것들을
여기에 내려놓으시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