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론 말 씀

연중 제29주간 화요일 복음묵상

dariaofs 2018. 10. 23. 22:42

2018년 10월 23일 나해


지난해 이집트 콥트교회의 그리스도인 30명이
이집트 사막의 수도원으로 교회버스로 순례를 가던중
IS 무장단체로 부터 잠복 습격을 받아
30명이 순교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네 삶보다 더 치열하고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중동의 문화에서 가족이 살해를 당하면
이를 피의 보복와 복수로 되갚아 주는
일반적인 반응일지언데

이집트 그리스도인의 장례식은 오히려 
질서와 안전에 더욱 매진하고 평화와 기도 안에서 이루어 집니다.

테러리스트들이 원하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격분해서
원칙을 잊어버리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동 교회의 지도자들은 그리스도인은
보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까지 보복 대응이 없는 것입니다.

예수살렘 성지를 보호하고 있는 작은형제들도
800여년에 가까이 다양한 박해와 순교 안에서도
보복하지 않는다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지키며
수백명의 형제들이 순교하였고 그것에 그대로 잠들어 있습니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오늘날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갈 수 있는 것이지요.

몇년전 수사님 한분이 이스라엘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았지만 그것에 대해 항의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바보같이 당하고 있는 것 같지만
우리가 항의한다면 그리스도인은 성지를 방문할 수 없는 결과를 낳고 800년간 지켜온 평화와는 멀어질 것 입니다.

이처럼 의로운 복수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처절하게 지켜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한 테러범에게 가족을 잃은 이집트 그리스도인은
인터넷 소셜 미디어에 하나의 시를 올렸습니다.

“당신은 증오하고 죽이지만,
결코 그것으로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를 막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형제 IS여,
나의 아버지의 종교는 당신을 찌르는 무기가 아닙니다.

나의 아버지의 종교는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생명의 의사를 보냅니다.
내일 당신이 뉘우치고 돌아온다면 당신은 그리스도가 누구신지 알게 될 겁니다.”

이처럼 증오와 복수의 방식이 아닌
그리스도인의 방식은 평화와 화해의 방식입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에페소서에서
심지어 같은 그리스도인들끼리 생각의 차이로 분열을 겪고 있었습니다.
즉 유다인 그리스도인과 이방인 출신 그리스도인들간의 갈등이 번져나갔고,

그에 대한 해법으로 에페소서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하여 서로간의 적개심을 없애고
두 인간이 한 인간이 되라는 권고를 듣게 됩니다.”
즉 십자가 죽음을 통해 평화와 일치를 이루시는 그리스도를
선포된 것입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미움과 증오가 아닌
서로 십자가를 져주는 희생을 통한 평화입니다.
우리가 그것을 잊고 살아갈 때
영적으로 IS 무장단체의 일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려움이 없는 십자가는 거짓된 십자가입니다.
혹시나 같은 그리스도인에게 상처받고 미워하고 있다면,
바로 오늘의 독서를 통해 서로가 하나임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미움과 증오에 싸여 있는 하느님의 종들은
혼인잔치에서 돌아오는 주인을 알아보지 못합니다.

그리스도의 평화는 세속의 평화와 다릅니다.
세상은 평화를 얻기 폭력과 무력으로 전쟁을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평화는 평화로이 살아갈 때 평화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박동현 제노 신부(대전교구 목동성당 보좌)