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0. 26. 19:09

2018년 10월 26


밀레니엄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지하철을 타다보면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할 것 없이
90% 이상의 사람들이 손에 휴대폰을 쥐고
하염없이 바라보는 장면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져버린 풍경입니다.

현대의 기술들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이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술들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든 내가 필요한 정보를 얻고
또 사람들과 소통을 합니다.

어느 회사 주식을 사야할지
어느 동네 땅값이 올라가는지
내 자녀들을 어느 학교에 보내야 하는지
내가 필요한 정보를 금방 얻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검색하고 있는 단어들을 보면
지금 나의 관심사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점점 스마트해지는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우리도 발버둥을 치면서
세상의 흐름에 정신없이 쫓아가고 있습니다.

마치 도망치는 사냥감을 쫓는 사냥꾼처럼
마치 한가지의 목표를 향해서 쏘아진 화살처럼
허공을 가르며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습니다.

다른측면에서 이야기하면
우리는 자기 통제력을 잃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기에
나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들을 견디기 어려워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검색하면 바로 그 결과를 볼 있는 것에 익숙해져서
내 생각과 다른 것을 보면 마음이 금새 불편해 집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점점 진화해가는 이 시대에
우리의 참된 인간성은
점차 퇴화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상념하는 시간도 없고
무르익은 단풍들을 감상할 여유도 없으며
조금씩 변해가는 찬바람의 향기를 구분할 능력도 사라져갑니다.

심지어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군중들도
땅과 하늘의 징조 정도는 풀이할 줄 아는 능력을 가졌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계절의 변화조차
일상처럼 그저 지나치며 살아갑니다.

아마도
더 이상 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에도 그렇겠지만
과거와는 다른 삶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삶의 방식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바뀌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볼 수 있는 능력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성찰능력입니다.
곧 나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여기서 반성은 무언가 잘못했을 때 뉘우치는 행위를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한 의미로써
마치 거울에 비추어진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처럼
나의 삶을 드려다보는 능력입니다.

내 눈에 들보가 있는지 가시가 있는지 보는 능력인데
점차 빨라지는 이 시대와 함께
이 능력도 퇴화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인것은 우리가 반성의 능력을 여전히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셨을 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이 반성의 능력도 함께 주어졌습니다.

반성하는 능력을 사용하지 않을 때
우리는 식별력도 함께 잃어버리게 되고
결국 오늘 복음처럼
올바른 일을 할 때도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반성하는 능력은
우리를 죄책감에 빠지게 하는 부정적인 능력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능력입니다

이 시대를 읽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능력이고
속도와 효율의 시대에서
잠시 멈출 줄 아는 능력이고
나 자신이 나 답게 살 수 있도록
나를 지켜주는 능력입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